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14)의 학습은 성심상(省心上)편 38조(條)로 본문과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본문 풀이
黃金(황금)이 未是貴(미시귀)요 安樂(안락)이 値錢多(치전다)니라.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고, 안락(安樂)이 돈보다 더 가치가 있느니라."
黃金未是貴(황금미시귀)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다
○ 黃金(황금) 돈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
○ 未(아닐 미) 아니다, 아직 ~못하다
○ 是(이 시/옳을 시) 이것, 이에, 옳다, 바르다, ~은 ~이다
安樂値錢多(안락치전다) 안락의 가치가 돈보다 더 많다
○ 安(편안할 안) 편안하다, 즐기다
○ 値(값 치) 값, 가치가 있다
○ 値錢多(치전다)는 치다전(値多錢)이 도치된 것으로 보아서 '값어치가 돈 보다 많다'로 해석
위 본문 구절은 북송(北宋)의 소강절(邵康節)의 시(詩)에서 나온 것으로 돈과 재물보다 마음의 평안과 즐거움이 귀중하다는 가르침입니다. 사업이나 재물은 수단이고 안락과 행복이 목적이라면 이미 누리고 있는 행복을 희생하며 재물을 추구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겠지요.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들이 다반사(茶飯事)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황금과 안락, 즉 돈과 행복의 관계를 살펴 보겠습니다.
▣ 돈과 행복
공산주의 사상가인 '칼 맑스’는 그의 저서에서 “돈은 신(神)도 못 하는 일을 해낸다”고 쓰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갖는 위력을 잘 나타낸 말이죠. 그렇다면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될수록 더 행복할까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는 이러한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는데요. "돈으로 침대를 살 수는 있어도 단잠을 살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돈을 많이 번다고 불행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돈을 가지고 있어야 원하는 것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기다리던 월급날이 오면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기 마련이죠. 따라서 소득과 행복은 어느 정도 정비례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이 많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연구로는 '이스털린의 역설(Esterlin’s Paradox)'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사학자 이스털린은 1인당 소득이 증가할수록 어느 수준까지는 행복감이 높아지지만 그 이후에는 소득과 행복감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행복은 왜 돈에 비례하지 않을까요?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버팔로 대학교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팀의 연구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2,5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참가자일수록 더 많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돈을 성공과 동일시하는 사람일수록 경제적인 성공을 달성하기 위한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이런 압박감으로 인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 소홀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미국 퍼듀대학교의 연구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얼마나 많은 돈이 개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평균을 내보면 1인 기준 연 소득이 약 9만 5,000달러(한화 약 1억 원)일 때 행복 지수가 최고점을 찍고, 소득이 9만 5,000달러를 초과하면 오히려 삶의 행복 지수가 떨어진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연구팀은 일정 소득을 초과하면 오히려 행복 지수가 떨어지는 이유를 ‘사회적 비교’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돈은 인간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지만, 욕구의 최고점에 도달한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얻으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집착하게 된다고 본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스스로 불만족을 느끼고 행복 지수가 낮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상의 몇몇 연구 결과들을 통해 우리는 부를 통해 얻는 행복에는 한계점이 있다는 것과 개인 소득이 일정 수준(예컨데 연간 1억원)일 때 행복감이 정점에 오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연구의 결과들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중노동이나 과로(過勞)도 문제지만 무사안일(無事安逸)도 행복감을 빼앗거나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일에서 성과를 올리고, 개인적인 시간도 여유있게 확보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입니다. 어느 한가지라도 문제가 있다면 해결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일에서 의미와 재미를 찾는 방법을 발견하고 주어진 개인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 행복과 시간 관리
여러분은 더 많은 자유시간과 더 많은 돈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캐나다 연구진이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람들은 과연 돈과 시간 중 무엇이 더 소중하다고 대답했을까요? 간단한 질문을 통해서 짐작해 볼 수 있는데요.
캐나다의 연구진이 4600여명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월급은 높지만 근무시간이 긴 직장과 월급은 적지만 근무시간이 짧은 직장. 그리고, 비싸긴 하지만 회사와 가까운 집과 훨씬 저렴한 대신 통근시간이 길어지는 집 중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돈이냐 시간이냐를 선택하라는 이 질문에 82퍼센트의 사람들이 선택한 건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더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은 현재 느끼는 행복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습니다. 돈보다 시간을 선택했던 사람들은 질문 전 행해졌던 행복도 측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사람들이었죠. 연구진은 돈보다 ‘자신을 위한 자유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지면 삶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돈을 포기하고 얻게 된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면 행복과 더 가까워질까요? 영국에서, 2만 명의 일상생활을 분석해 그 답을 내놓았습니다. 자유시간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는 ‘서른 세 가지 활동’ 이 있는데 그 중 몇가지만 보겠습니다.
1위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십 (14.2%)이었습니다. 그리고, 극장을 가거나 공연 보기 (9.2%), 운동하기 (8.12% ), 텃밭 가꾸기( 7.83% ), 노래 부르기 (6.95%) 등도 상위권에 꼽혔죠. 자녀와 놀거나 (4.1%) 반려동물과 노는 활동(3.63%)도 시간을 행복하게 활용하는 확실한 활동으로 꼽혔습니다. 반면, 잠을 자거나 인터넷을 하고, 문자 메시지를 하는 것은 행복에 기여하는 정도가 작았죠.
