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7)은 가을의 문턱을 알리는 입추(立秋)입니다. 그동안 24절기를 정리할 기회를 찾지 못했는데 차제(此際)에 관련된 얘기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오늘의 본문인 성심 하(省心 下)편 6조에 대한 풀이는 이 글의 마지막에 싣겠습니다.
▣ 24절기의 유래
절기(節氣)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한 해를 스물 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이 되는 것 ②한 해 가운데에 어떤 일을 하기에 좋은 시기나 때(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24절기는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3천여년 전인 주(周)나라 때 만들어졌습니다. 절기의 명칭도 당시 화북(華北) 지방의 기상 상태를 기준으로 정해졌지요. 24절기를 만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농경사회에선 기후가 절대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즉 24절기는 처음부터 농사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시작은 언제일까요?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정확한 국내 도입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를 기록한 문헌에도 24절기에 관한 내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간엔 고려 후기 문집류에 다수 실린 것으로 보아, 그 시기에는 이미 널리 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먼저 알아둘 것은 24절기는 음력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래 전부터 써왔기 때문에 음력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도는 길인 황도(黃道)를 따라 15도씩 이동할 때마다 나타나는 변화를 24개로 구분한 것이지요. (15도 × 24개 = 360도)
본래는 양력과 상관없이 만들어졌지만,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탓에 결과적으로 양력의 날짜와 맞춰지게 됩니다. 달력을 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옵니다. 이처럼 절기와 절기 사이는 대부분 15일이며, 경우에 따라 14일이나 16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형이어서 태양을 15°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 24절기의 내용
24절기는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에 각각 여섯 개씩 자리 잡고 있으며, 각각의 절기는 앞뒤 절기와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1년을 이룹니다.
▶ 봄의 절기
♠ 입춘(立春) - 양력 2월 4일 또는 2월 5일입니다.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서 봄의 시작이긴 하지만 양력으로는 2월 초라 아직 추위가 강합니다. 근래에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과 같은 입춘축(立春祝)을 붙이는 가정이 있을 뿐, 그 절일(節日)로서의 기능이 퇴색되고 있습니다.
※ 24절기의 시작을 입춘(立春)이 아닌 동지(冬至)로 보는 주장도 있습니다.
♠ 우수(雨水) - 양력 2월 18일 또는 2월 19일입니다. 우수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로,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을 맞게 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 봄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경칩(驚蟄) - 양력 3월 5일 또는 3월 6일입니다. 옛 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개구리와 벌레들이 잠에서 깨어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경칩이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이므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의미합니다. 또한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 춘분(春分) - 양력 3월 21일 전후에 옵니다. 이때부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춘분을 전후해서 봄보리를 갈았고, 담을 고치고 들나물도 캐어먹었습니다. 왕조실록에는 춘분을 기준으로 조석 두끼를 먹던 밥을 세끼로 먹기 시작하고, 추분(秋分)이 되면 다시 세끼밥을 두끼로 줄여 양식을 아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 청명(淸明) - 양력 4월 4일 또는 4월 5일입니다. 청명은 '봄빛이 완연하고 공기가 깨끗해지기 시작하는 때'란 의미로, 봄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 입니다. 식목일과 겹치는 경우도 흔하고 보통 한식(寒食)과 같은 날이거나 하루 전이어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와 같은 서로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의 속담도 생겼습니다.
♠ 곡우(穀雨) - 양력 4월 19일 또는 4월 20일입니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입니다. 곡우가 되면 농사에 가장 중요한 볍씨를 담근 후 볍씨를 담아두었던 가마니를 솔가지로 덮어 두었습니다.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거나 만지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아 그 해 농사를 망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 여름의 절기
♠ 입하(立夏) - 양력 5월 4일 또는 5월 5일입니다. 7번째 절기로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시기입니다. 입하가 되면 봄기운은 사라지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가득하며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리고,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라고, 보리이삭들이 패기 시작합니다.
♠ 소만(小滿) - 양력 5월 20일 또는 5월 21일입니다.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무렵에는 한창 모내기 준비에 바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식물들도 점차 성장을 시작하기 때문에 점차 여름 기분이 납니다.
♠ 망종(芒種) - 양력 6월 5일 또는 6월 6일입니다. 망종이라는 명칭은 벼, 보리 같이 까끄라기(=수염)가 있는 곡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망종 무렵에는 모내기와 보리베기가 겹치므로 “발등에 오줌 싼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일년 중 제일 바쁜 시기입니다.
♠ 하지(夏至) - 양력 6월 20일 또는 6월 21일입니다. 일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이 가장 긴 시기입니다. 장마와 가뭄 대비를 해야 하기때문에 역시 바쁜 시기에 해당되지요. 농촌에서는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데, 예부터 3~4년에 한 번씩 가뭄이 와서 조정과 민간을 막론하고 기우제가 성행했습니다.
