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事事生, 省事事省(생사사생 생사사생)
오늘의 본문입니다.존심편(存心篇) [20]으로 동아리 교재 56페이지에 실려 있습니다.
生事事生, 省事事省(생사사생 생사사생)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줄어든다."
오늘 본문은 모두 8글자로 짧습니다. 그것도 생(生: 날 생), 사(事:일 사), 생(省: 살필 성/덜 생) 단 3글자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문구입니다. 쉽고 당연한 내용 같은데 속뜻은 알듯 말듯하여 간단치가 않습니다. 여덟 글자 전체를 앞에서부터 읽거나(順讀: 순독) 거꾸로 마지막 글자로부터 앞으로 읽거나(逆讀: 역독) 똑같이 "생사사생, 생사사생"으로 읽히는 회문(回文)으로 되어 있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 먼저 비움과 나중 채움
본문의 설명을 위해 징기스칸과 그의 후계자 오고타이를 섬겼던 야율초재(耶律楚材)의 얘기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야율초재는 징기스칸이 대제국 몽골을 만드는데 일등 공신(功臣)이었습니다.
칭기즈칸은 유언으로 아들 오고타이에게 "이 사람은 하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 앞으로 나랏일과 군대 일은 모두 그에게 맡겨 처리하도록 하라"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를 신임했습니다. 칭기스칸 사후에 황제가 된 오고타이가 치국(治國)을 물었을 때 야율초재는 다음과 같은 명언(名言)을 남깁니다.
興一利不如除一害, 生一事不如省一事(흥일리불여제일해, 생일사불여생일사)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로움을 없앰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덜어내는 것만 못하다.”
야율초재의 잠언(箴言)은 오늘의 학습 원문이 의미하는 바와 속뜻이 상통(相通)합니다. 얻으면 잃는 게 있고, 어떤 문제의 해결은 다른 문제를 잉태한다는 것이지요. 위 원문의 후반은 출처에 따라서는 '生一事不若滅一事(생일사불약멸일사)'로 나오는데 뜻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야율초재의 생애와 사람됨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기 바랍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utk0415&logNo=221387765264&categoryNo=13&proxyReferer=
문제해결에 있어서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하는 것과 해왔던 일을 버리는 것, 즉 더하기와 빼기(채움과 비움) 중 어느 것이 먼저이고 중요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어느 것이 먼저이고 더 효과적인가는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겠지요. 시간과 공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다만 오늘 학습의 본문과 야율초재의 정언(定言)은 무언가를 시작하기 보다는 그만 두는 것, 즉 빼기와 비움에 방점(傍點)을 찍고 있다는데 가르침이 있습니다.
치열한 기업 생존 환경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위상을 지키며 살아 남은 일류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일류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비결은 ‘버림’에 있었습니다. 즉, 장수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흑자사업을 버린 기업도 있었고, 심지어 주력사업이나 모태(母胎)사업을 버린 기업도 있었습니다.
미국 기업 GE는 20세기 후반, 잭 웰치가 최고경영자였던 시기에 150개가 넘는 사업 분야를 12개 사업군(事業群)으로 줄여버렸습니다. 그 결과, 그가 재임하던 20년 동안 매출이 270억 달러(1981년)에서 1259억 달러(2001년)로 늘어났고, 주가는 40배 이상 뛰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GE는 또 다시 버리기에 들어가 전체 수익의 55%를 차지하던 금융 부문을 매각 또는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실행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설립한 애플사에서 쫓겨났다가 복귀한 뒤 맨 처음 시도한 것은 새로운 제품을 추가하는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제품을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십개에 달하던 애플 제품을 최고 사양(仕樣) 등 단 4가지 상품으로 압축해 버립니다. 이렇듯이 선택과 집중으로 다 죽어가던 애플을 살려낸 후 세계 최고의 회사로 변모시켰습니다.
세계 최고의 조각가로 추앙받는 미켈란젤로가 불후의 작품인 '다비드(다윗) 상'을 처음 세상에 내놓았을 때 보는 사람들마다 일제히 탄성을 쏟아냈습니다. 사람들은 그에게 어떻게 그토록 훌륭한 조각품을 만들수 있었냐고 물었지요. 미켈란젤로의 대답은 오늘까지도 명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비드는 이미 그 돌 안에 있었고 나는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했을 뿐이오."
개인이건 기업이건 많이 버는 것도 필요하지만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용을 줄이는 노력은 어려울 때 이겨내는 강한 체질을 만듭니다. 사람도 불필요한 살을 빼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고, 몸에 이로운 보약보다는 몸에 해로운 음식을 삼가는게 먼저입니다. 운동은 힘이 들어가야 잘 될 것 같지만 힘을 빼야 잘 된다고 합니다. 노래도 힘이 들어가면 듣기가 거북합니다. 가수들은 힘을 빼고 고음을 냅니다.