위의 설명 내용은 아래 동영상에 있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news.ebs.co.kr/ebsnews/allView/10485992/N
행복과 긍정심리학의 대가(大家)인 류보머스키(Sonja Lyubomirsky) 교수는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연습과 훈련으로 체력을 단련하듯이 행복감을 일으키는 생각과 행동을 연습하고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녀는 행복감을 높이고 유지하는 12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각자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꾸준히 실천하도록 권고합니다. 그녀의 저서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에서 소개한 12가지 연습 항목과 간단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목표에 헌신하기: 나에게 의미있는 1~3개의 목표를 정해서 그것을 추구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② 몰입 체험을 늘리기: 가정이나 직장에서 자기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도전적이면서 열중하게 만드는 체험을 늘린다
③ 삶의 기쁨을 음미하기: 생각, 작문, 그림 또는 다른 사람과의 나눔을 통해 삶의 순간적인 즐거움과 경이에 유심히 주의를 기울이고 기쁨을 되새긴다.
④ 감사를 표현하기: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로 인해서 받은 축복을 헤아리며, 감사를 마음과 말(또는글)로 표현하거나 전달한다.
⑤ 낙관주의를 기르기: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미래를 상상해보고 일기에 적는다. 또는 모든 상황의 밝은 면을 보는 습관을 기른다.
⑥ 사회적 비교를 하지 않기: 다른 사람과 자기를 비교하는 빈도를 줄인다.
⑦ 친절을 실천하기: 지인(知人)이든 낯선 사람이든, 직접적으로든 익명(匿名)으로든, 즉흥적으로든 계획적으로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한다.
⑧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기: 관계 강화가 필요한 상대를 선택해서 그것을 치유하고 확인하고 즐기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⑨ 대응전략을 개발하기: 최근에 겪은 스트레스, 역경, 정신적 외상을 견디고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한다.
⑩ 용서를 배우기: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잘못을 했던 사람을 향한 분노와 원한을 내려 놓으려고 노력하며, 그 사실을 글로 쓰거나 편지에 적는다.
⑪ 종교생활과 영성훈련을 하기: 교회, 성당, 또는 절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거나 영성을 다루는 책을 읽고 묵상한다.
⑫ 몸을 보살피기: 신체적인 활동(운동, 등산 등), 명상, 미소 짓기, 웃기를 실천한다.
"즐거워서 피리를 부는 것이 아니라 피리를 불면 즐거워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현재에 감사하면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라는 말도 있지요. 자신의 지나온 경험을 통해서 돈이 들지 않거나 적게 들었지만 행복을 느꼈던 기억들을 소환(召還)하십시요. 그리고 위에서 소개하는 여러 방법 중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들을 생활의 시간 속에 담아 실천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돈과 상관없이 행복한 웃음꽃이 자주 피게 될 것입니다.
▣ 행복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행복과 관련하여 피하고 싶지만 자주 접하는 국제적 통계가 있습니다. 세계 하위권을 맴도는 '대한민국 행복지수'도 그렇지만 특히 '노인 자살률 세계 1위'와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가 그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청소년, 청년 자살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한국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수많은 잠재력을 품고 있는 청소년, 청년의 자살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미래’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청소년 관련하여 관심을 갖게 되는 또 다른 통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흥사단(興士團)이라는 민간 단체가 있는데요. 1913년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 선생께서 창립한 민족운동 단체지요. 이 단체에서 2013년 이후 2년 간격으로 <한국청소년 정직지수>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조사내용 중에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라는 설문 항목이 있습니다.
2019년도의 조사결과 위 문항에 대하여 초등 23%, 중등 42%, 고등 57%가 괜찮다는 응답을 하였습니다. 초등생보다는 중학생이, 중학생 보다는 고교생의 동의(同意) 비울이 확연히 높아집니다. 나이가 많아지고 사회경험이 쌓여 가면서 윤리의식보다는 물질주의에 빠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더구나 2013년 이후의 조사결과를 보면 해가 갈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지는데 아래는 위 질문에 대한 초중고 학생들의 연도별 응답 결과입니다.
- 초등 : 16%('13)→15%('15)→21%('17)→23%('19)
- 중등 : 33%('13)→37%('15)→39%('17)→42%('19)
- 고등 : 47%('13)→56%('15)→55%('17)→57%('19)
※ 위 조사와 관련된 2019년도의 상세 내용과 결과를 보려면 아래 주소를 클릭하기 바랍니다.
www.nw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415#0AHI
필자는 앞에서 인용된 통계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 자리잡은 황금만능, 출세지상 주의가 노인과 중장년은 물론 청소년까지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지요. 아래 동영상이 안타까운 우리 현실이 왜 생기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은 대부분 가정과 사회가 제공합니다. 청소년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사회를 배우고, 사회의 여러 현상을 목격하면서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터득해 갑니다. 입버릇처럼 행복하지 않다는 부모를 보고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법과 정의가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보고 배금주의에 오염됩니다.
위에서 소개한 류보머스키 교수는 “행복이란 50%는 유전적 요인, 10%는 환경에 좌우되지만 40%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40%의 노력이 10%의 환경을 극복하고, 50%의 유전적 요인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발상을 전환하고 가정과 학교, 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의 교육은 미래의 성공과 출세를 위해 학창시절의 행복을 포기하는 선우후락(先憂後樂)형 교육이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할 때 공부가 더 잘되고 성장과 성격 발달이 촉진되며 좋은 인간관계가 만들어집니다. 행복은 능력이고 습관입니다. 국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배우듯이, 체육시간에 몸을 단련하듯이 어릴 때부터 행복 능력을 가르치고 훈련해야 합니다. 행복 학습시간을 별도로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정의 모든 어른들이 행복한 행동을 하고, 행복을 앞장서서 연습해야 합니다.
- 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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