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山樂水/에베레스트 트레킹

高行, 苦行, 考行의 길(4) : 남체(3,440m)-상보체(3,720m)-쿰중(3,790m)-남체(3,440m)

efootprint 2020. 12. 25. 20:25

2008년 12월 25일(목) 맑다가 늦게 흐림

 

EBC 트레킹(4) : 남체(3,440)-상보체(3,720)-쿰중(3,790)-남체(3,440)

 

 

오늘은 고소 적응을 위해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해발고도 3,440m에 위치한 남체 바자르는 5천미터 이상(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고쿄리, 아일랜드 피크)을 향하는 트레커들이 고소에 적응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물론 하루 더 머물지 않고 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은 휴식을 취하면서 고소 증세에 대처하거나 쿰중 혹은 타메마을을 다녀옴으로써 다음 날의 일정에 대비한다.

참고로 고도에 따른 공기 중의 산소 함유율은 3m에서는 해수면의 68%, 트레킹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는 5,650m의 칼라파타르에서는 50% 미만의 산소가 존재함으로 고소 적응이 트레킹 성패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에베레스트 정상에서의 산소 함유율은 33%)

우리는 가이드인 파상과의 협의를 통해 남체를 출발해 쿰중 마을을 거쳐 다시 남체로 되돌아오는 무난한 코스를 택했다.

 

오늘 걷게 될 남체와 쿰중을 나타나 있는 지도, 두 마을은 쿰부 지역에서 가장 큰 마을들이다. 에베레스트가 있는 Sagarmatha National Park 지역은 고도에 따라 3지역으로 나누어 부른다. 두드코시강 하류의 낮은 지역은 Solu(쏠루), 루클라(2,860m) 부근은 파락(Pharak), 남체(3,440m)나 그 보다 높은 지역을 Khumbu(쿰부)라고 부른다.

 

 

남체 마을을 내려다 보면서 버티고 서 있는 콩데(6,187m)산

이른 시간(6시 35분)이지만 날씨가 궁금해 밖을 보니 안개인지 구름인지가 희뿌옇게 시야를 가린다.

하루 이틀 지나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곳 날씨는 대체로

오전에는 맑고 오후가 되면 차차 흐려져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2시간여가 지나니(8시 25분) 완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콩데의 자태

 

롯지를 출발하여 잠깐 동안 길을 오르면 남체 마을이 발 아래 펼쳐진다.

말발굽 형상의 이 기묘한 자태는 트레커들에게는 결코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장면이 된다.

 

남체 마을을 벗어나 상보체로 가는 가파른 언덕길.

고산증인지 모르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띵하다. 조교수는 힘든 모습이 역력하다.

가이드와 포터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 있고 우리들도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올라간다.

 

상보체 언덕(3,720m)를 오르는 길에는 다른 트레커들도 보였다.

언덕 뒤로는 구름이 감싸고 있는 쿰비율라(5,761m)가 우뚝 솟아 있다.

 

쿰비율라 산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성스러운 山으로

외지인에게는 등반을 허가하지 않으며 72째 주에는 제사까지 지낸다고 한다.

안나푸르나 쪽에도 등반 허가가 나지 않는 거룩한 산이 있다고 하는데 ......

 

출발 후 1시간 정도 경과, 주변 경관이 멋져 이리저리 둘러 보고 사진을 찍으면서 휴식.

진행방향의 위쪽으로는 Airport와 파노라마 호텔이 보였다.

 

3,700m 고지에서 보는 에베레스트 연봉과 그들을 호위하는 흰구름이 유난히 눈부셨다.

 

상보체 비행장을 비켜 우측으로 돌아서면 아마다블람(6,856m)이 반겨준다.

아마다블람은 어머니의 보석함이라는 의미, 산 만큼이나 산이름이 가진 뜻도 참 아름답다.

 

파노라마 호텔이라는 간판이 서 있지만 롯지급 같다. 호텔이든 롯지든 위치는 최고다.

비수기라 영업을 쉬고 있는 듯이 보였고, 여기저기 보이는 야크는 한가롭다.

돌담길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서면 홀연히 나타나는 비경 ......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오는 에베레스트 파노라마다.

에베레스트와 로체가 멀리서 반기고 오른쪽으로는 아마다 블람이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다.

구불구불 끊어질 듯 이어진 저길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출발 후 2시간 만에 오늘의 주요 기착지중의 하나인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 도착

표고는 2,880m, 남체에서 400m 이상을 올라왔다.

벌써 많은 트레커들이 전망대에서 히말라야가 선물한 대장관에 넋을 빼앗기고 있었다.

