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山樂水/에베레스트 트레킹

高行, 苦行, 考行의 길(2) : 카투만두(1281m) → 루클라 (2840m) → 팍딩 (2610m)

efootprint 2020. 12. 23. 20:38

2008년 12월 23일(화) 맑음

 

 

EBC 트레킹(2) : 카트만두(1281m) → 루클라 (2840m) → 팍딩 (2610m)

 

이 곳 시간으로는 한밤 중인 1시 45분(한국간으로는 새벽 5시)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이불을 덥지 않으니 한기가 느껴지고 잠이 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한다. 이불을 덮으니 한결 낫다. 용변이 생겨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가려니 문이 밖에서 잠겨있다. 물도 내리지 않는 실내 화장실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이곳 시간으로 4시 30분이 넘으니 더 이상 잘 수가 없다. 서울 시간으로는 오전 8시가 가까운 시간이. 4사람 모두가 일어나 오늘 행장을 준비한다. 화장실이 급한 조 교수가 문을 두드리니 옆 건물에 있던 사람이 문을 열어준다.

 

5시에 아침밥을 먹었다. 밥에 김치가 몇 종류, 간식용(?)으로 김밥과 계란을 받았다. 5시 55분에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택시 2대에 카고백과 사람들이 나누어 탔다. 내가 탄 Taxi먼저 공항에 도착. 한참을 기다려도 이교수가 탄 Taxi가 도착하지 않는다. 가이드도 함께 탄 택시다. 이런저런 걱정이 생긴다. 사고가 났나, 아니면 딴 곳으로 갔나, 10여분 이상을 기다리니 처음 탔던 Taxi가 아닌 다른 차로 왔, 숙소를 나오는 길목에서 Taxi가 고장이 나서 밀고 당기다가 결국 다른 Taxi로 왔단다. 사람들의 손바닥이 먼지로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6시15분:루크라로 가는 국내선 공항에 들어섰다.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북적다. 영어를 쓰는 백인들과 동양인으로는 우리와 일본인 몇몇이 눈에 띈다. 그리고 기다린다. 국내선 공항 대기실 중앙에는 삼성 로고가 선명한 삼성전자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만약을 위해 ‘네팔짱’과 파상의 전화번호를 확인했다.(네팔짱: 014700015 , Passang: 9841070656) 6시45분:검색대를 통과했다. 이 교수는 라이타, 나는 옷핀을 압수 당했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루클라현지 기상이 아직 비행하기에는 부적당 하단다. 대기실 창밖으로 보이는 카트만두 상공은 뿌옇다. 스모그 인가, 안개 인가, 아니면 스모그와 안개의 합작품인가?

 

755: 공항버스 탑승. 경비행기 계류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옆자리에 있는 중년의 일본인이 전 교수가 일본인인줄 알고 말을 건네왔다. 그는 6번째 네팔을 방문 했단다. 그리고 자기와 앞에 앉아 있는 몇몇 서양인들은 어제 공항까지 나왔다가 날씨 관계로 출발이 취소되어 다시 나왔단다. 그러고 보면 한 두시간늦게 출발하는 것은 행운이고 대성공이다. 어쨌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버스 안에서 기다리다 하나씩 둘씩 버스 밖으로 내린다. 조 교수와 이 교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Smoking이다.

 

 

전교수와 내가 우리가 타고 갈 경비행기 앞에 섰다.

날씨가 좋은 오전에만 출발한다는데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탑승 수속을 마치고(6시 45분) 2시간 만에 출발했으니 행운을 만난 것이다.

 

845: 드디어 경비행기에 탑승했다. 우리 4명이 가장 먼저 탑승하여 창문을 왼쪽으로 하고 앉았다. 왼쪽으로 앉아야 히말라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기장과 부기장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다. 계기판도 환히 보인다. 드디어 굉음소리와 함께 높이 솟는다. 가슴이 꽉 차 오르는 느낌이다. 雪山, 白山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 장쾌한 파노라마의 연속이다. 천상에 솟은 낙원이 저렇게 생겼을까. 순백의 궁전이 부채살처럼 펼쳐 있다. 아래로는 빙하가 만들어 놓은 협곡 사이로 계곡이 흐르고 까마득하게 점점이 가옥들도 보인다. 비행기가 가끔은 위아래로 춤을 춘다.

 

8시 45분, 이륙이다. 우리 넷은 비행 중에 히말라야 설산을 볼 수 있는 왼편에 앉았다.

조종실이 손 닿을 곳에 있다. 자리에 앉으면 승무원이 귀마개용 솜과 사탕을 준다.

 

아래로 산자락의 집들이 점점 작아지고 이윽고 히말라야의 장엄한 설산이 구름 사이로 나타난다.

 

눈이 시리도록 보고, 보고, 또 본다. 신비하고 장쾌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감동이 밀려온다.