♠ 소서(小暑) - 양력 7월 6일 또는 7월 7일입니다. 작은 더위라는 의미로 이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됩니다 이 시기는 여름 장마철로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립니다. 예전에는 이때쯤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낸 모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논매기를 시작 하였습니다.
♠ 대서(大暑) - 양력 7월 22일 또는 7월 23일입니다. 이 시기는 대개 중복(中伏) 이후로 불볕더위, 찜통더위를 겪습니다. "염소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나올 정도로 더위가 심하여 예부터 삼복더위를 피해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계곡을 찾아가서 보냈습니다. 때때로 이 무렵 장마전선이 늦게까지 한반도에 동서로 걸쳐있어 큰 비가 내리기도 합니다.
▶ 가을의 절기
♠ 입추(立秋) - 양력 8월 6일 또는 8월 7일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입추가 지난 뒤에는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입추에 하늘이 청명하면 만곡(萬穀)이 풍년이라고 여겼고, 입추날 비가 조금만 내리면 길하고 반대로 많이 내린다면 벼가 상한다고 여겼습니다.
♠ 처서(處暑) - 양력 8월 22일 또는 8월 23일입니다. 처서란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여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지고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농사철 중에 비교적 한가한 때입니다
♠ 백로(白露) - 양력 9월 7일 또는 9월 8일입니다. 백로는 '이슬 로(露)'자를 써서,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치는 등 가을 기운이 완전히 나타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로 무렵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기도 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이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 추분(秋分) - 양력 9월 22일 또는 9월 23일입니다. 16번째 절기로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되는 때입니다. 추분과 춘분은 모두 밤낮의 길이가 같은 시기지만 추분엔 아직 남아 있는 여름의 열기 때문에 춘분때의 기온보다 약 10도 정도가 높은 편입니다.
♠ 한로(寒露) - 양력 10월 8~9일 무렵입니다. 한로는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으로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이지요.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으로 가장 바쁠 때입니다.
♠ 상강(霜降) - 양력 10월 22일 또는 10월 23일입니다. 상강은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림을 뜻합니다. 댜개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고 밤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를 내리게 됩니다. 이때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고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의 계절로 농사력으로는 추수를 마무리하고 겨울맞이를 서둘러야 하는 때입니다.
▶ 겨울의 절기
♠ 입동(立冬) - 양력 11월 6일 또는 11월 7일입니다. 겨울의 시작으로 이 때가 지나면 배추가 얼어붙고 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입동을 전후해서 김장을 담습니다만 요즘엔 김장철이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땅 속에 굴을 파고 숨고, 산야에는 나뭇잎이 떨어지고 풀들도 마릅니다.
♠ 소설(小雪) - 양력 11월 21일 또는 11월 22일입니다.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하며, 날씨가 급강하하는 계절입니다. 소설 즈음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가 추워지는데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습니다. 농사철은 지났지만 월동 준비를 위한 여러 가지 잔일이 많은 시기입니다.
♠ 대설(大雪) - 양력 12월 6일 또는 12월 7일입니다.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론 이날 눈이 많이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설은 농사일이 한가한 시기이며, 동시에 가을 동안 수확한 피땀 어린 곡식들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풍성한 시기입니다.
♠ 동지(冬至) - 양력 12월 21일 또는 12월 22일 입니다. 동지는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며 . 팥죽을 먹는 풍습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동짓날이 되면 백성들은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겼고, 일가친척이나 이웃간에는 서로 화합하고 어려운 일은 서로 마음을 열고 풀어 해결하였습니다.
♠ 소한(小寒) - 양력 1월 5일 또는 1월 6일입니다. 작은 추위라는 뜻입니다. 이름으로는 대한(大寒) 때가 더 추운 것 같지만 소한이 더 추워서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민가(民家)에서는 혹한을 대비해 먹을거리와 땔감 등을 넉넉히 마련해 두어야 했습니다.
♠ 대한(大寒) - 양력 1월 20일 또는 1월 21일입니다. '큰 추위’라는 뜻의 대한(大寒)은 24절기의 매듭을 짓는 절후입니다.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순 으로 갈수록 추워집니다. 이름으로는 대한이 가장 추운듯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소한 무렵이 가장 춥습니다.
※ 24 절기표(요약)
▣ 24 절기가 아닌 것
24절기가 아닌데도 24절기로 잘못 알고 있는 명절이나 속절(俗節)이 의외로 꽤 많습니다. 24절기가 음력이 아니듯이 단오·한식·대보름·삼복 등도 24절기가 아닙니다. 24절기가 아니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날들을 알아 보겠습니다.
