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歌

바람 타고, 물결 건너, 마음으로

efootprint 2020. 5. 20. 10:11

봄의 소리/ 로버트 브라우닝

때는 봄

봄날은 아침

아침은 일곱 시

언덕에는 진주 이슬

종달새 높이 날고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팽이 오르고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니

세상은 두루 평화롭구나

 

로버트 브라우닝 (Robert Browning) 영국(1812.5.7 - 1889.12.12)

 

 

기탄잘리20/ 타고르

연꽃이 피는 날이면,

아, 내 마음은 헤매였고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내 바구니는 텅 빈 채 꽃은 보지도 못하였습니다.

 

오직 슬픔만이 때때로 이마음에 밀려오면

나는 꿈에서 깨어

남풍에 말려오는 야릇한 향기의

달콤한 흔적을 느꼈습니다.

 

그 어렴풋한 감미로움에

내 가슴은 그리움으로 설레고

여름의 뜨거운 숨결이

그 절정에 이르려 하였습니다.

 

그 꽃이 그렇게 가까이 있고

또 그것이 바로 내 것이며

이 완벽한 향기가 진정

내 가슴의 한 복판에 피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라빈 드라나드 타고르(Rabindrahath Tagore), 인도(1861.5.7~1941.8.7)

 

낙엽/ 레미 드 구르몽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를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 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레미 드구르몽(Remy de Gourment) 프랑스1889~1914)

www.youtube.com/watch?v=wjJ0etJOvcE

오크 나무/ 알프레드 테니슨 The Oak/ Alfred Tennyson

 

일생을 살라 Live thy life

젊은이 늙은이여 Young and old

저 오크나무 같이 Like yon oak

 

봄에는 찬란히 Bright in spring

산 금으로 Living gold

 

여름엔 풍성하게 Summer-rich

그 다음엔, 그리고 Then: and then

 

가을답게 변하여 Autumn-changed

은근한 빛을 가진 Soberer-hued

금으로 다시 Gold again

 

모든 그의 잎은 떨어졌다 All his leaves

끝내 떨어졌다 Fall'n at length,

보라, 그는 우뚝 섰다 Look, he stands

줄기와 가지 뿐 Trunk and bough

적나라한 힘. Naked strength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영국(1809.8.6~1892.10.6)

두 갈래 길: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난 나그네 몸으로 두길을 다 가볼수 없어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아쉬운 마음으로 그곳에 서서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한쪽 길이 덤불 속으로 감돌아간 끝까지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한참을 그렇게 바라 보았습니다.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그리고는 다른 쪽 길을 택했습니다.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먼저 길에 못지 않게 아름답고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어쩌면 더 나은 듯도 싶었습니다.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사람들은 밟은 흔적은 비슷했지만 풀이 더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기다리는 듯해서였습니다.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그날 아침 두길은 모두 아직 발자국에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더렵혀지지 않은 낙엽에 덮여 있었습니다.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먼저 길은 다른 날로 미루리라 생각했습니다.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 back.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리라 알고 있었지만,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먼먼 훗날 어디에선가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나는 한숨쉬며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어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거이 내 인생을 이처럼
바꿔 놓은 것입니다." 라고...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미국(1875-1963)

편도나무/ 니코스 카잔차키스

 

어느날

편도나무에게 말했네

간절히

온 마음과 기쁨

그리고 믿음으로

편도나무여

나에게 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니?

그러자 편도나무는 활짝

꽃을 피웠네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그리스, 1883.2.18~157.10.26

(고흐, 꽃 피는 아몬드 나무(Almond Blossom), 1890)

만약에 내가/ 에밀리 디킨슨

 

만약에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에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울새 한 마리를

제 둥지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지금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미국(1830.12.10~1886.5.15)

디킨슨은 무엇에도 휩쓸리지 않고 어떤 것에도 자기를 예속시키지 않았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30세 이후 은둔을 시작한 그녀는 흰 옷만 입는다고 해서 '뉴잉글랜드의 수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작품 중에는 냉정하고 고독한 은둔자, 죽음을 주제로 하는 시가 절대적으로 많았는데, 말년에 주변 지인들의 죽음을 경험했던 탓도 배제할 수 없다. 그녀는 시에 대해 "책을 읽다가 온몸이 싸늘해져 어떤 불덩이로도 녹일 수 없게 될 때, 그것이 바로 시다. 머리끝이 곤두서면 그것이 바로 시다. 나는 오직 그런 방법으로 시를 본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한번 말해보라."라고 했다. 그녀의 묘비명은 "called back.(돌아오라는 부름을 받았다)"으로 단순하면서 피할 수 없는 문장이다.

인생의 성공/ 랄프 왈도 에머슨

내가 한 때 이 곳에서 살았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 지는 것

 

그것이 바로 당신의진정한

인생의 성공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미국(1803.5.25~1882.4.27)

미국 사상가 겸 시인. 자연과의 접촉에서 고독과 희열을 발견하고 자연의 효용으로서 실리(實利)·미(美)·언어(言語)·훈련(訓練)의 4종을 제시했다. 정신을 물질보다도 중시하고 직관에 의하여 진리를 알고, 자아의 소리와 진리를 깨달으며, 논리적인 모순을 관대히 보는 신비적 이상주의였다. 주요 저서에는《자연론》,《대표적 위인론》등이 있다.

청춘/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 있는 정열을 가리킨다。

인생이란 깊은샘의 신선함을 이르는 말이다 。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
때로는 20세에 청년보다는 6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영혼이 주름진다 。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돼버린다 。

 

8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속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는 '무선 우체국'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격려,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

영감이 끊기고, 영혼이 비난의 눈으로 덮이며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20세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 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

그 짙은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꿈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줌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아이들이 호두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 맞추어 주는 것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독일(1875.12.4~1926.12.29)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드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Do Dance, like nobody is watching you
Do Love, like you never get hurt.
Do sing, like nobody is listening to you.
Do work, like you don't need money
Do live, like you day is your last.

알프레드 디 수자(Alfred D. Souza) 미국(?)

 

취하라/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이것만이 문제다.

어깨를 짓누르고 그대의 허리를 땅으로 굽히게 하는

시간의 끔찍한 중압을 느끼지 않으려면

노상 취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무엇으로냐고?

술에건, 시에건, 혹은 도덕이건, 당신의 취향에 따라. 다만 취하기만 하라.

그리하여 당신이 때로 고궁의 계단이나 도랑의 푸른 잔디 위에서

또는 당신 방의 삭막한 고독 속에서

당신이 깨어나 취기가 이미 덜하거나 가셨거든 물어 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벽시계에서,

달아나는 모든 것에게, 울부짖는 모든 것에게,

구르는 모든 것에게,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물어보라.

지금 몇 시냐고.

그러면 바람은, 물결은, 별은, 새는, 벽시계는 대답하리라.

지금은 취할 시간이다!

당신이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취하라.

노상 취해 있으라! 술에건, 시에건, 혹은 도덕이건, 당신의 취향에 따라.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Charles Pierre Baudelaire) vmfkdtm(1821.4.9~1867.8.31)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알렉산드로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은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고야 말리니

 

알렉사드로 푸쉬킨[Aleksandr Sergeevich Pushkin] - 러시아의 국민 시인이자 소설가

 

시인이 된다는 것은/ 밀란 쿤데라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 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

왜냐하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게 어린애처럼 작은 구구단곱셈 속에서

영원히 머뭇거리게 될지도 모르게 때문이지

시인이 된다는 것은

늘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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