 

30여분을 비행하면 이윽고 본격적인 트레킹의 시발점인 루클라 공항으로 비행기가 접근한다.

 

공항으로 하강하는 비행기(펀사진)

 

918루클라공항 도착. 표고 2,840m. 활주로가 경사져 있다. 한쪽은 절벽이다. 계류장은 운동장만하다. 계류장 밖에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비행기 쪽을 바라본다. 일거리를 찾는 포터들이 대부분이다. 공항 정면과 측면으로 정상에 하얀 눈을 덮은 산이 웅장하게 솟아 있다. 6,000m 급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가이드인 파상이 미리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3명의 포터를 소개시켜 주었다. 루트라, 스링(빨간 셔츠), 마일라(큰 키)이 그들의 이름이다. 루크라 넘버호텔 정원에서 네팔차(찌아)를마시며 장비를 점검했다. 아침 비행 중에 카고백을 묶었던 손수건과 소형 Key가 사라졌다. 분실된 것인지 도난을 당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착륙땐 오르막을, 이륙때는 내리막 경사를 이용하는 활주로 길이 150m의 루클라 공항(펌)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달여 전에 비행기가 추락하여 독일인 10여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경비행기가 싣고 온 생수, 맥주와 먹거리들(펌).

생수 1병이 공항에서는 50루피(800원), 올라갈수록 비싸져 300루피(5,000원 정도)까지 받는다.

 

공항 가까이에 있는 Number 호텔 마당에서 네팔 전통차인 '짜이'(밀크 티)를 마시며 휴식을 가졌다.

가이드 파상이 데리고 온 포터 3명과 상견레를 갖고 배낭을 확인하는 등 출발을 준비한다.

 

이제 본격적인 트레킹의 출발이다. 트레킹 성공을 다짐하며 한 컷. 뒤로는 루클라 마을과 콩데리

 

105: 포터들이 우리들 4명의 카고백등을 짊어지고 먼저 출발했고 우리는 5분 후에 팍딩을 향해 출발했다. 앞에 보이는 높이 솟은 산은 6,000미터 급의 콩데리(?). 지나면서 왼쪽 아래로 보이는 건물은 힐러리 스쿨이란다. 힐러리는 에베레스트를 세계 최초로 오른 산악인이다. 1115:‘파상’ 집에 도착해서 네팔차를 마시고 휴식. 벽면에는 한국 등산 팀의 깃발이 이것저것 붙어 있다. (2007 실버원정대, 중동 100주년, 한국산악회, 삼성생명, 농심, 산림청, 샘표). 30분을 휴식하고 다시 출발하여 1225분에 SAINO Lodge 도착. 뒤편에 멋지게 솟아 있는 높은 산은 쿠숨캉카다(6,370m)

 

루클라 공항 위쪽으로 난 길을 지나며 다시 보는 공항 활주로.

이곳 부터는 네 바퀴 달린 이동 수단을 볼 수가 없다. 오로지 믿어야 할 것은 자신의 건강과 의지뿐

 

루클라마을(펌) 롯지, 가게, 편의시설 등이 늘어서 있는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트레킹 첫날은 워밍 업으로 고소에 적응하는 날이다.

걷는 시간(4시간 10여분)도 길지 않고 표고의 차이도 크지 않다.

도착지인 팍딩(2,610m)은 출발지인 루클라(2,840m) 보다 오히려 고도가 낮다.

여기저기 작은 집들이 때로는 눈 아래로 또 때로는 시선 보다 높이 자리잡고 있다.

 

저아래 보이는 건물이 힐러리 학교란다. 힐러리는 이 지역에서 거의 영웅으로 대접받는 인물이다.

에베레스트를 세계 최초로 등정한 이후 이 지역에 학교 설립 등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멋진 나무, 그리고 그 뒤로는 콩데가 멀리 보인다.

 

가이드 '파상' 집의 사방 벽에 붙어 있는 각종 한국 트레킹 팀의 깃발들.

아래 사진은 '파상'의 사진과 그의 셀퍼 자격증이다.

 

눈에 확 뜨였던 것은 바로 실버 원정대 플랭카드였다.

바로 최근에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해 소개된 팀으로 60세 이상의 고령자로만 이루어진 팀이었다.

 

트레킹 기간 중 동반자처럼 함께 했던 두드코시강.

석회암 성분이 많아 우유(두드) 색깔이 나는 강(코시)이라고 부른다.

 

작은 출렁다리, EBC를 가는 도중에 여러 개의 이런 다리들을 건너야 한다.

 

가이드인 파상을 선두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걷는다. 걷다 보면 수없이 만나게 되는 마니석

마니석을 만나면 왼쪽으로 돌아야 한다든가?

 

위 장소에서 찍은 (펌) - 트레킹도중 어느 마을에서나 만날 수 있는 마니석.