 

맨 좌측의 눈이 없는 검은 봉우리 밑으로 두줄기 흰색이 흘러내린 아래 마을이 포르체(3,810m)

정중앙의 왼쪽 높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8,845m),

오른편으로 구름이 가리고 있는 봉우리가 로체(8,501m)

가장 오른쪽 라마다블람 아래쪽이 팡보체(3,930m)

앞쪽의 언덕 위가 쿰부 최대의 사찰이 있는 탱보체(3,860m) 로 생각된다.

 

창문으로 보이는 로꾸꺼 풍광도 너무 '멋져부러'다

 

호텔은 일본인 소유로 1박에 25만원 정도.

우리는 500루피의 찌아와 커피로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위무한다.

 

아래 2컷은 에베레스트 뷰 호텔의 전망대에서 찍은 것으로 생각되는 사진들(펌)

 

에베레스트 정상에 구름이 날리고 ~

 

왼쪽의 눈을 쓰고 있는 산봉우리는 촐라체?

 

30여분 이상을 전망대에서 보낸 후 아쉬움을 안고 쿰중으로 향한다.

주민의 생업은 감자 농사로 흔하게 널려 있는 돌로 경계를 삼아 밭을 만들어 놓았다.

 

쿰중 마을이 보여주는 특징 중의 하나는 가옥들의 지붕이 모두 녹색이라는 것

말 그대로 Green Valley였다.

 

어린 아이들이 길가에서 놀고 있다. 방학일 것 같은데 추워서 그런지 보기가 쉽지 않다.

 

쿰부 지역의 유일한 고등학교, 남체에는 초등학교만 있다.

쿰중에는 학교 이외에도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병원이 있다고 한다.

 

길을 지나다 우연히 목격한 안내문. 한국산악회에서 기증한 컴퓨터 교실이다.

히말라야 트레커 중 중 외국인으로는 한국인이 제법 숫자가 많을 듯,

관광도 좋지만 의료와 교육 지원이야말로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쿰비율라 산을 뒤로 하고 마을 복판에 서 있는 산악인 힐러리의 흉상,

1953529일 셀파인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하였다.

등정 이후 그는 여러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등 네팔을 위해 봉사하였는데,

그의 사후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 산과 가장 가까운 루클라 공항의 명칭을

텐징 힐러리 공항(Tenzing Hillary Airport)으로 바꾸었다.

에드먼드 퍼시벌 힐러리(Sir Edmund Percival Hillary, 1919~2008)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자신의 사진을 찍지 않고 텐징 노르가이가 국기를 들고 있는 것만 찍어서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었을까 안 찍었을까' 등의 논란을 일으켰다. 지금은 논쟁이 없어진 상태로 그는 1953년 영국으로부터 작위를 받았으며, 1958년에는 남극점에 도달하였다. 1985년부터 1989년까지 주인도 대사를 역임, 20081월에 오클랜드 병원에서 사망하였다.

 

네팔에서는 어디를 가나 초루텐(불탑)을 볼 수 있다.

쿰중을 보고 나오면서 찍은 것이다.

 

마을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펌)

환영한다는 문귀와 3,790m라고 쓰인 것이 보인다. 우리는 방향을 바꾸어 걸었다.

 

1시 조금 못미쳐 상보체의 Pinzo Lodge도착. 나와 전교수는 만두, 이교수와 조교수는 국수종류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중식을 하고 나니 나른해졌다. 나른한 정도가 아니라 무척 졸립고 아주 졸렸다. 단순한 피로인지 고소증세인가지를 알 수 없다. 2시에 출발하여 2시 45분에 남체의 히말라야 롯지로 귀환하였다. 샤워와 빨래, 4일 만에 머리를 감았다.

 

상보체에서 돌아 내려 오는 길에서 보는 남체. 보면 볼수록 이채롭다.

산록의 높이를 따라 계단처럼 만들어 놓은 가옥들이 장난감처럼 느껴진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지니 희뿌연 구름이 하늘을 덮고 싸라기 눈까지 날린다. 오전과 오후는 대체로 날씨 변화가 심하다. 식당에 모여 난로 주위에서 담소를 나눈다. 조교수는 또 소주파티를 연다. 안주는 런천 미트. 아침에 힘들 때는 안 마시겠다더니, 저녁때가 되니 생각이 달라지나 보다. 서양()애와 동양인(필리핀 女) 한쌍이 난로 가까이에 합석했다. 박영석 대장이 인솔한 서울대 병원팀이 남체에 내려왔다고 한다. 숙소는 남체 호텔. 9名이... 알 수 없다.

620저녁식사, 오늘의 메뉴는 치킨 시즐러

 

다음은 남체가 무대가 된 다른 사진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