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생각'하기 마지막 연재글입니다.
3. 공통점과 차이점
세상에는 법칙이 참 많습니다. 이 글에서의 법칙이란 규범이나 실정법(law)으로서의 법칙이 아니라 자연과 사회현상에서 반복적,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규칙성(common rule)을 의미합니다. 우리 말의 두음법칙으로부터 플레밍 왼손의 법칙, 80:20의 법칙, 하인리히 법칙 등 과학은 물론 생활, 문화에 이르기까지 법칙이 넘쳐 납니다. 법칙을 모르면 때로는 바보가 되고, 법칙을 거스르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법칙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법칙 중에 '안나 카레리나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에서 연유된 것으로 이 소설의 첫 구절은 이렇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안나 카레리나의 법칙으로 보면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행복한 가정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모두 엇비슷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행복한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구별해내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다른 예를 한가지 더 들어 보겠습니다. 발간 이래 최근까지도 스테디 셀러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책자 중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이 있습니다. 대학교수, 기업인, 컨설턴트로 명성이 높았던 스티븐 코비가 남긴 책이지요. 그는 이 책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법칙, 즉 공통점을 '습관'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7가지로 정리하였고, 뛰어난 설득술과 사업 수완을 통해 성공을 욕망하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절문근사(切問近思)! 간절히 묻고, 가까운 것을 들어서 생각하라는 가르침(명심보감 근학편)입니다. 높고 먼 이야기보다 우리 가까운 곳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 보겠습니다. 라면 요리를 파는 가계를 예로 들어 보지요. 어떤 라면집이 장사가 잘 안되어 해결책을 찾아보는 문제입니다.
먼저 이미 알고 있는 장사가 잘되는 라면 가게집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다음에는 라면집 경영에 관계되는 구성요소를 찾는 겁니다. 구성요소 혹은 속성(屬性)은 앞서의 생각하는 방법 중의 분해(分解)에서 이미 검토한 바 있습니다.
라면가게 경영을 입력(Input) - 처리과정(Process) - 출력(Output)으로 나누고 그것들을 다시 라면 종류 및 품질, 가격, 실내 분위기, 청결도, 종업원 친절도, 주문에서 계산까지의 절차 등으로 세분합니다. 그리고 세분화된 속성들 중에서 중요 요소를 선별하여 아래와 같은 비교표를 만들어 봅니다.
<표 5.1> 라면집 비교표
비교표가 만들어지면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한 후 개선 방안을 만들고, 비용, 시간 등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실행합니다. 어느 정도 기간이 경과한 후 다시 비교를 해보는 식으로 라면집 경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입니다.
★ 그리고 !!!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는 ①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과 같은 문제의 해결 만이 아니라 ②복잡하게 흩어져 있는 것들을 정리하거나 ③새로운 관점을 내세울 경우에 요긴하게 쓰이는 방법입니다.
앞서의 '생각'을 '생각'한다 (1)에서 4가지 사물(사과, 감자, 고구마, 바나나)을 두 가지 집단으로 분류하는 문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댓글로 답하신 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과+바나나 : 감자+고구마 -> 열매 : 채소
2) 사과+바나나 : 감자 + 고구마 -> 지상 : 지하
3) 사과+바나나 : 감자 + 고구마 -> 손녀가 좋아하는 것 : 내가 좋아하는 간식 (남들이 보지 못한 새로운 관점이네요)
그빆에도 아래와 같은 분류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4) 사과+바나나 : 감자+고구마 -> 기호(嗜好) 식품 : 구황(救荒) 식품
5) 감자+사과 : 고구마+바나나 -> 이름이 2글자 : 이름이 3글자
5) 바나나 : 감자+사과+고구마 -> 영어식 이름 : 영어식 이름이 아닌 것
6) 감자 : 사과+고구마+바나나 -> 이름에 받침 있음 : 받침 없음
7) 감자 : 사과+고구마+바나나 -> 조리 후에 취식 가능 : 생(生)으로 취식 가능
그 밖에도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분류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처럼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분류하는 방식을 한편으로는 그룹핑(grouping)이라고 합니다. 그룹핑을 하게 되면 구성 요소간의 관계 및 전체와 부분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룹핑은 3월 이후의 정기 강좌에서 시간이 허락되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생각'을 '생각'하기, 5차례의 연재를 마칩니다.
학습 노트에 나와 있는 愼思之(신사지)를 생활 문제와 관련히여 설명 드린다는 것이 장황한 설명이 된 것 같습니다. 생소한 내용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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