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동네글방(火金通信)

기본으로 돌아갑시다

efootprint 2020. 8. 28. 10:01

오늘(8.28)의 학습은 입교편(省心篇) 1조(條)로 본문과 풀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 본문 풀이

子曰(자왈) 立身有義而孝爲本(입신유의이효위본)이요 喪祀有禮而哀爲本(상사유례이애위본)이요 戰陣有列而勇爲本(전진유열이용위본)이요 治政有理而農爲本(치정유리이농위본)이요 居國有道而嗣爲本(거국유도이사위본)이요 生財有時而力爲本(생재유시이력위본)이니라.

공자가 말씀하기를 “입신출세에는 뜻이 있음에 효도가 근본이 된다. 상사(喪事)와 제사(祭祀)에는 예절이 있음에 슬픔이 근본이 된다. 싸움터에는 대열(隊列)이 있음에 용맹이 근본이 된다. 정사를 다스리는 데에는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근본이 된다. 나라를 유지함에 있어서 도리가 있으니 후계자를 근본으로 삼는다. 재물을 생산함에 때가 있으니 노력을 근본으로 삼는다.”고 하였다.

○ 立身(입신) 세상에 나아가 출세함

○ 而(어조사 이) 순접의 접속사

※ 위 문장에서 而는 則(곧 즉)의 의미로 쓰임. 이런 경우에는 '`하니'나 '~함에', 또는 '이에'로 풀면 됩니다.

○ 爲(할 위) 하다, 위하다, 되다, 삼다

○ 喪祀(상사) 장사지내는 일과 제사 모시는 일

○ 陣(진칠 진) 진을 치다, 진

○ 戰陣(전진) 싸움터, 전장(戰場)

○ 列(벌일 렬) 벌이다, 등급, 서열

○ 居(살 거) 살다, 쌓다, 유지하다

○ 嗣(이을 사) 잇다, 대를 잇는 자식

 

오늘부터 제13편 입교편(立敎篇)의 시작입니다. 입교(立敎)는 '가르침을 세운다'는 것으로 1조의 본문은 원래 『공자가어』 <육본(六本)> 편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공자는 본문에서 ‘여섯 가지 행동의 근본’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 立身有義而孝爲本(입신유의이효위본) : 입신출세에는 뜻이 있음에 효도가 근본이 된다

입신(立身)은 작게는 몸을 지키는 것이며, 크게는 벼슬하여 뜻을 펼치는 것입니다. 증자(曾子)의 효경(孝經)에는 "내 몸의 모든 것들은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조금도 훼상(毁傷)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요, 입신(立身)하여 뜻을 펼쳐서 후세에 이름을 드날려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도의 마침이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2) 喪祀有禮而哀爲本(상사유례이애위본) : 제사(祭祀)에는 예절이 있음에 슬픔이 근본이 된다.

喪祀(상사)는 상제(喪祭)와 같은 말로 초상(初喪) 치르는 일과 제례(祭禮)까지 포함하는 일입니다. 「논어」 <팔일편>에 "상례(喪禮)는 형식을 잘 구비하기보다는 차라리 슬퍼하는 것이 낫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허례허식보다는 슬퍼함이 근본이고 바탕이라는 뜻이지요.

 

3) 戰陣有列而勇爲本(전진유열이용위본) : 싸움터에는 대열(隊列)이 있음에 용맹이 근본이 된다.

전진(戰陣)은 싸움이 벌어지는 전쟁터를 뜻하고 열(列)은 군대의 대열을 의미합니다. 군대의 위세는 병사들의 용맹에 의해 드러납니다. 「예기(禮記)」에 "붕우(朋友)간에 신의가 없으면 붕우가 아니고, 싸우려 마주했을 때 용기가 없으면 싸울 수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4) 治政有理而農爲本(치정유리이농위본) : 정사를 다스리는 데에는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근본이 된다.

예로부터 "지도자는 백성을 하늘로 여기지만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정사를 다스리는 사람은 항상 백성들의 의식주가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 가운데 식(食)이 바탕임으로 농사를 근본으로 삼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5) 居國有道而嗣爲本(거국유도이사위본) : 나라를 유지함에 있어서 도리가 있으니 후계자를 근본으로 삼는다.

居國(거국)의 居(살 거)는 '살다'의 뜻 말고도 '쌓다', '유지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嗣(이을 사)는 후사(後嗣), 즉 상속자, 후계자를 의미합니다. 창업보다 수성(守城)이 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나라를 유지, 발전시키는데는 후계자를 잘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근본이며 중요함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6) 生財有時而力爲本(생재유시이력위본) : 재물을 생산함에 때가 있으니 노력을 근본으로 삼는다.