♠ 설날은 한 해의 시작인 음력 1월 1일을 일컫는 순수한 우리 말입니다. 설날을 원일(元日)·원단(元旦)·연두(年頭) 등으로도 부르는데 모두 한 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입니다. 또한 신일(愼日)·달도(怛忉)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근신하고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입니다. 이밖에 설을 양력인 1월 1일 신정(新正)의 상대적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라고도 부릅니다.
♠ 정월(正月) 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으로 음력 1월 15일에 지내는 명절입니다. 예전의 이 날은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설날만큼 비중이 컸습니다. <한국의 세시풍속>을 보면, 12개월 동안 세시풍속행사 총건수는 189건이고, 그 중 대보름날 하루에 관계된 항목은 40여건으로 이 하루의 행사가 5분의 1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한식(寒食)은 양력으로는 4월5일 또는 6일에 해당하며 동지로부터 105일 째의 날입니다.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에 해당하며 조상에게 성묘를 하는풍습과 찬 음식을 먹는 풍습이 전해 옵니다.
♠ 단오(端午)는 음력 5월5일에 해당하며 설날,추석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명절에 속합니다. 수릿날 또는 천중절(天中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관련 풍습으로는 창포물에 머리감기, 그네뛰기, 씨름,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 부채 선물하기 등이 있습니다. 강릉(江陵)의 단오제가 유명합니다.
♠ 초복(初伏)은 삼복(三伏)의 하나로 여름의 시초를 의미하며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초복 날짜는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입니다. 경일이란 음력 간지(干支)에서 10간인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중 일곱 째인 경(庚)에 해당하는 날을 뜻합니다.
♠ 중복(中伏)은 삼복(三伏)의 두 번째로 더위가 절정으로 치달아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입니다. 중복 날은 하지(夏至)로부터 네 번째 경일(庚日)로 초복 후의 10일째 날입니다. 중복을 비롯한 삼복에는 더위를 이기는 기운을 채우기 위해 삼계탕 등의 각종 보양식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 말복(末伏)은 삼복의 마지막으로 더위의 끝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말복은 입추 이후의 경일(庚日)로 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초복과 중복, 말복은 10일 간격이지만 때에 따라 중복과 말복이 20일 간격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삼복(三伏)에 대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 http://blog.daum.net/footprint/296 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 유두절(流頭節)은 음력 6월 15일에 해당하며 ’유둣날’이라고도 부릅니다. 유두(流頭)란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의 준말에서 생긴 것입니다. 유두절에 시내나 폭포에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으면 질병을 물리치고 더위를 이겨낸다고 하지만 요즘에는 그 관습이 거의 잊혀지고 있습니다.
♠ 칠석(七夕)은 음력 7월 7일에 해당합니다. 전설 속의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1년에 한 번 만나는 날로 이때 까치와 까마귀가 날개를 펴서 다리를 놓아 둘이 만나도록 하는데 이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에는 호박이 잘 열고, 오이와 참외가 많이 나올 때이므로 민간에서는 호박부침을 만들어 칠성님께 빌었다고 합니다.
♠ 추석(秋夕)은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말로서 연중 으뜸가는 명절입니다.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추석은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등으로도 불립니다.
※ 24 절기가 아닌 것(요약)
▣ 24절기를 노래로 배우기
24절기를 무작정 외우려면 쉽지 않습니다. 현대인들에게는 절기 개념이 익숙하지 않아 외워도 곧 잊어 버리고 말지요. 자료를 검색하다 보니 24절기를 암기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노래를 부르며 기억하는 것으로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흥미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24절기 명칭 전부를 1절에 담아 부르기
○ 동요 '구슬비'의 멜로디에 맞춰 '입춘'부터 대한'까지 차례대로 부르며 외우는 방법입니다.
○ 4분음표(♩)와 8분음표(♪)는 모두 한 글자, 점4분음표(♩.)는 두 글자를 배정하였습니다.
▶ 24절기의 의마와 명칭을 연결하여 6절로 나눠 부르기
○ 위에 소개한 동요 '구슬비'의 멜로디에 맞춰 아래의 가사내용을 차례대로 부르며 외우는 방법입니다.
