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비슬산(경북 달성)
2014년 4월 30일(수) 서울: 맑음, 대구:흐림ㅡ 비슬산 등산
새벽, 창밖을 보니 하늘이 파랗다. 어제는 흐리고 비도 뿌렸는데 날씨가 완전히 달라졌다. 일기예보를 보니 영남지방을 포함한 한반도 동부지역이 흐림으로 나와 있지만 시간이 가다 보면 개일 것 같아 산행을 가기로 작심했다.
특히 올해도 대구 비슬산 참꽃을 보지 못하면 내년에나 가야 할 것 같아, 시기는 늦었지만 끝물이라도 보기 위해 서두르기로 했다. 전날 어느 정도는 산행 준비를 해 놓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6시 40분, 승용차로 출발을 했다. 개인 하늘이 너무 맑고 투명해 달리는 기분이 좋았다. 네비게이션은 영동고속도로를 따라가라고 안내한다. 아마 다시 여주에서 중부 내륙 고속도로를 타게 할 것이다. 그런데 용인을 지나 양지를 가는데 앞쪽 하늘이 검은 색을 띠고 있고 점차 짙어지고 층도 두껍게 변한다. 은근히 날씨 걱정이 된다.
여주에서 내려가는 길에서 보는 경치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특히 괴산과 문경 구간에서 구름이 만들어내는 경치는 환상적이다. 유화라면 어렸을 적에 본 이발소 그림(천시하는 뉘앙스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그림도 좋았다)이고 동양화라면 절경 산수화다.
9시 35분, 남성주 휴게소에서 보는 하늘은 시커멓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하다.
현풍에서 빠져 나가 유가사 들어가는 중간에 대단위 공사가 한창이다. 산업단지와 테크노단지가 들어서는지 길이 뚫리고, 여기저기에서 공사 중이다. 네비게이션이 길을 찾지 못한다. 겨우 겨우 유가사 주차장에 도착한 것은 10시 20분,
아래 지도의 코스 중에서 유가사 왼쪽으로 돌아 비슬산 정상을 거쳐
월광봉에서 진달래 군락지를 통과한 후 대견봉으로 올라선 후 유가사로 하산
유가사 주차장에서 비슬산으로 짐작되는 곳을 바라보니 온통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는다.
차라리 김천에 있는 황악산이나 남해 금산으로 갈까 궁리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등산객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향해 오른다. 나도 마음을 고쳐 먹고 채비를 차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10시 32분)
돌탑과 돌아치, 돌로 만든 인공물들이 시선을 끈다.
수도암, 짙은 구름이 뒷산을 덮고 있다.
앉을 만한 곳을 찾아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었다. (12시)
구름인지 안개인지 알 수 없는 운무가 시야를 가린다
떨어진 진달래 꽃잎이 애처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비슬산 정상, 천왕봉(1,084m)-12시 50분
참꽃(진달래) 군락지에 도착. 1주일 빨리 왔다면 얼마나 멋졌을까?
온 산이 붉게 물든 모습을 상상해 본다. 오늘 이 모습도 좋다. 아름답다.(1시 30분)
잠시 구름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서 조금 전 지났던 천왕봉을 보여준다.
잔뜩 물기를 머금은 진달래 꽃잎 뒤로 천왕봉의 위용이 신비롭다.
진달래 군락지 사이로 뻗은 관람용 데크
데크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다. 정상을 감추고 있던 구름도 잠시 사라졌다.
다시 구름이 몰려오고 다시는 봉우리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도 1시간여 동안 천왕봉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작은 물방울들이 당장이라도 떨어질듯이 진달래 꽃잎에 매달려 있다.
원래 대견봉 표지석이 천왕봉에 있었다고 한다.(이 곳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들려 준 이야기)
그런데 비슬산 가장 높은 곳이 천왕봉이라는 기록을 발 견한 후 이 곳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2시 15분)
하산길에 들어서보니 멀리 동화 속 탑같은 것이 보였다.
지나는 산객에게 알아보니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강우 레디오 관측소라고 한다.
조화봉 쪽으로 갔다라면 좀 더 확실히 보았을 것이다.
나뭇잎 색깔이 특이하고 아름다워 추억 속에 담았다.
전망 좋은 곳이라는 팻말이 있는 곳인데 구름에 가려 산 아래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비가 내린 후인지 내려가는 길이 굉장히 미끄러웠다. 조심 조심, 또 조심하며 발을 내디뎠다.
개울이 길을 막는다. 제법 수량이 있어 신발을 목에 걸고 건널 수 밖에 없었다.(3시 20분)
다시 유가사에 도착했다. 뒷뜰(?)에도 갖가지 돌들이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연등이 다른 절과는 달라 이채롭다.
현판을 보니 십방루다. 십방루(?), 이름이 색다르다.
주차장에 도착, 산에는 아직 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3시 55분)
오늘 산행 시간은 5시간 30여분 걸렸다.
잔뜩 흐렸던 날씨, 남해 고속도로를 들어서자 간간히 비까지 뿌려댔다.
삼천포 대교(5시 55분)
남해 읍에 도착하여 잘 곳(맨하탄 모텔, 4만원)을 정하고, 저녁 식사를 했다.
모텔 가까이에 있는 회나무집 식당에서 주인 할머니가 차려 준 콩나물 국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음 날 아침 식사와 도시락을 부탁한 후 선금을 지불했다.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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