戒(경계할 계) 이야기
오늘(3.6)은 학습 본문에 여러 차례 나오는 戒(계)자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戒자는 시대에 따라 서체가 아래와 같이 변해 왔습니다.
▶ 자원(字源) 풀이
戒(경계할 계)자는 위의 고문자(古文字)에서 보듯이 戈(창 과)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廾자는 두 손으로 무언가를 잡으려는모습을 그린 것인데 이렇게 양손을 그린 廾(받들 공)자에 戈(창 과)자가 더해진 戒(경계할 계)자는 창을 들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요. 그래서 戒자는 창을 들고 주위를 경계한다는 뜻으로 ‘경계하다’나 ‘경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됩니다. 한편 계(戒)와 계(誡:경계할 계)는 서로 통용해서 쓰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공자의 삼계(三戒) 이외에 몇가지 다른 경계의 말을 찾아 보겠습니다.
■ 삼계(三戒)
①공자가 말한 '사람이 삼가야 할 세 가지 계명(戒名)'으로서, 젊었을 때의 정욕(情慾)과 장년기(壯年期)의 쓸데없는 투쟁(鬪爭), 그리고 노후(老後)의 탐욕(貪慾)을 두고 경계(警戒)하는 말(오늘의 학습 내용임)
②'부처가 제정(制定)한 세 종류(種類)의 계율(戒律)'로 재가(在家)한 사람이 지켜야 할 재가계(在家戒), 출가(出家)한 사람이 지켜야 할 출가계(出家戒), 재가, 출가(出家)한 사람이 함께 지켜야 할 도속(道俗) 공수계의 세 가지를 말합니다.
■ 오계(五戒)
♠ 재가오계(在家五戒) 불자(佛子)가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다섯가지 바른 행실을 가리킵니다.
①불살생(不殺生) :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
②불투도(不偸盜) :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
③불사음(不邪淫) :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④불망어(不忘語) : 망령된 말을 하지 말라.
⑤불음주(不飮酒) : 술을 마시지 말라.
♠ 세속오계(世俗五戒) 신라시대
원광법사(圓光法師)가 가르친 것으로 화랑이 지켜야 했던 다섯 가지 계율입니다. 화랑오계(花郞五戒)라고도 부릅니다.
①사군이충(事君以忠) :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긴다.
②사친이효(事親以孝) :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긴다.
③교우이신(交友以信) : 믿음으로써 벗을 사귄다.
④임전무퇴(臨戰無退) : 싸움에 임해서는 물러남이 없다.
⑤살생유택(殺生有擇) : 살아있는 것을 죽임에는 가림이 있다.
■ 십계(十戒)
하나님이 시나이산(山)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셨다는 열 가지 계명.으로 '모세의 십계명(十誡銘)' 또는 '십계(十戒)'로도 불리우지요 그 내용은 구약성서의 《출애굽기》 20장과 《신명기》 5장에 거의 비슷한 형태로 쓰여 있습니다.
①除了耶和華以外, 不可有別的上帝(제료야화화이외,불가유별적상제) : 나 이외에 다른 상제(신)를 갖지 말라
②禁止拜偶像(금지배우상) : 우상을 섬기지 말라
③不可妄稱上帝的名(불가망칭상제적명) : 하느님의 이름을 망녕되이 부르지 말라
④遵守安息日(준수안식일) :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
⑤孝敬父母(효경부모) :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
⑥不可殺人(불가살인) : 살인하지 말라
⑦不可姦淫(불가간음) : 간음하지 말라
⑧不可偷盜(불가투도) : 도적질 하지 말라
⑨不可作假見證(불가작가견증) :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⑩不可貪婪(불가탐람) : 네 이웃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1956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십계'의 광고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극장 및 TV로 여러 차례 상영됐었지요.>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십계(十戒)가 있는데 그 중에 몇 가지를 옮겨 보겠습니다.
■ 부부 생활 십계명
부부관련 십계명은 인터넷에 여러 종류가 보입니다. 아래는 ”부부의날 위원회’라는 단체에서 소개하는 것입니다.
①두사람이 동시에 화내지 마세요.
②집에 불이 났을 때 외에는 소리 지르지 마세요.
③눈이 있어도 흠을 보지 말고 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을 하지 마세요.
④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⑤아픈 곳을 긁지 마세요.
⑥분을 품고 침상에 들지 마세요.
⑦처음 사랑을 잊지 마세요.
⑧결코 단념하지 마세요.
⑨숨기지 마세요.
⑩서로의 잘못을 감싸주고 사랑으로 부족함을 채워주려고 노력하세요.
■ 직업선택의 십계명
경상남도에 소재하고 있는 거창고등학교 강당에 걸려 있다는 “직업 선택의 십계명"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지를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②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⑤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⑥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⑧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⑩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이 학교 졸업생들은 “거고인(거창고 졸업생) 건축가가 세운 다리는 무너지지 않고, 거고인 의사는 목숨을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거고인 판사가 내린 판결은 믿을 수 있고, 거고인 관리는 뇌물을 받지 않는다.”라는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학교는 전국의 학교 관계자가 반드시 한 번쯤 찾아야 하는 ‘성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십계’라는 시가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언뜻 보니 희망, 격려, 위로가 아닌 정신 바짝 차리고, 싸우며 살아라는 것(특히 마지막 연) 같아서 팍팍한 느낌을 주네요. 솔직해서 차라리 나은 걸까요? 아니면 이 시를 쓸 때에 시인에게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었을까요? 시의 속뜻을 경계(警戒)하며 오늘의 글을 마치겠습니다.
▶ 십계 / 박두진
①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떠내려가지 말아라.
②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무너지지 말아라.
③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뒤돌아보지 말아라.
④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눈물 흘리지 말아라.
⑤거기서 너 서 있는 채로 너를 잃어버리지 말아라.
⑥네가 가진 너의 속의 불을 질러라.
⑦네가 가진 너의 속의 칼을 갈아라.
⑧네가 가진 너의 속의 심장을 푸득여라
⑨이에는 이로 갚고 사랑 포기하라.
⑩눈에는 눈으로 갚고 사랑 포기하라.
☆ 위 시에서 ① ~ ⑩의 숫자는 이 글의 필자가 임의로 붙였음을 알립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