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ootprint 2020. 12. 13. 09:27

2012년 6월 1일(금) 맑음

 

 

아침 6시 30분,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보은행 버스를 탔다. 작년 말부터 2가지 프로젝트(롯데주류 매뉴얼작업, 현대연수원 시나리오 플래닝 개발) 때문에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었는데 드디어 용기를 냈다. 금년 들어서 제대로 된 첫번째 산행 - 설레임과 더불어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남쪽으로 향했다.

 

청주까지는 속도를 내어 달리던 버스가 청주 이후로는 이곳 저곳을 마실 다니듯이 돌아다니며 보은에 다다른다. 속리산행 버스를 눈앞에서 놓치고 보은읍 시내를 잠시 둘러 보았다. 한가롭다. 조금은 처진 듯한 분위기다. 점심 식사용으로 김밥을 살려고 했으나 김밥 가게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버스를 타고 달리니 속리산이 금방이다. 예전에는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 갔는데 턴넬을 통해 달리니 20여분 만에 도착이다. 도착시간은 10시가 조금 넘어서일 것이다.

 

속리산 입구의 상가에서 김밥 3줄을 사서 한 줄은 먹고 두 줄은 점심용으로 도시락에 담았다. 얼굴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산행을 시작했다.

 

 

왼쪽에 예전의 속리산 관광호텔이 보인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졌다. 30여년 전 국제상사에 근무할 때 교육장소 답사차 찾아왔던 곳인데 그렇게 세월은 휘익 지나가버렸다. 당시에도 속리산을 올라갈 수 있었는데 법주사만 다녀왔던 기억이 있다. 30년 만에 그 길을 간다.(11시 8분 촬영)

 

속리산을 올라가자면 이 문을 일단 통과해야 한다. 법주사는 내려오는 길에 들르기로 하고 곧장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조금 걷다보니 호수가 나왔다. 법주사 인근에 수도물을 공급하는 상수원 저수지다. 제법 넓었고, 물은 맑았다.

 

거의 한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서 세심정 휴게소를 통과했다. 시작부터 조금은 지겹게 만든다. 세심정을 지나 만나는 다리의 이름이 특이하다.

 

산 속에 이 곳 만큼 휴게소가 많은 곳을 본 적이 없다. 여기저기마다 막걸리와 음식, 기타 물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다. 할딱고개를 올라서니 저절로 의자에 몸이 가라 앚는다. 이곳에서 막걸리 한 잔을 마시니 다시 걸을 에너지가 생겼다.

 

한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다. 산업단지공단 직원들인데 노사한마음 등반대회를 하고 있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팀을 만들어 내려갔다. 직장생활의 재미라면 재미일 것이다.

 

등산길 여기저기에 피어 있는 병꽃

 

드디어 문장대에 도착(1시 8분). 여기까지 재영이가 올라오고, 계단 저 위로는 재승이가 올라갔겠지....

 

계단을 오르니 비로소 문장대 정상, 두 부부기 먼저 와 있었다. 한쌍의 사진을 찍어주고 상대방도 나를 찍어 주었다.

 

용틀임하듯 꽈리를 틀고 있는 바위들을 찍고

저 멀리 속리산 최고봉인 천황봉도 보인다. 멀고도 멀리 보이는데 저곳까지 가고 싶다.

 

천황봉을 뒤로하고 인증 샷

반대 방향으로도 한 컷

 

정상에 웬 구덩이, 자연의 힘. 까마득한 엤날, 이곳이 바다였을까?

산에는 바위가 있어야 멋있게 보인다. 재작년에 갔던 장흥의 천관산이 눈에 선하다.

 

문장대 근처에 피어 있는 산괴불 주머니, 우면산에서 한달여 동안 보았던 꽃인데 높은 곳까지 올라와 있다.



산행 중에 다람쥐를 자주 만났는데 너무 빨리 도망쳐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줌을 최대한 당겨서 멀리 있는 다람쥐를 카메라에 담았다. 아직은 배들이 훌쭉하다.

 

문장대 표지석을 제대로 담았다.

그리고 아래에서 올려다 본 문장대

 

산괴불주머니꽃이 반갑다.

단촐한 점심식사(1시 33분), 서너개의 의자에 등산객들이 앉아 요기를 한다.

 

함박꽃 나무도 산행길 몇 곳에 피어 있었다. 땅을 바라보고 피어 있는 하얀 꽃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본다(1시 56분). 바로 저 앞에 문장대가 보인다.

 

다시 병꽃을 만나다

지나간 다음에내려다 보고 찍은 것, 이렇게 바위를 깍아 만든 계단길이 여러 곳에 나온다. 걷기는 좋은데 바위는 참 아프겠다.



 

좁은 바위 사이길도 지나고

저 앞에 천황봉이 보인다.(3시 10분)

 

바위가 무너지지 않겠지... 겁을 먹고 잰 걸음으로 지나간다

함박꽃을 다시 만나다

 

헬기장에서 시야가 열렸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저 뒤에 문장대와 문수봉이 보인다.





드디어 천황봉(3시 46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잘 걸어왔다.

 

마침 이 곳에서 나처럼 단신으로 산행을 하던 대학생을 만났다. 서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내려가는 길에 만난 바위 틈새 길

 

 



 

왜 다리 옆에 절구가 두 개나 있을까?

법주사 입구에 도착(5시 42분). 세심정에서 걸어 내려오는 길이 지겨웠다.











 

법주사 입구 상가, 전주식이라고 써붙인 음식점이 여럿 있었다.

 

터미널에서 가까스로 6시 30분, 동서울행 마지막 버스에 승차할 수 있었다. 중간에 청주에서 남부터미널행 버스로 갈아타고 서울로 향했다.

 

 

-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