明心寶鑑/동네글방(火金通信)

한유(韓愈)의 권학문(勸學文)

efootprint 2020. 5. 29. 08:41

오늘 학습은 근학(勤學)편 5조(條)입니다. 본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韓文公曰(한문공왈) 人不通古今(인불통고금)이면 馬牛而襟裾(마우이금거)니라.

한문공이 말하기를 “사람이 과거와 현재의 일을 널리 배워서 알지 못하면 말과 소에 옷을 입혀놓은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韓文公(한문공)은 당(唐)나라의 학자로, 이름은 유(愈), 자(字)는 퇴지(退之)이고, ()가 창려(昌黎), 문공(文公)은 그의 시호(諡號)입니다. 이른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의 한 사람이지요. 당송팔대가란 당나라의 한유와 유종원(柳宗元) 그리고 송나라의 구양수(歐陽修)·소순(蘇洵)·소식(蘇軾)·소철(蘇轍)·증공(曾鞏)·왕안석(王安石) 등 8명의 문장가를 총칭하는 용어로 한유는 이들 당송팔대가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인물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 <명심보감>에서 인용하고 있는 “人不通古今(인불통고금) 馬牛而襟裾(마우이금거)”라는 구절은 한유가 지은 ‘부독서 성남(符讀書 城南)’이라는 시(詩)의 일부로 아들 한부(韓符)에게 학문을 권면(勸勉)하는 글로 지어준 것입니다. 출전은 <한창려전집(韓昌黎全集)>으로 고문진보(古文眞寶)에도 같은 내용이 보입니다. 아래에 글 전체를 소개합니다. 글 내용은 단톡방에서 소개한 것(www.iheadlin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370)에 글자 풀이 등을 더한 것으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 符讀書 城南(부독서 성남) 아들 부에게 성남에서 독서를 권함.

木之就規矩(목지취규구) 나무가 둥글고 모나게 깎임은

在梓匠輪輿(재재장륜여) 목수의 솜씨에 달려있고

人之能爲人(인지능위인)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은

由腹有詩書(유복유시서) 뱃속에 들어있는 詩書에 달려 있네

 ○ 就(나아갈 취) 나아가다, 이루다, 마치다

 ○ 規(법 규) 법칙, 동그라미, 그림쇠((원을 그리는 도구)

 ○ 矩(모날 구/법도 구) 모나다, 새기다, 곱자, 사각형

 ○ 就規矩(취규구) 둥글고 모나게 깎음, 손질하여 규격에 맞춤

 ○ 梓匠(재장) 나무 다듬는 목수

 ○ 輪輿(윤여) 수레바퀴 만드는 사람

 

詩書勤乃有(시서근내유) 시와 글은 부지런하면 곧 갖게 되고

不勤腹空虛(불근복공허) 부지런하지 않으면 속이 비게 된다네

欲知學之力(욕지학지력) 배움의 힘을 알고 싶으면

賢愚同一初(현우동일초) 賢者(어진 사람)와 愚者(어리석은 사람)가 처음은 같았지만

由其不能學(유기불능학) 그 배우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所入遂異閭(소입수이려) 들어가는 문이 마침내 달라지는 것이네

 ○ 勤(부지런할 근) 부지런하다, 힘쓰다

 ○ 同一(동일) 똑 같음, 각각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

○ 由(말미암을 유) 말미암다, 따르다

○ 遂(드디어 수) 드디어, 마침내

○ 閭(마을 려) 마을, 里門(이문: 동네 어귀에 세운 문)

 

兩家各生子(양가각생자) 두 집안에서 각기 지식을 낳았다고 할 경우에 

提孩巧相如(제해교상여) 두세 살 어린 아이 때는 재주가 서로 비슷하지

少長取嬉戱(소장취희희) 조금 성장하여 모여서 즐겁게 놀 때도

不殊同隊魚(불수동대어) 떼지어 다니는 고기와 다르지 않네

年至十二三(연지십이삼) 나이가 열두세 살이 되면

頭角秒相疎(두각초상소) 학식과 재능이 약간 벌어진다네

 ○ 提(끌 제) 끌다, 끌어 당기다

 ○ 孩(어린아이 해) 어린아이

 ○ 提孩(제해) 두서너살 아이

 ○ 嬉(아름다울 희) 아름답다, 즐거워하다

 ○ 戱(희롱할 희) 희롱하다, 놀다

 ○ 嬉戱(희희) 즐거이 희롱하며 놂

 ○ 隊(무리 대) 무리, 떼, 군대

 ○ 同隊魚(동대어) 같은 무리어 물고기, 떼지어 다니는 물고기

 ○ 頭角(두각) 머리나 머리 끝, 학식이나 재능이 뛰어남 

 ○ 秒(분초 초) 분초(시간 단위), 끝, 매우 작다 

 ○ 疎(트일 소) 트이다, 나누이다, 멀어지다

 

二十漸乖張(이십점괴장) 스무 살이 되면 점점 더 틈이 벌어지니

淸溝映迂渠(청구영우거) 맑은 냇물이 흐린 도랑에 비치는 듯 하고 

三十骨觡成(삼십골격성) 서른 살에 골격이 굵게 형성되면

乃一龍一豬(내일룡일저) 하나는 용, 하나는 돼지처럼 된다네

 ○ 乖(어그러질 괴) 어긋나다, 다르다, 차이가 있다

 ○ 乖張(괴장) 서로 다름, 상반(相反)됨

 ○ 溝(도랑 구) 도랑, 시냇물

 ○ 映(비칠 영) 비치디, 덮다

 ○ 迂(멀 우) 에돌다, 멀다, 잘못하다

 ○ 渠(개천 거) 개천, 도랑

 ○ 迂渠(우거) 흐린 물(?)

