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잠비아 북부의 고산지대 화전민 부족인 바벰바(Babemba)족 사회에는 범죄 행위가 극히 드물다. 왜 높은 학력과 경제력이 높은 수준의 나라보다 범죄가 현저히 적을까요? 어쩌다 죄짓는 사람이 생기면 그들은 선진국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해결한다. 정말 기발하고 멋들어진 방법으로 그 죄를 다스린다.
부족 중 한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그를 마을 한복판 광장에 데려다 세운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일을 중단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광장에 모여들어 죄인을 중심으로 큰 원을 이루어 둘러선다.그리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모두가 들을 수 있는 큰소리로 한마디씩 외친다.
그 외치는 말의 내용은 죄를 지어 가운데 선 사람이 과거에 했던 잘한 일들이다. 그의 장점, 선행, 미담들을 하나하나 열거한다. 마을의 가장 연장자부터 어린아이까지 빠짐없이 말한다. 과장하거나 농담은 일체 금지 된다. 진정성을 가지고 하고 진지하게 그를 칭찬하는 말을 해야 한다.말하자면 판사도 검사도 없고 변호사만 수백 명 모인 법정과 같다.
죄지은 사람을 비난하거나 욕하거나 책망하는 말은 결코 한마디도 해서는 안 되고 꼭 잘한 것만 말하게 되어있다. 몇 시간이고 며칠에 걸쳐서 칭찬의 말을 바닥이 나도록 다 하고 나면 그때부터 축제가 벌어진다. 잘못을 저질렀던 사람이 이 기발한 칭찬의식을 통해 새사람이 되었다고 인정하고 축하하는 잔치를 벌인다. 실제로 이 놀라운 칭찬사워, 칭찬의식은 죄짓고 위축되었던 사람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준다. 진짜 새사람이 되어 모든 이웃의 사랑에 보답하는 생활을 하겠다는 눈물겨운 결심을 하게 만든다. 범죄 행위에 대한 이 기발한 처리 방식 덕분에 범죄 행위가 거의 없어 이런 행사를 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칭찬은 사람을 선하게 만들어 선순환 사회를 만들고 정죄는 그를 악한 사람으로 만들어 잘못된 악순환이 계속되게 만든다. 아프리카 속담처럼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범죄가 일어났을때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모두가 나서 칭찬 사워를 시켜 준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리라고 본다.
바벰바족은 미개 부족이라 하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 존중은 최상위 선진국보다 수준이 높다. 바벰바족이야말로 전 마을 주민이 칭찬박사인셈이다. 나는 전주민이 칭찬박사가 되는 지자체를 꿈꿔본다. 전 학생과 교직원이 칭찬박사가 되는 학교도 꿈꿔본다. 전 사원이 칭찬박사가 되는 꿈, 전가족이 칭찬박사가 되는 꿈, 전교인이 칭찬박사가 되는 꿈을 가져본다. 여러 정치인들이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떤가요? 여전히 사람보다 돈, 일이 우선이다. 하지만 바벰바족은 범죄를 저지른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아니 전 마을 주민이 칭찬박사로 살기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을 한복판으로 모인다. 바벰바족이야말로 훌륭한 인성의 소유자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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