生財(생재)는 재물을 생산하거나 늘리는 것이고, 時(때 시)는 알맞은 시기를 말함이며, 力(힘 력)은 노력입니다. 무엇이든 우연히 오랫동안 잘 되는 일은 없습니다. 재산을 증식하려면 무엇보다도 힘쓰고 애쓰는 노력이 기본이며 가장 중요함을 알리고 있습니다.

 

윗 글에서 보듯이 입교편(立敎篇)은 ‘근본을 바로 하는 것’의 중요함을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근본(根本)과 말단(末端)이 있습니다. 뿌리(本)가 튼튼해야 줄기와 가지가 바르게 뻗으며,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오늘은 '本(근본 본)'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 '뿌리'에서 '근본'과 '기본'의 의미를 찾다

'本(근본 본)'은 근본(根本), 기본(基本), 원본(原本), 본질(本質), 본성(本性), 본적(本籍), 본관(本貫) 등에 쓰이는 글자입니다. 근본 없는 사람과 지내려면 한 시간이 버겁고, 기본이 된 사람과 어울리면 평생이 평안합니다. 본질에 충실하면 어려운 시절도 이겨내지만 본성에 어긋나면 영광도 순간입니다. 그만큼 본(本)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근본, 기본, 본질이 무엇일까요? '本(본)'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면 한자의 자원(字源)을 알아보는 것이 순서이고 기본이겠네요. 한자 '本(본)'자는 이미 쓰고 있던 木(나무 목)자의 아래 쪽에 점을 찍어 만든 글자로 '근본'과 '뿌리'를 뜻하지요. 즉 '本(본)'자는 나무를 지탱하는 것이 '뿌리'이듯이 사물을 구성하는 바탕으로서의 ‘근본’을 뜻합니다. 아래에서는 나무의 뿌리에서 근본, 기본, 본질의 의미를 찾아 보겠습니다.

 

첫째,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근본, 기본, 본질은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말을, 말이 행동으로 변해서 비로소 겉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다시 행동은 습관을, 습관이 운명을 만듭니다. 그러므로 보이지 않는 마음이 기본이고 본질입니다.

 

눈에 직접 보이는 것은 대체로 근본과 본질이 아닐 경우가 많습니다. 외모나 겉 포장은 근본이 아니고 본질도 아닙니다. 마음과 속 내용이 근본이고 본질입니다. 뿌리가 주는 영양소가 없이는 꽃과 열매도 없듯이 마음에 근본이 없고 기본이 서지 않으면 성공도 없고 행복도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재물이나 돈도 근본과 본질이 아닙니다. 자본(資本)에서 한자 '자(資)'자가 주는 뜻이 있습니다. 資(재물 자)는 次(버금 차)와 貝(조개 패)가 결합한 글자이니 재물이나 돈은 아무리 높게 쳐도 둘째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덕본재말(德本財末), 덕을 쌓는 인격이 근본이고 돈은 그 다음입니다.

 

♠ 둘째, 뿌리는 아래에 있습니다. 근본, 기본, 본질도 아래에 있습니다. 성공의 기본은 아래에 있고, 행복의 본질도 아래에 있습니다. 아래에 있다는 것은 겸손함을 뜻합니다. 사람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문(門)은 겸손한 사람만 열 수 있습니다. 겸손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본과 근본이 안 된 사람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오만(傲慢)입니다. 오만은 내가 남보다 너 낫고, 더 나아야 한다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근본 있는 사람은 겸손합니다. 높아지려면 낮아지고 낮아지면 높여지는 것이 인간사의 본질입니다. 이상(理想)이라는 높은 꽃을 피워내려면 먼저 낮은 곳에서 겸손을 실천해야 합니다.

 

셋째, 뿌리는 그 끝이 깊습니다. 근본과 기본, 본질도 깊은 곳에 있어야 합니다. 깊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습니다. 깊이 있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갖고 산다는 것입니다. 우물이 깊으면 가뭄에도 마실 물이 마르지 않고, 뿌리 깊은 나무는 그제(8.26) 밤처럼 매섭게 부는 태풍에도 뽑히지 않습니다.

 

근본이 없고 기본이 안 서 있으면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원칙이 없는 가벼운 사람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못자리 볍씨를 가려낼 때에 물에 뜨는 가벼운 것을 버리고 가라앉는 무거운 것으로 종자를 삼아 뿌립니다. 씨앗을 뜻하는 종자(種子)의 '種(종)'자에 '무거울 중(重)'자가 들어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선한 영향력의 씨앗이 됩니다.

