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EBC 해단식
2009년 1월 17일(토) 맑음
네팔 원정대(?) 해산식을 겸한 수락산 등반이 있었다. 대학 1학년 때 올라간 후 40여년 만이다. 집에서부터 1시간 이상을 지하철로 달린다. 4호선 마지막 역인 당고개 역에서 내려 4인이 합류했다. 마을 버스를 타고 언덕길을 올라간다. 고개에서 내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어제 내린 눈으로 제법 눈이 쌓여 있다. 미끄러움을 생각해 아이젠을 찼다. 창준 교수에게 여분의 아이젠과 스틱 하나를 빌려주었다. 오르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완만한 능선 길을 가볍게 오른다. 재호 교수는 중간에 막걸리 파는 곳을 거르지 않았다.
정상 가까이부터는 바위가 많고 위험한 지역도 있다. 내리막길에는 미끄러운 곳도 여기저기 나타났다. 바위 틈새를 지나야 하는 곳도 있다. 학교 다닐 때 올라왔던 수락산은 바위 여기저기를 쉽지 않게 다녔던 기억 밖에 없다. 아마 내리막길을 거꾸로 올라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재호 교수는 아이젠을 하지 않다가 두번이나 넘어졌다. 처음 계획은 3시간 정도면 하산까지 완료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거의 5시간 가까워진 2시가 되어서야 장암동 전철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눈길과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많았던 것이 원인일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역 3번 출구 쪽에 있는 네팔음식점 ‘에베레스트’를 찾았다. 생각 이상으로 젊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휘장이나 사진, 인도인으로 여겨지는 종업원들이 오고 갔지만 네팔 기분은 거의 나지 않았다. 역시 한국은 한국이다. 우리가 먹고자 했던 음식은 없었다. 뚱바나 창, 야크 치즈등이 없다. 네팔식이라기 보다는 인도 음식이다. 손님이 많은 이유도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이 그 곳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서일 것이다. 어떻든 닭고기 종류와 양고기 류를 주문해서 요기를 해결했다. 거의 3시가 되어 들어왔으니 시장이 반찬이 될 만도 했는데 썩 마음에 드는 음식 맛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찾던 음식이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이제 에베레스트를 잊자. 광수 교수는 마지막 남은 돈 1만원으로 복권을 사서 나누어 주었다. 복권이라도 되면 다음 해외여행은 시작일이 당겨질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생업에 충실하자. 그리고 다음 모험을 준비하자.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냐, 아니면 남미를 경유한 남극 도전이냐를 결정하자. 돈도, 체력도, 외국어도 더 준비해야 한다. 가족의 동의도 물론 필요하다.
어째 사진이 몇 장 없다.
-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