라마교 창시자인 구루 림보체를기리는 문구들로

대부분 ‘옴마니밧홈(오 연꽃속의 찬란한 보석이여)' 같은 문구가 되풀이된다.

행운의 상징인 만()자가 가리키는 방향이 왼쪽이기 때문에 반드시 왼쪽으로 통과해야 한다.

 

中食(DalBhatSet 250루피×2Veg, Fried Noodle 180루피×2)을 주문하니 30여분 지나서 나온다. 국수는 그런대로 먹을 만 했는데, DalBhat은 싱거운 맛이 있다. 1330: 식사 완료 후 출발. 날씨도 좋고 오늘은 트레킹 기후로는 최상이다.

 

동네를 지나가며 만나는 순박한 모습의 아이들.

 

트레킹 길에서 자주 만나는 좁교(물+야크교배). 종족 번식을 못한다고 한다.

야크와 달리 털이 짧으며 야크가 힘을 쓰지 못하는 3,500m 아래 저지대(?)에서 활동한다.

 

아래 장소는 첫날 구간 중에서 사진빨이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이 곳을 찍은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위 장소에서 찍은 다른 사진(펌)

 

구도가 제대로 잡힌 사진(펌).

뒤쪽으로 초르텐(Chorten-불탑), 롱다(風馬-경전을 적은 만장 같은 깃발),

타르초(만국기처럼 걸어 놓은 깃발)들이 어지럽고,

'옴마니밧메홈'의 주문이 새겨진 마니석,

그리고 마니차(경전이 새겨진 원통)로 가득한 가트(Ghat, 2590m)마을

 

1440: 오늘 숙소인 Sunrise Lodge에 도착. 방을 배정 받았는데 어제와 달리 방이 깨끗하다. 숙소 앞으로는 빙하 계곡이 흐르고 그 너머에는 절벽과 구름 위로 높은 산이 솟아 있다. 롯지의 내부는 좁고 어두운 통로 양쪽으로 방들이 늘어서 있는 형태다. 로비에는 난로가 있고 가장자리로는 테이블과 의자가 빙 둘러있다. 방 안에는 목재 침대 두 개가 놓여 있다. 다이닝 룸에 있는 난로의 연료는 장작은 거의 없고 야크똥을 말린 것을 쓰고 있다. 카트만두도 그렇지만 트레킹구간에서도 전기와 물 사정은 열악했다. 적은 양의 물로 양말을 빨고 난로가에 앉아 말린다.

 

오늘의 숙소가 있는 팍딩에 도착.

팍딩은 루클라~남체 바자르의중간 쯤에 있는 마을로서 보이는 집들은 모두가 롯지라고 보면 된다.

 

롯지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 강 왼쪽으로 희미히게 보이는 산에서 내려오는 길을 지나왔다.

 

18~1840석식. 로비에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다. 아마 가이드가 일부러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인도한 것 같다. 아니면 한국인이 그만큼 히말라야를 많이 찾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잠을 자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화투를 꺼내어 고스톱을 쳤다. 생각해 보니 트레킹 준비물 중에 화투도 필수품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박영석 대장팀이 인솔하는 장기이식자 팀이 EBC 트레킹마치고 하산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잠시 후에 안 것이지만 오늘 내려온 사람은 고소증때문에 하산한 사람). ‘네팔짱’에서 빌린 침낭이 냄새가 심해서 밖에서 말리다. 1회용 커피가 잔뜩 부풀어 올랐다. 팩에 들어 있는 김치도 터질 만큼 부풀었다. 2,800m 인데 앞으로 4,000~5,000m 에서는 완전히 터지는 것은 아닐까?

 

22, 전교수와 나, 그리고 조교수와 이교수가 룸메이트가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카시미론담요 같은 것을 개인당 1개씩 지급해 준다. 이교수의 말로는 안나프루나 지역에서는 이것도 없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으로 오리털 파카를 입고, 침낭 속에 들어간 다음 이불을 덮고 자면 추위를 느끼지 않고 자게 된다.

 

 

롯지 내부의 모습. 이 숙소는 크기나 환경이 좋은 편, 방의 크기는 대부분 한 평을 넘지 않는다.

롯지는 식사와 잠자리를 해결해 주는 장소로 트레킹 코스의 여기저기에 있다.

침대는 대체로 싱글트윈. 방에 냉난방은 없고, 전기시설도 없다고 보면 된다.

롯지에는 식당(dining room)이 있는데 여기에는 대개 희미한 전등도 있고 난로도 있다.

해발 4,000m 이하의 롯지에서는 장작을 연료로, 그 이상은 야크의 배설물을 말려서 땐다.

 

카트만두~루클라 국내선 항공권과 영수증

 

루클라의 네팔차와 중식 영수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