 

 

넷째, 뿌리는 성장의 시작입니다. 씨는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나고 싹이 터서 자라게 됩니다. 처음 시작부터 좋은 터를 잡고 뿌리를 내려야 성장이 순조롭습니다. 시작이 근본, 기본, 본질을 이룹니다. 우리가 어릴 때 가정과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이 대부분 근본이고 본질이 됩니다.

 

회원님들이 어린 시절에 가정이나 학교애서 배웠던 것들이 무엇이었나요?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 "정직해라", "성실해라", "부지런해라", "아껴 쓰라", "인사를 잘 해라" 등이었습니다. 가르친 모든 것들이 세상을 사는 지혜이고 근본이며 기본이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사는데 필요한 근본과 기본은 초등학교 이전에 이미 다 배웠습니다.

 

지금의 어린이들은 무엇을 배우며 자랄까요? 과거와 같은 것도 있고 달라진 것도 있을 것입니다. 친구와 싸우지 말라는 가르침보다는 맞지 말라는 얘기를 더 많이 들을지도 모릅니다. 협력보다는 경쟁을, 양보보다는 자기 주장을 기본으로 삼을지도 모릅니다. 근본과 기본이 중요하다면 아동에 대한 가르침을 더 깊이 살펴야 합니다.

 

다섯째, 뿌리는 생명이 오래 갑니다. 잎이나 꽃, 열매는 짧으면 며칠, 길어도 일년을 넘기지 못합니다. 그러나 뿌리는 씨앗이 싹을 틀 때부터 수명을 다할 때까지 그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근본, 기본, 본질은 금방 사라지지 않고 오래 갑니다. 유행처럼 반짝 왔다가 사라지는 것은 근본이 아닙니다.

 

세계인들은 아직도 오래 전 예수나 부처, 공자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성인(聖人)들이 인간으로서의 삶의 근본과 본질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심보감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 역시 사람답게 사는 근본과 본질을 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는 일시적인 것보다 오래 가는 것, 즉 근본, 기본, 본질에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쉐익스피어나 베토벤 등의 문학과 음악 역시 오랜 세월 동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세계인의 정신적, 문화적 근본과 본질이 되었네요. 이런 면에서 BTS(방탄소년단)의 노래가 비틀즈의 노래 보다도 더 오래 불리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인이 창조한 노래, 그림, 소설 등이 세계인의 기본과 근본이 되는 날이 꼭 도래하기를 소망합니다.

 

▣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s!)

♠ 소금의 본질은 짠맛입니다. 소금이 만약 근본인 짠맛을 잃으면 길에 버려지고 밟힐 뿐입니다.(누가, 14:34) 태양의 근본은 빛과 열(熱)입니다. 태양이 근본을 잃으면 모든 생명체는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근본, 기본, 본질을 잃으면 짐승의 삶과 다르지 않게 됩니다.

 

학생이 기초공부가 부족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가 어려워지고 진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운동선수가 기본기가 부족하면 운동을 계속할수록 일류에서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사업가도 바닥부터 차근차근 내실있게 근본을 튼튼히 하며 본업에 충실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일이 갈수록 꼬여서 답답할 때, 가까웠던 사람들이 멀게만 느껴질 때는 혹시 근본과 말단이 뒤바뀌거나 벗어나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대학(大學)」의 가르침에 其本亂而末治者否矣(기본란이말치자부의)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기소후자박이기소박자후) 未之有也(미지유야)가 있습니다. "그 근본이 혼란한데 말단이 이뤄지는 경우는 없으며, 두텁게 해야 할 것을 엷게 하고 엷게 할 것을 두텁게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대학(大學)」의 가르침입니다. 物有本末 事有終始(물유본말 사유종시) 知所先後 則近道矣(지소선후 즉근도의)' "만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세상 일의 선후를 알면 도에 가까워진 것이다."라는 말이지요. 근본과 말단이 뒤바뀌면 뒤에 할 일을 앞에 하고 먼저 할 일을 뒤에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일은 뒤죽박죽이 되고 한 발자국도 더 나갈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밖으로 보여지는 겉모습에만 집중하면 내면의 마음은 추해집니다. 돈만 앞세우면 평판(評判)은 나빠지고 돈도 멀어집니다. 남보다 위에 있고자 하는 교만이 높아지면 사람이 떠납니다. 유불리에 따라 원칙없이 이리저리 휘둘리게 되면 불신의 낙인(烙印)이 찍힙니다. 모두가 근본, 기본, 본질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人窮反本(인궁반본)은 공자(孔子)의 학통을 이은 증자(曾子)가 죽음에 임해서 한 말입니다. "사람은 곤궁(困窮)하면 근본(根本)으로 돌아간다."는 뜻이지요. "힘들면 근본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어려울수록 본질에 충실하라"는 말도 있습니다. 기본을 지키고 본질에 충싫하면 어려움에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설령 어려움에 빠진다 해도 곧 본래의 모습을 회복합니다.

