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3.11)은 ’흙의 날’ 입니다 그런데 왜 3월 11일이 ‘흙의 날’이 되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이 글의 후반부에 설명 드리기로 하고 우선 ‘흙’과 관련된 한자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성경 창세기에는 인간의 시조인 아담을 흙으로 만들었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사람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다소 철학적인 명제도 있고요. 그리고 신토불이(身土不二 : 우리의 몸과 살고 있는 땅과 흙은 하나)라는 표현도 자주 듣고 있는 말입니다.
이처럼 흙은 인간과 가까이 있고 우리의 삶과 밀착되어 있기에 관련된 한자도 굉장히 많습니다. 아래에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자원(字源) 풀이
土자는 상형문자(象形文字)로 ‘흙’이나 ‘토양’, ‘땅’,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土자의 갑골문을 보면 평지 위로 둥근 것이 올라온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흙을 표현한 것이지요. 흙을 표현하기 위해 지면 위로 흙덩어리가 뭉쳐있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土자는 흙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흙과 연관되거나 ‘장소’, ‘육지’와 관련된 뜻을 갖게 되는것이 보통입니다.
■ 土(흙 토)를 품고 있는 한자들
▶ 흙의 형태를 나타내는 한자
▶ 흙으로 만든 것들을 나타내는 한자
• 塔(탑 탑) (흙으로 만든) 탑 à 土(흙 토) + 荅(대답 답)
▶ 땅과 관련된 한자
▶ 땅위에 거주를 나타내는 한자
▶ 땅 위의 터를 나타내는 한자
▶ 땅의 경계를 나타내는 한자
▶ 땅 아래에 만들거나 묻음을 나타내는 한자
* 墳(동그랗고 불룩하게 솟은 무덤), 墓(납작한 무덤), 塚(옛 무덤중 규모가 크지만 주인을 알 수 없는 무덤)
▶ 기타
■ ‘흙의 날’
그런데 왜 3월 11일이 ‘흙의 날’이 되었을까요?
날씨가 풀리는3월이 되면 한해 농사를 시작합니다. 3월은 그래서 농업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또한 흙은 농사에서 중요합니다. 작물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곳이 흙이요, 땅입니다.
그런데 3월 중에서도 11일이 ‘흙의 날’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3월의 3은 천(天)지(地)인(人)의 3원(三元)과 농업농촌농민의 3농(三農)을 의미하며, 11일의 11은 한자 흙 토(土)자를 분해한 윗 부분의 십(十)과 아랫부분의 일(一)을 뜻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토월토일(土月土日)인 11월11일은’농민의 날’이라고 하네요.
■ 흙은 너무나 소중하다
흙은 인간에게 없어서 안 될 존재입니다. 홍수조절, 대기 정화, 기후 순화 등 흙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녔습니다.
우리가 먹는 식품의 95%는 흙에서 온 것입니다. 흙은 농사와 식품 뿐 아니라 의약품, 화장품, 건축자재 등으로 쓰이며 삶의 질을 높여 줍니다. 흙을 만물의 어머니라고 표현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흙을 이용해 치료한 사례들도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출처: <토양의 다양한 기능>,농촌진흥청
비옥한 토양이 인류의 문명을 피워냈건만 도시화된 문명은 흙을 홀대하고 있습니다. 길은 시멘트로 덮여지고 사방의 토지(土地)는 투자와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되고 말았습니다.
“흙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광복절 노래의 첫 시작입니다. 선조 대대로 5천년 삶의 터전이었고 미래가 걸려 있는 희망의 존재가 흙이고 땅입니다.
흙의 고마움을 새기고, 흙과 공존하는 삶을 살기 위해 가끔은 맨발로 땅도 밟고 맨손으로 흙을 만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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