오늘의 본문(生事事生, 省事事省)은 단순하고 간결한 삶을 살아가라고 권고합니다. 삶의 여정에서 '보탬'을 욕망하는 대신, 덜어내라고 조언합니다. 행복은 욕망을 채우려 하기보다는 욕심을 버리는데서 그 모습이 나타납니다. 먼저 비움이 있어야 행복의 채움이 쉬워집니다. 미국 문학의 고전인 '월든'에서 헨리 소로우(1817~1862)는 말합니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여러분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그러나 우리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연인처럼 비바람 맞으며 거친 밥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기 보다는 더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법을 익힌다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하루에 오만 가지 생각으로 백 가지, 천 가지 하는 일 중에서 두 가지나 세 가지 만이라도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 회문(回文)
오늘 학습 본문인 生事事生, 省事事生(생사사생, 생사사생)은 바로 읽으나 거꾸로 읽으나 똑같이 읽혀집니다. 이처럼 앞에서 부터 읽으나 뒤에서 부터 읽으나 똑같은 숫자나 단어, 문장을 회문(回文)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나 <별똥별>은 회문이지만 <바가지>는 회문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숫자 34543은 회문(回文)이지만, 34567은 회문이 아닙니다.
▶ 우리말 회문(예)
- 아 좋다 좋아
- 다들 잠들다
- 색갈은 짙은 갈색
- 다시 합창합시다
- 다시 올 이월이 윤이월이올시다
(질문)
세 글자로 된 우리 말 회문(回文)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예; 토마토, 별똥별,아시아 등 )
회원님들께서 한 가지 이상의 3글자 회문을 댓글로 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 기간: 5월8일~5월14일
- 댓글을 쓰신 회원님께는 향후의 정규 학습시간에 상품을 드립니다.
- 우리말 3글자 회문은 제법 많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찾아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 영어 회문(예)
- Level(수준)
- Eye(눈)
- Madam(마담)
- Borrow or rob?(빌릴까,훔칠까?)
- Now I won(내가 이겼다)
▶ 회문 숫자 만드는 법: 회문수는 대칭수(對稱數)라고도 부릅니다. 대칭수를 만드는 신기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숫자를 아무거나 선택합니다.
2. 그 수를 거꾸로 뒤집어 원래 수에 더합니다.
3. 두 수를 더한 결과가 대칭수가 아니라면, 2번 과정을 다시 여러번이라도 되풀이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 숫자를 아무거나 선택합니다. ->136을 선택함
2. 그 수를 거꾸로 뒤집어 원래 수에 더합니다. ->136+631=767(대칭수가 됨)
예를 하나 더 들어 보겠습니다.
1. 숫자를 아무거나 선택합니다. ->48을 선택함
2. 그 수를 거꾸로 뒤집어 원래 수에 더합니다. ->48+84=132(대칭수가 아님)
3. 두 수를 더한 결과가 대칭수가 아니라면, 2번 과정을 다시 되풀이합니다. -> 132+231=363(대칭수 임)
4. 만약 위의 3번에서도 안 된다면 3번 수를 거꾸로 해서 3번 수와 더 하세요.
★ 회원님들께서도 대칭수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숫자 196을 제외한 모든 숫자가 가능합니다)
▶ 회문시(回文詩)
회문시는 시를 첫머리나 뒤에서부터 거꾸로 읽어도 의미가 통하고 시법(詩法)에도 어긋나지 않게 지은 한시를 말합니다. 바둑판처럼 글자를 배열하여 중앙으로부터 선회하면서 읽어도 뜻이 통하는 것도 있습니다. .
회문시는 진(晋)나라 이후에 유행을 이루었고,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회문시가 유행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규보(李奎報)는 21수나 되는 많은 회문시를 지었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김시습의 <춘하추동사절시 春夏秋冬四節詩> 4수가 유명했답니다. 시문의 내용은 생략합니다.
- 1행과7행, 2행과 6행, 3행과5행, 4행은 자체로 회문, 그리고 대각선으로 회문 -
★★ 5월은 무슨 날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오늘(5.8: 어버이날)은 더 특별합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세요.
▷ https://vimeo.com/210603299 / 엄마가 딸에게(양희은과 악동뮤지션)
▷ https://www.youtube.com/watch?v=2EajzOKxpHE&app=desktop / 어머니 마음(양주동 시, 이흥렬 곡)
▷ (엄마의 밥상) https://www.youtube.com/watch?v=qhxUUXyocCU
★★★ 지난 5월 6일부터 용인시 17개 공공 도서관이 일부 시설을 개방하였습니다. 저도 중앙도서관에서 필요한 몇 권의 책을 빌렸습니다. 점차적으로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 시설들의 개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네요. 우리 동아리 모임도 머지 않아 대면(對面) 학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끝)
※ 후기(後記) :
오늘(8일) 오후 6시, 이태원 클럽 방문 관련, 용인 관내 코로나 감염증 발생에 따라 다시 도서관 시설을 폐쇄, 휴관을 연장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시청 교육실 사용도 차분히 기다리는 방법 밖에 도리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