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7~9월)
0701(목) 집 주변을 흐르는 금어천, 장마를 대비해 깨끗이 정비되었다. 왼쪽은 그저께(6.29) 모습
경안천 길의 이름 모를 꽃(좀작살나무 <- 나중에 확인)과 벌써 오래 전에 핀 코스모스 길
0703(토)
우리 동네 마실길은 거대한 畵廊입니다. 걷다 보면 문득문득 온갖 그림을 마주 하지요.
수석도(나무, 돌, 언덕, 물), 화조도(꽃, 새), 초충도(풀, 벌레), 인물화, 풍속화까지
매일 걸을 때마다 매번 다른 그림을 보게 됩니다. 때로는 압도적인 장면으로 혹은 잔잔한 충만함으로
오래오래 걷다 보니 자연은 예술의 저 너머에 있음도 깨닫습니다.
뉴스가 전해주는 장마가 지난 후에 또 다른 그림으로 나타날 마실길을 기다립니다.
백일홍(배롱나무)만 백일 동안을 피는 것은 아닙니다. 무궁화, 개망초 등도 오래오래 꽃으로 남습니다.
며칠 전까지 한송이 두송이 터지던 무궁화 꽃이 오늘은 무리지어 나타났네요.
그렇게 한 꽃이 아니라 수 없는 꽃들이 지고 피고, 떨어지면 새 꽃봉오리 피워내며 초가을까지 빛날겁니다.
0713(화) 더운 날씨. 오후를 피해 오전 일찍부터 경안천을 지나 포곡 도로를 따라 걷다. 참깨꽃, 나팔꽃+담쟁이, 접시꽃+능소화, 자귀나무꽃, 배롱나무꽃, 옥수수+생강, 벼논: 붉은 꽃들과 초록 들판이 한여름임을 알아채게 한다.
0719(일)~0720(월)
며칠간 폭염에 잠깐 동안의 낮 소나기, 올해 장마는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갔다. 작년 장마는 지겨웠는데~
집 앞에서 벌어지는 아침 공사 장면과 저녁노을을 담았다. 거의 매일 빠짐없이 걷는 경안천, 며칠 전부터는 더위에 밤마실을 시작했다.
멀리 471 고지의 막사 불빛이 아련하다. 1975년, 가을과 겨울을 그렇게 보냈다. 가로등 아래 참나리가 후덥지근하게 보인다.
작년(2020년)은 비가 너무 오래 그리고 많이 내렸는데 올 여름은 가뭄으로 금어천 바닥이 말라 붙었다.
-> 작년 8월9일의 성난 금어천의 모습 https://blog.daum.net/footprint/365
-> 오늘(2021.8.10)의 바닥난 금어천의 모습
0825(수) 좀작살나무 열매와 칡꽃
머루는 붉은 색깔을 입고 있는데 담장가 사과와 대추가 아직은 파랗다
오랜 가뭄으로 작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름모를 수생초가 경안천 여기저기를 덮고 있다. 예쁜 꽃으로볼려고 해도 지저분하고 숨막히는 혐오감이 든다.
나의 집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아파트 공사 현장(좌측은 8월17일 우측은 9월3일)
0903(금)
닫힌 만남을 달리는 전철이 열어주고, 막힌 마음을 푸른 하늘이 뜷어주네요.
아쉬움은 어제 매미는 노래했는데, 오늘 매미는 울어서입니다.
며칠 비내리다 어제 오늘은 개임, 하늘푸르고 물은 맑다.
0917(Jaeyoung과 Gian, 한국에 오다)
0921(추석, 할아버지와 열심히 놀기)
구름에 달 가듯이 ~
(0924) 옆지기, 재영 母子, 며느리와 함께, 용인시 농촌테마파크
(0925) 붉어지고, 노래지고, 숙여지고. 익어가는 우리 마을입니다.(감, 탱자, 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