 ○ 觡(뿔 격) 뿔

 ○ 骨觡(골격) 뼈대, 골격(骨格, )

 

飛黃騰踏去(비황등답거) 학문 이룬 신마(神馬), 비황은 높이 뛰어 달리느라

不能顧蟾蜍(불능고섬서) 재주 없는 두꺼비를 돌아 볼 수 없다네

一爲馬前卒(일위마전졸) 한 사람은 앞에서 말 모는 졸개가 되어

鞭背生蟲蛆(편배생충저) 채찍 맞은 등에는 구더기가 생기고

一爲公與相(일위공여상) 한쪽은 공경(公卿)과 재상(宰相)이 되어서

潭潭府中居(담담부중거) 널따란 관청에서 일한다네 (넓고 그윽한 집에 산다네)

 ○ 飛黃(비황) 준마(駿馬), 매우 잘 달리는 말

 ○ 騰踏(등답) 뛰어 오름

 ○ 踏(비황등답) 신마()와 같이 빨리 달림. 지위가 매우 빨리 높아지고 신분이 귀하여짐

 ○ 蟾蜍(섬서) 두꺼비  (두꺼비 섬/두꺼비 서)

 ○ 蛆(구더기 저) 구더기

 ○ 潭潭(담담) 물이 깊고 넓은 모양

 ○ 府(마을 부) 마을, 관청, 저택

 ○ 府中(부중) 부(府)의 이름이 붙은 행정 단위 안

 ○ 潭潭府中(담당부중) 크고 넓은 관청, 저택

 

問之何因爾(문지하인이) 묻노니 무엇 때문에 그러한가?

學與不學歟(학여불학여) 한 사람은 배우고 한 사람은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네.

金壁雖重寶(금벽수중보) 금이나 구슬이 비록 귀중한 보배이나

費用難貯儲(비용난저저) 쓰여져 간직하기 어렵되

學問藏之身(학문장지신) 학문은 몸에 간직되어 있으니 

身在則有餘(신재즉유여) 몸이 존재하면 (사용해도) 남음이 있다네

 ○ 爾(너 이) 너, 같이, 이(此), 그러하다

 ○ 歟(어조사 여) 어조사

 ○ 璧(구슬 벽) 구슬, 둥근 옥

 ○ 儲(쌓을 저) 쌓다, 저축하다

 ○ 貯儲(저저) 저장하고 간직함

 

君子與小人(군자여소인) 군자와 소인 됨은 

不繫父母且(불계부모차) 부모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네

不見公與相(불견공여상) 보지 못했는가, 공경(公卿)과 재상(宰相)이

起身自犁鋤(기신자리서) 쟁기와 호미(=농민)로부터 나오는 것을

不見三公後(불견삼공후) 보지 못했는가, 삼공의 후손들이

寒饑出無驢(한기출무려) 추위에 떨고 굶주리며 나귀도 없이 다니는 것을

 ○ 繫(맬 계) 매다, 묶다, 매달다

 ○ 且(또 차) 또한, 장차, 어조사

 ○ 犁(밭갈 리) 밭을 갈다

 ○ 鋤(호미 서) 호미, 김매다

 ○ 犁鋤(이서) 쟁기와 호미, 농촌, 농민

 ○ 三公(삼공) 삼정승(三政丞), 태사(太師). 태보(太保). 태부(太傅)의 세가지 대단한 지위를 말함

 ○ 饑(주릴 기) 주리다, 곯다, 흉년

 ○ 寒饑(한기) 가난하고 굶주림

 ○ 驢(당나귀 려) 당나귀, 나귀

 

文章豈不貴(문장기불귀) 문장이 어찌 귀하지 않은가

經訓乃菑畬(경훈내치여) 경서의 가르침은 곧 (마음속의) 우거진 땅을 개간함과 같은 것

潢潦無根源(황료무근원) 웅덩이에 고인 빗물은 근원이 없나니

朝滿夕已除(조만석이제) 아침에 찼다가 저녁엔 이미 없어진다네

 ○ 經訓(경훈) 경서()의 풀이 

 ○ 菑(묵정밭 치) 잡초가 우거진 밭, 개간하다

 ○ 畬(새밭 여) 새로 개간한 밭

 ○ 潢(웅덩이 황) 웅덩이, 못

 ○ 潦(큰비 료) 큰비, 장마, 길바닥에 괸 물

 ○ 潢潦(황료) 웅덩이에 괸 빗물

 

