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行, 苦行, 考行의 길(6) 탱보체(3,860m)-디보체(3,820m)-팡보체(3,930m)-소마레(4,010m)-딩보체(4,410m)
2008년 12월 27일(토) 쾌청
6일차 : 탱보체(3,860m)-디보체-팡보체-소마레-딩보체(4,410m)
오늘의 발걸음은 체(탱보체)에서 출발하여 체(딩보체)에서 끝난다. 쿰부 지역에는 '체'라는 말로 끝나는 지명이 유난히 많다. 우리 발음으로 체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지명인 ‘che’로 ‘마을’을 뜻(남체, 팡보체, 탱보체, 딩보체 등)하며 또 하나는 산 이름인 ‘tse’(촐라체, 눞체, 로체 등)로 ‘위대한’, ‘거대한’의 뜻을 갖는다.
티베트어로 동쪽은 ‘사르’, 서쪽은 ‘늪’, 남쪽은 ‘로’이다. 에베레스트를 중심으로 눞체는 서쪽에 있고, 로체는 남쪽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로체사르(8,393m)는 로체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머리쪽 창문이 환하다. 밖으로 나가보니 날씨가 좋다.
어제 내린 눈은 살짝 쌓여 있는 정도다.
주변 높은 산들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좀 더 일찍 나왔더라면 황금빛으로 빛나는 산들을 보았을텐데 아쉽다.(7시 5분)
그래도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모두가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나도 한 컷, 그런데 엉거주춤을 추고 있다.
곰파 쪽으로 조금 올라가 잡아 본 구도(7시 40분)
참치캔 아침 식사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사건.
오른쪽 내리막길로 딩보체를 향한 트레킹은 시작되었다.(8시 40분)
(펌)
탱보체의 롯지를 나와
오른쪽 아래로 나 있는 길을 지나다 보면(하산시 찍음)
향나무와 갈라고라스 숲을 만나고
길 한가운데에 수많은 마니석이 도열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하산시 찍음)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기원했을까?
디보체 마을의 길가에 쌓인 마니석들을 보며
내가 원하는 바라는 염원들을 가슴에 새겨 본다. (하산시에 찍음)
오늘도 변함 없는 동반자인 아마다블람
비탈길에서 산양을 만나다
팡보체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아마다블람의 웅좌를 배경으로...
'초지마을'이란 뜻을 가진 팡보체는 농사를 짓고 목축하기에 좋은 마을이다.
트레커들이 많아지면서 많은 롯지들도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향나무 숲을 지나 마을로 들어선다.
팡보체마을의 롯지, 바로 앞에는 아마다블람이 버티고 있다.
마을을 지나며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돌담을 쌓은 것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을 것이다.
밭농사에 방해가 되는 돌을 치우고, 주인이 각기 다른 밭의 구획도 정하고,
바람을 막아 주고, 야크가 넘어 다니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히말라야 고봉들을 가슴에 안으며 계속 전진하는데....
멀리 동네가 보인다.(11시)
소마레마을일 것이다.
임자콜라 강을 따라서 길은 이어진다. 이 곳에서 코시는 큰강을 뜻하고 콜라는 작은 강을 뜻한다.
풍키텐카 위의 모든 강의 이름은 콜라가 뒤에 붙는다.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은 소마레일 것이다.
소마레 마을(4,020m)에 도착, 드디어 난생 처음으로 4,000m 이상의 땅을 발로 딛는다.
아래 사진은 전교수가 촬영한 것으로 우하에 시간표시가 나타난다.
아침은 구름 한 점 없는 쾌청이었는데 바람이 불고 구름이 점차 많아진다.
그래도 라마다블람쪽은 구름이 보이지 않는다.
바람 때문에 실내애서 French Toast로 점심 식사, 맛도 분량도 좋았다.
1리터 물값이 루클라는 30루피 이 곳은 100루피다.
소마레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출발(12시 50분)
구름이 없던 라마다블람 방향도 어느 사이 구름이 몰려와 있다.(1시)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길을 40여분 걷다 보면 .......
길 중간에 돌탑과 눈을 끄는 동판이 나타난다.
상보체의 에베레스트 전망대에서부터 보았던 빙하가 흘러내린 흔적
2시30분 딩보체 입구를 통과, 딩보체는 표고가 4,358m
•2시50분 숙소 도착. 숙소와 식당이 어제보다 나은 것 같다.
- 마스크를 따뜻한 물로 세탁. 짐을 정비하고, 몸을 녹였다.
- 마을 전체는 40여 개의 건물로 되어 있다. 숙소 이름은 ‘아리조나’호텔
•4시25분 졸립고 피곤하다. 화요일 이후 5일간의 행군이다. 2,800m~ 4,300m까지 쉽지 않고 흔치 않는 길을 걸었다. 군대시절 양평-용인간 행군이 생각난다.
오늘 4,000 이상의 땅을 밟았다. 처음이고 시작이다. 이제 5,000을 향해서 준비해야 한다. 에너지 사용을 아끼도록 하자. Lodge 도착 후 저녁 식사까지, 저녁 식사 후 잘 때까지 아침에 눈 떠 식사 때까지가 할 일이 없다. 좋게 활용한다면 사색과 명상의 시간이요, 할 일 없이 보내는 無言의 시간이다.
좀 더 멀리서 맑은 날씨에 본 딩보체 마을 전경(펌)
오늘 4,000 이상의 땅을 밟았다. 처음이고 시작이다. 이제 5,000을 향햐서 준비해야 한다. 오늘의 걷는 속도는 가장 느렸다. 이교수와 조교수의 컨디션 회복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아끼다 보니 Lodge 도착 후 저녁 식사까지, 저녁 식사 후 잘 때까지 아침에 눈 떠 식사 때까지가 할 일이 없다. 좋게 활용한다면 사색과 명상의 시간이요, 無言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