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山樂水/에베레스트 트레킹

高行, 苦行, 考行의 길(1) 서울-카투만두

efootprint 2020. 12. 22. 21:27

2008년 12월 22일(월) 맑음

 

EBC 트레킹(1) :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던 네팔의 첫날 -카트만두

 

그날이 왔다. 먼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꿈꾸었던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새벽 3시부터 눈이 떠졌다. 삼성동에 있는 공항 터미널에서 수속을 마치고 6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 이교수, 전교수, 조교수가 차례로 도착했다. 탑승 수속을 마치니 830. 920분에 항공기 탑승, 1010분에 완전이륙(출발시각은 9:45), 서해안을 따라 남하 후 목포 근처에서 중국 방향으로 비행한다. 1125분에 중식으로 비빔밥을 먹었다. 맛이 괜찮다. 레드와인 한 잔에 몸이 늘어진다. 1210분에 입국카드를 작성. 계속 비행으로 지겨운 기분이 찾아 든다. 신문을 읽다가, 뒤척이다가 내년의 계획도 머리 속으로 그려보았다. 420분에 도착 40분 전이라는 기내방송이 들린다. 현지 날씨는 흐리고 기온은 17도란다. 455,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멀리 하얀 구름 위로 설산들이 신비롭게 솟아 있다. 저기가 히말라야 연봉일 것이다. 지상을 내려 보니 띄엄띄엄, 그러나 제법 많은 수의 가옥들이 분지 속에 자리잡고 있다. 다세대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드디어 착륙

 

카투만두에 기까워지면서 멀리 히말라야의 설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내일 이후로 2주 동안 내 몸과 마음을 저 곳 어딘가에 의탁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려 온다.(사진은 다음날 카투만두~루클라 이동 중에 촬영한 것임)

 

상공에서 내려다 본 카투만두 모습, 여기저기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벽돌공장?)이 이채로웠다.

 

 

우리가 타고 온 KAL기가 무사히 카투만두 공항에 착륙, 카메라 시계로는 5시 8분(한국시간)이다.

 

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나서니 이교수의 이름이 적힌 작은 팻말을 들고 있는 현지인이 보인다.

사전에 이교수가 연락을 해 두었던 ‘네팔짱’의 직원이다.

공항 밖으로 나서니 낡은 소형 Taxi 와 봉고형 소형차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이상의 시간은 한국 기준이다. 네팔 시간으로는 3시간 15분을 빼야 한다. 아래부터는 네팔 시간)

 

2시 45분에 봉고에 승차. 좁은 길, 많은 차, 먼지 길을 달린다.

남루한 차림의 사람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다.

우리로 말하면 무허가 건축물 같은 벽돌집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혼잡하고 복잡한 카투만두 시내, 각종 차량과 오토바이가 인파 숲을 헤치며 오고 간다.

시내는 지독한 매연으로 뒤덮여 있다.

 

짐작할 수 없는 미로를 지나고 달려서 좁은 길을 들어서니

‘네팔 짱’ (Nepel ZZang)이란 상호가 쓰여 있는 팻말이 시야에 들어온다.(펌)

첫 기분은 뒷골목의 무허가 여인숙 같다는 느낌이었다.

 

네팔짱으로들어가니 현지인으로 보이는 여러 명의 젊은 청년들이 서성거린다. 주인은 한국 여성으로 우락부락(?)하게 생겼다. 본인 스스로를 산적이라고 부르는데 시원시원하게 상황을 이끌어 간다.

아마 한국에서 비행기가 들어오는 날은 바쁠 것이다. 이곳에 온지 10년째란다. 방을 배정하고, 환전도 해주고, 필요한 서류도 발급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우리말고도 신혼부부 한 쌍, 아가씨 한 명, 나이든 부부와 딸, 인도에서 대학에 다닌다는 아가씨를 포함한 3名 등이 오늘 이곳에서 합류한 사람들이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각자 1,000 달러를 환전하고 트레킹기간 중에 사용할 침낭 4개를 빌렸다,

가이드를 소개 받고 미팅을 가졌다.(4시 45분) 이름은 파상, 체구가 작으나 앞으로 우리가 의지하고 따라가야 할 사람이다. 그만한 자격과 능력이 있을 것이다. 우선 네팔의 전통적인 식사를 하기 위해 파상을 따라 나섰다.

 

카투만두 타멜거리의 가장 북쪽의 마낭호텔 맞은 편에 있는 이 곳은 시설은 좋다고 할 수 없지만

건강한(?) 비용으로 한국 음식과 필요한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한국 트레커들의 전진기지이자 쉼터 역할을 하는 공간, 적극 추천

 

사진의 왼쪽 아래 층이 사무실이고, 사무실 뒤쪽에 붙은 방이 첫 날의 숙소, 방의 사정은 최악

 

5시 15분, 네팔의 전통적인 식사를 맛 보기 위해 파상을 따라서 시내로 외출. 무질서의 극치로 보이지만 이 곳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을 것이다. 어떻든 혼란스러운 길거리, 오토바이, 자동차, 자전거, 사람들이 흘러가고 밀려온다. 위태위태하게 보이는데 미꾸라지 빠지듯이 지그재그 빠져나간다. 사거리 교차로의 차량통행은 더욱 기묘하다. 알아서, 실력오고 간다. 길거리는 먼지가 덮여 있다. 매연도 매우 심하다.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도중은 물론 식당을 찾아가는 중에도 가난하게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그 중 얼마의 사람들은 사람 같지 않은 모습으로 길바닥에 엉켜 있었다. 어두워지는 하늘을 배회하는 까마귀들의 모습이 더욱 묘하게 다가온다. ‘줄로’라는 네팔식 식당에 도착.(5시 35분) 음식을 주문하니 강냉이-감자-빈(Bean)-Main식사(쌀+닭고기+돼지고기+채소…) 순서로 음식이 나왔다. 맛은 그저 그랬다. 우리나라 소주 같은 술인 작시를 조교수는 열심히 마신다.

 

첫 식사를 위해 네팔의 전통적인 식당을 찾았다.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도 있는 제법 고급스럽게 보였던 네팔 식당 '줄로'에서

 

7시 15분, 숙소로 돌아와 내일 계획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고 짐을 정리하려는데 정전이 된다. 전기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 비상등이 있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랜턴과 촛불을 켜서 짐을 정리했다. 지난 8월, 미국 여행의 첫날과 네팔의 첫날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마당으로 나와 맥주를 마시면서 네팔의 첫날 밤을 기대와 걱정으로 맞이한다.

 

네팔 현지에서는 몰랐었는데 인터넷에서 이름을 알았다.

이름만 들으면 가냘픈 여인일 것 같은 네팔짱'의 CEO 한선미씨.

스스로를 '산적두목'이라고 소개했다.(펀사진)

 

도착 첫날이라 경황 중이어서 찍은 사진이 많지 않다. 특히 카메라 베터리 문제를 걱정해서 3인이 순차적으로 사진 작업을 담당하기로 했다.(조교수는 아예 카메라 미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