아래에 오늘의 학습 내용인 근학편 5조(條)의 본문이 나옵니다

人不通古今(인불통고금) 사람이 고금의 일에 통하지 않으면

牛馬而襟裾(우마이금거) 소나 말에 옷을 입혀놓은 것 같고

行身陷不義(행신함불의) 자신의 행동이 불의함에 빠진다면

況望多名譽(황망다명예) 하물며 많은 명예를 바라겠는가

 ○ 古今(고금) 옛날과 지금

 ○ 襟(옷깃 금) 옷 깃, 앞섶

 ○ 裾(자락 거) 옷자락

 ○ 馬牛襟(마우금거)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혔다는 뜻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 

 ○ 行身(행신) 몸으로 행동하는 일

 

時秋積雨霽(시추적우제) 시절은 가을이라 긴 장마는 개이고

新凉入郊墟(신량입교허) 서늘한 기운은 들판에서 불어오네

燈火秒可親(등화초가친) 등불을 점점 가까이 할 만 하고

簡編可卷舒(간편가권서) 책을 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 積雨(적우) 오랫동안 오는 비,  쌓이고 쌓인 오랜 근심

 ○ 霽(비갤 제) 비가 개다, 비가 그치다

 ○ 新凉(신량) 초가을의 서늘한 기운

 ○ 郊(들 교) 들, 야외, 근교

 ○ 墟(터 허) 터, 언덕

 ○ 郊墟(교허) 마을 가까이에 있는 들과 언덕

 ○ 簡編(간편) 서적, 약본(略本)

 ○ 卷(책 권, 말 권) 책, 말다, 접다

 ○ 舒(펼 서) 펴다, 흩다

 ○ 卷舒(권서) 말았다 폈다 함

 

豈不旦夕念(기불단석염) 어찌 아침저녁으로 생각하지 않으리

爲爾惜居諸(위이석거제) 너를 위해 지나가는 세월을 아껴야 하리

恩義有相奪(은의유상탈) 사랑과 의리는 서로 어긋남이 있는 것

作詩勸躊躇(작시권주저) 시를 지어 머뭇거리며 너에게 권면하노라.

 ○ 爾(너 이) 너

 ○ 居諸(거제) 해와 달, 세월.   '일거월제(日居月諸 : 날과 달, 세월이 지나 감)' <시경>

 ○ 恩義(은의) 은혜와 의리, 인정(사랑)과 의리

 ○ 相奪(상탈): 아끼는 마음과 채근하는 마음이 서로 앞서려는 것을 나타내는

 ○ 恩義有奪(은의유상탈) 자식을 아끼는 마음 때문에 부모가 자식을 엄히 가르치지 못함.

     ‘은(恩)’은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뜻하고, ‘의(義)’는 자식을 엄하게 가르치려는 태도를 뜻한다. 즉, ‘은’과 ‘의’가 서로 다투어 자식에 대한 엄중함을 내보이지 못한다는 말

 ○ 躊躇(주저) 과감하게 또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이는 것

 

 

※ 자신과 주변의 면학(勉學)을 촉진하기 위해 학문을 권하고 책 읽기에 힘쓰라는 글들을 가까이에 두는 것은 어떨까요?. 찾아 보면 주자(朱子)의 권학문, 율곡(栗谷)의 격몽요결(擊蒙要訣) 등 여러 종류의 글들이 있습니다. 꼭 권학문(勸學文)이라는 이름이 아니어도 좋고, 길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래에 짧은 글로 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책사(冊肆; 서점)도 학교다. 책은 교사다. 책사(冊肆)는 더 무서운 학교요, 책은 더 무서운 교사다." (도산 안창호)

"가장 유능한 사람은 배움에 가장 힘쓰는 사람입니다." (괴테)

"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십시오." (마하트마 간디)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스무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 것입니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습니다. (헨리 포드)

"미래의 문맹자(文盲者)는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앨빈 토플러)

"배움이란 것은 우연히 얻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타는 열정과 부지런함으로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비가일 아담스)

"오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배우고 오직 굳게 결심한 사람만이 배움의 장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유진 윌슨)

"세상은 학교이고 그 안에 사는 사람은 모두 선생님입니다. 그렇기에 아침에 일어나면 한 가지만 기억하십시요. 당신은 학교에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제이디 제이크스)

"여러분이 함께 있는 사람보다 더 배웠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배움을 손목 시계처럼 차고 숨기고 있으세요. 시간을 보기 위해 배움을 꺼내지 마세요. 하지만 사람들이 물어보면 시간을 알려주세요." (로드 체스터필드)

"정말 중요한 것은 배움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도전을 즐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호함을 인내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확실한 대답들이란 없습니다." (마티나 호너)

"집안 자손으로 잘 처신하기 위한 방법은 오직 독서 한 가지 밖에 없다." (다산 정약용)

 

-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