1. 따뜻한 봄 시작되는 입-춘 / 얼음 녹고 새싹 트는 우-수 / 겨을잠에 깨-어 나는 경-칩 / 낮과 밤의 길이 같은 춘-분
2. 맑은 바람 불어와서 청-명 / 봄비 내려 곡식 크는 곡~우/ 여름 시작 되-는 입-하 / 여름 기운 차오른다 소-만
3. 곡식 익어 수염 깎는 망-종 / 낮 시간이 가장 길다 하-지 / 작은 더위 시-작 되는 소-서 / 1년 중에 가장 더운 대-서
4. 더위 가고 가을 시작 입-추 / 남은 더위 물리치자 처-서 / 이슬 내려 가-을 왔네 백-로 / 가을 한가운데 나눠 추-분
5. 찬이슬이 맺힌다고 한-로 / 서리 내려 싸늘하다 상-강 / 추운 겨울 시-작 된다 입-동 / 적은 눈 내리기 시작 소-설
6. 큰눈 내려 겨울 왔네 대-설 / 낮은 짧고 밤은 길다 동-지 / 가장 추운 날-씨 시작 소-한 / 1년 중에 가장 추운 대-한
▣ 맺는 말
지구의 기후 변화로 24절기가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최근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가 아니라,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또 가장 추운 절기는 대한(大寒)이 아닌 소한(小寒)입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오래 전 농경사회가 남긴 24절기를 오늘에 살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24절기는 오늘의 관점으로 보면 기후지리의 사용설명서이기 때문입니다. 24절기는 환경의 변화를 미리 알려주는 변화안내자이자 그에 대처하는 인간의 행동을 가르쳐 주는 친절한 교사였습니다. 더불어 그안에는 천체의 원리를 담은 우주과학과 인간의 행동규범을 만들어내는 사회과학의 원형까지 담겨 있습니다.
옛말에 어린아이를 가리켜 철부지라 불렀습니다. 이는 어린아이들이 24절기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절기를 모르면 상황 파악이 안 됩니다. 의사결정에 오판이 일어나고 실수가 잦아집니다. 절기의 의미가 약해지곤 있지만 절기의 사고방식을 잊고 사는 철부지가 돼선 안되겠습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으니 때를 잃지 않고, 때를 알며, 때에 맞추어야 하겠습니다. 나아갈 때를 알고, 멈출 때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 글 마침
※ 추가(2022.2.4) 24절기(경희서당)
▣ 본문 풀이
아래는 오늘의 학습 내용인 성심 하(省心 下)편 6조의 본문과 풀이입니다.
許敬宗曰(허경종왈) 春雨如膏(춘우여고)나 行人(행인)은 惡其泥濘(오기이녕)하고 秋月揚輝(추월양휘)나 盜者(도자)는 憎其照鑑(증기조감)이니라.
허경종이 말하였다 “봄비는 마치 귀한 기름과 같지만 길 가는 사람은 질퍽질퍽한 진창이라고 싫어하고, 가을 달은 밝게 빛나지만 도둑은 거울처럼 밝게 비춘다고 미워한다.”
○ 許敬宗(허경종) 당(唐) 나라 때 정치가
○ 膏(기름 고) 기름
○ 惡(악할 악, 미워할 오) 악하다, 나쁘다, 미워하다, 싫어하다.
○ 泥濘(이녕) 진창, 땅이 질어서 질퍽질퍽하게 된 곳
○ 揚輝(양휘) 들어서 빛냄, 밝게 비추다
○ 憎(미울 증) 밉다, 미워하다
○ 鑑(거울 감) 거울, 빛, 비추다 , 살펴보다
春雨如膏 行人 惡其泥濘(춘우여고 행인오기이녕)
○ 春雨如膏(춘우여고)는 봄비가 만물을 소생시킴으로 마치 살찌게 만드는 기름과 같다고 함
○ 行人(행인)은 길가는 사람
○ 惡其泥濘(악기이녕)의 其(기)는 봄비를 가리킴
○ 泥濘(이녕)은 봄비로 인해 길이 진창이 된 것을 말함
秋月揚輝 盜者 憎其照鑑(추월양휘 도자 증기조감)
○ 秋月揚輝(추월양휘)는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의 시(詩)인 "가을 달이 밝은 빛을 비추네(秋月揚明輝)"에서 인용한 것임
○ 憎其照鑑(증기조감)의 기(其)는추월(秋月)을 가리킴.
○ 조감(照鑑)은 휘영청 밝은 달빛이 도둑을 거울에 비추듯이 환하게 드러냄을 뜻함
여러분은 '十' 라는 표지(標識)를 볼 때 무엇이 떠오릅니까? 사람들은 같은 것을 보더라도 서로 다르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똑같은 '十' 기호인데 한자인 '十(열 십)'으로 보기도 하고, 숫자 계산식의 더하기(=plus) 기호로 보기도 합니다. 교회의 십자가나 병원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십자 못이나 드라이버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농부들은 봄비를 간절히 기다리지만 행사나 관광 중인 사람은 봄비를 꺼리고 원망합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가을밤의 밝은 달은 정감(情感)의 대상이지만 도둑에게는 사업(?)의 방해물일 뿐입니다.
오늘 본문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가치와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전해 줍니다. 그렇다라도 아전인수(我田引水) 대신에 역지사지(易地思之)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나만 바라보면 세상이 모두 적군이 되고 나를 벗어나면 세상이 다 내 편이 될 수 있습니다.
- 了(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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