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인(忍)
아래는 오늘(5.12)의 학습 본문으로 계성편(戒性篇) 2조(條)의 문구입니다. 동아리 교재 58페이지에 있습니다.
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인일시지분, 면백일지우)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날의 근심을 면한다."
그렇습니다. "참으면 근심이 없어지고, 참을 인(忍)자 3번이면 살인을 면한다."고 했습니다. 참아야 할 때 참지 않으면 오랫동안 폐해가 남습니다. 어떤 행동을 ‘참느냐, 참지 못하느냐?’에 따라 행복(幸福)과 불행(不幸)이 결정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오늘은 참을 인(忍)자를 바탕으로 행복으로 가는 길을 살펴 봅니다.
▣ 자원(字源) 풀이
忍자는 ‘참다’나 ‘잔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인(忍_자는 刃(칼날 인)과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刃(칼날 인)자는 刀(칼 도)자의 날 부분에 점을 찍은 것으로 ‘(칼이)날카롭다’는 뜻을 갖고 있지요. 이렇게 날카로운 칼날을 뜻하는 刃자에 心자를 결합한 忍자는 ‘칼날의 아픔을 견디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심장을 찌를 듯이 아픈 감정을 인내하고 견뎌야 한다는 것이 바로 忍자의 참뜻입니다.
▣ 무엇을 참아야 하나요?
불교의 가르침 중에 2인(二忍)이 있습니다. 2인(二忍)은 생인(生忍)과 법인(法忍)의 두 가지로 구별됩니다. 생인(生忍)은 남이 나를 무시하고 욕하며, 때리고 해롭게 해도 성내지 않고 잘 참는 것이며, 법인(法忍)은 생로병사에 수반되는 추위, 더위, 굶주림, 희노애락과 같은 모든 인욕(人慾)을 공(空)으로 인식하여 번민이나 원망하지 않고 잘 참아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문의 인일시지분(忍一時之忿)은 생인(生忍)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왜 참아야 하나요?
▶ 인중유복(忍中有福) : 인중유복(忍中有福)은 참는 가운데 복이 갓든다는 뜻입니다. 우리 나라 가정의 가훈(家訓)에는 유독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많습니다.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지요.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방법을 알려주는 고사성어에 '서인자일백(書忍字一百)'이 있습니다. 당나라 장공예(張公藝)가 '참을 忍(인) 글자를 백번 썼다'는 뜻으로 가정(家庭)의 화목(和睦)은 참는데 있다는 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 단톡방에서 소개한 아래 글에 담겨 있으니 살펴보기 바랍니다.
https://www.iheadlin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33
위 고사와 관련돤 아래 얘기도 흥미를 가질 만 합니다.
(경주 양동마을 서백당 이야기) https://yahoe.tistory.com/1309
참는 능력은 가정 뿐만 아니라 나라의 지도자에게도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춘추시대의 진문공(晉文公)은 참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는 긴 세월 동안 망명 생활을 하면서 온갖 풍상을 겪었지요. 망명생활 중 구걸하는 처지가 되었을 때 어떤 농부가 밥이 아닌 흙덩이를 던지며 조롱했습니다. 진문공은 화를 내는 대신에 절하며 흙 한 덩이를 더 청합니다. 흙은 모욕이 아니라 영토를 의미하는 축복이라고 오히려 감사를 전합니다. 결국 그는 19년 유랑 후인 62세에 군주가 되고 오패(五覇)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 무인유화(無忍有禍) : 무인유화(無忍有禍)는 참지 않으면 재앙이 따른다는 말입니다. 기독교 성경에서 최초의 분노자는 아담의 첫 아들인 가인이었습니다. 아담의 첫 아들인 가인(Cain)과 둘째 아들인 아벨(Abel)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데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제사만을 받으십니다. 가인은 자기의 제물이 거절을 당하게 되자 질투와 분을 참지 못하여 동생 아벨을 돌로 쳐서 죽이는 대죄(大罪)를 범합니다. 참지 못함으로 생긴 비극이었고 그는 벌을 받습니다.
하루 아침의 분노로 몸을 잃고 인생을 망치는 사례로는 삼국지의 장비(張飛) 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도원결의(桃園結義)로 맺은 형제였던 관우(關羽)를 잃은 슬픔과 분노를 참지 못하여 매일 술을 폭음하고 병사들을 혹독하게 다루다가 부하에게 허무하게 살해를 당하고 맙니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요즘에는 사람들이 별것 아닌 사소한 것에도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순간의 화(火)를 참지 못해 재산이나 인명에 위해(危害)를 끼치는 일이 빈번하게 매스컴에 오르내립니다. 참지 못해서 개인은 불행으로 빠지고, 사회적 비용은 커져갑니다. .
▣ 어떻게 참을 수 있나요?
사람은 타인의 무시, 비난이나 불공정함, 압력 등을 느낄 때 분노합니다. 분노는 어떤 측면에서 자연스러우며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노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분노를 삭히거나 삼켜버리면 나중에 홧병(火病)이 되기 쉽습니다. 분노의 조절, 분노의 관리, 분노의 다스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분노 절제는 동서고금에 사람을 보는 중요 포인트였습니다. 공자(孔子)는 제자 안연(顔淵)을 "불천노, 불이과(不遷怒, 不貳過), 분노를 옮기지 않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그의 인성(人性)을 칭찬했습니다. 유대인의 ‘탈무드’에선 사람의 평가 기준으로 3소, 즉 카소(분노 관리), 키소(금전 관리), 코소(음주습관을 통한 자기 관리)를 열거합니다. 분노 관리를 사람됨의 중요 요소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전문가들은 분노 조절을 위한 방법으로 분노유발 상황의 통제, 비난이나 공격에 대한 열려진 인식, 역지사지(易地思之), 명상(冥想), 경구(警句) 활용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에 인(忍)과 관련된 경구(警句)를 발췌(拔萃)했습니다. 화가 날때 한 번쯤 떠올리면 자기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옳다면 화낼 이유가 없고, 내가 옳지 않다면 화낼 자격이 없다.” (간디)
“화를 낼 줄 모르는 사람은 바보,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현인이다.”(영국 속담)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에베소서)
“분을 쉽게 내는 자는 다툼을 일으켜도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시비를 그치게 하느니라.”(잠언)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언)
“모든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다: 百行之本 忍之爲上”(대학)
“분노에 집착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던지기 위해 뜨거운 숯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에 데는 것은 너 자신이다.(부처)
“영어의 '화(anger)'와 '위험(danger)'은 알파벳 하나 차이다.”(틱낫한)
“힘과 아량은 동반관계이다.”(칼릴 지브란)
"화가 나서 한번 치받으려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행복할까?"(제가수행자)
명심보감 청주본(淸州本)에는 오늘 본문의 '인일시지분(忍一時之忿)'의 '분(忿)' 대신에 '기(氣)'를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기(氣)는 기운, 기분, 혈기의 기(氣)를 뜻합니다. 최근 일시적인 기분을 참지 못한 일부 사람들이 클럽 등을 방문하고 그로 인해 촉발된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사회적인 공분(公憤)과 염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참아야 할 것은 분노 만이 아닙니다. 기운, 혈기도 참아야 할 상황이 있습니다. 때로는 적절치 않은 개인의 욕구 충족 행동이 오랜 근심과 커다란 폐해를 일으킵니다. 언제나 삼가고 자중자애(自重自愛)해야 하는 까닭입니다.(끝)
(2022.7.22)
-> 오이코스 말씀묵상 - 2022년 7월 22일(금)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