 

君子務本(군자무본)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은 「논어(論語)」의 가르침입니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 사람이니 근본이 확립되면 방법이 생겨난다."는 뜻이지요. 근본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오늘까지 남겨진 가치들입니다. 정직, 근면, 협력, 겸손, 인내, 절약과 같은 덕목들입니다. 우리가 이미 어린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배워온 것이지요. 정직과 근면, 협력과 겸손, 절약과 인내에 힘쓰면 방법이 생기고 시간은 걸려도 반드시 밝은 길이 열립니다.

 

♠ 덧붙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本(근본 본)'의 상대어는 '末(끝 말)'입니다. 본(本)은 나무 밑의 뿌리고, 말(末)은 나무 위의 가지와 잎입니다. 뿌리만 가지고는 나무가 되지 못합니다. 나무를 보려면 뿌리는 물론 가지와 잎 모두를 봐야 합니다. 정직이 뿌리면 유연성은 가지와 잎입니다. 근면과 휴식(혹은 놀이), 협력과 경쟁, 겸손과 자기주장, 절약과 소비는 근본과 말단의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근본과 말단이 균형을 잡아야 조화로운 삶이 유지됩니다. 근본이 앞서고 말단이 뒤따라야 합니다.

 

 - 글 마침

 

 

(추가: 2021.1.21) 위 글 '기본으로 돌아가라' 중에서 <君子務本(군자무본)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의 참고글임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基本)이 바로 서면, 길 또한 자연(自然)스럽게 생긴다는 뜻을 나타냄

근본이 확립되면 도(道)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기초가 제대로 서면 자연히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게 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어떤 일을 하든지 크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할 때 쓰인다.

근본이 바로 서야 도(道)가 생긴다는 것으로, 기본이 바로 서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뜻이다.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이라고도 하며, 근본이 바로 서지 않으면 도리에 어긋나고 규칙과 체계가 없어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무슨 일을 하든지 기본이 충실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때 쓰인다.

이와 유사하게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자성어로는 근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함을 뜻하는 ‘정본청원(正本淸源)’, 일을 시작할 때 성실하게 정성을 다하는 것은 아름답다는 뜻의 ‘독초성미(篤初誠美)’, 뿌리가 깊어야 가지가 번창한다는 뜻의 ‘근심지영(根深枝榮)’, 뿌리가 굳세야 가지도 단단하다는 뜻의 ‘고근견지(固根堅枝)’가 있다. 또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실린 말로 ‘피부가 없는데 어찌 털이 붙을 수 있겠는가?’라는 뜻의 ‘피지부존모장안부(皮之不存毛將安傅)’가 있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뜻의 속담으로는 ‘뿌리 깊은 나무 가뭄 안 탄다’가 있다. 땅속 깊이 튼튼하게 뿌리를 내린 나무는 가뭄에도 말라 죽는 일이 없다는 뜻으로, 근본이 깊고 튼튼하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음을 이른다.

 

출전 ≪논어(論語)≫ <학이(學而)>

본립도생의 출전은 ≪논어(論語)≫ <학이(學而)> 편이며, 공자의 제자인 유자[有子, 유약(有若)]가 효와 공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데서 유래한다. “그 사람 됨됨이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을 공경하면서, 윗사람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을 좋아하는 자는 드물다. 또한 윗사람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반란을 일으키기 좋아하는 자는 아직까지 없었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제대로 서면 도(道)가 생기는 법이다. 따라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을 공경하는 것은 인(仁)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이에 대해 중국 한(漢)나라 때의 학자 유향(劉向)은 저서 ≪설원(說苑)≫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道)가 생기는 법이다.’라는 말은 뿌리가 바르지 않으면 가지가 반드시 굽어지고 처음이 성대하지 않으면 끝에 가서 쇠퇴하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군자는 근본 세우는 일을 귀중히 여기고 처음 시작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夫本不正者末必倚 始不盛者終必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