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동네글방(火金通信)

세상에 공짜는 없다

efootprint 2020. 8. 14. 11:49

오늘(8.14) 학습은 성심하(省心 下)편 16조(條)로 본문과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본문 풀이

蘇東坡曰(소동파왈) 無故而得千金(무고이득천금)이면 不有大福(불유대복)이요 必有大禍(필유대화)이니라.

소동파가 말하였다. “아무 이유 없이 천금을 얻었다면 큰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큰 재앙이 있을 것이다.”

○ 蘇東坡(소동파)  이름은 식(軾), 동파(東坡)는 호, 북송(北宋)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 그의 시 〈적벽부(赤壁賦)〉가 유명함

○ 故(연고 고) 사유. 이유

無故(무고) ①아무런 연고가 없음 ②아무 사고 없이 퍙안함. 이 글에서는 '까닭없다. 이유없다'의 뜻으로 사용

千金(천금) 많은 돈이나 귀중한 물건, 비싼 값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본문의 취지는 정당한 이유 없이 생긴 재물은 오히려 큰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책(警責)한 것입니다. 별다른 까닭 없이 갑자기 많은 재화가 생기는 것은 어느 경우일까요? 쉽게 생각나는 것은 재산 상속이나 관리의 부정부패 그리고 로또(복권), 카지노가 있네요. 그러나 소동파가 살던 시대에는 당연히 로또나 카지노는 없없습니다. 오늘은 유산 상속과 부정부패와 관련된 얘기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 최고의 유산

 

♠ 언제부터인지 죄없는 수저들이 금수저, 흙수저라는 이름으로 매스컴 등에 자주 소환되기 시작하더군요. 바로 수저계급론입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사회계층을 결정한다는 자조적(自嘲的)인 표현입니다. 금수저를 부러워하고 흙수저임을 탄식하는 글들이 넘쳐납니다. 물려줄 것이 많지 않은 부모 세대들은 죄인 마냥 숨죽이며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수저는 항상 행복하고 흙수저는 끝내 불행할까요? 

 

재벌가의 유산 상속은 자주 분쟁으로 나타나고 시정(市井)을 떠들석하게 만듭니다. 형제자매끼리 다투고 송사로 이어집니다. 유산 다툼은 재벌가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일반인들도 많지 않은 재산상속 문제로 동기간同氣間)들이 얼굴을 붉히며 인연을 끊고 살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모두가 땀흘리지 않고 얻는 공짜 돈이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부모가 피땀흘려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을 뭐라 할 수 없습니다. 자식들이 떵떵거리며 살 수 있으면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쪼들리며 살게 하고 싶은 부모는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들이 물려준 재산이 자녀들을 갈라 놓거나 그들의 심신을 망치는데 쉽게 써진다면 뜻밖에 주어진 물질적 유산은 오늘 본문처럼 복이 아니라 큰 재앙이 되고 맙니다.    

 

♠ 그렇다면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준 유산이 축복이 되게 히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명심보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보겠습니다. 훈자편(訓子篇) 3조(條)의 가르침입니다.

黃金滿籝, 不如敎子一經(황금만영, 불여교자일경). 賜子千金, 不如敎子一藝(사자천금, 불여교자일예)

 “황금이 상자에 가득하다고 해도 자식에게 한 권의 경서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 자식에게 천금의 돈을 물려준다고 해도 자식에게 한 가지 기술을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

 

위 구절에서는 물질적 유산이 아니라 사람 노릇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제 밥벌이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시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듯이 잡은 생선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선 잡는 방법을 가르치라는 것이지요.   

 

계선편(繼善篇) 6조(條)에는 더 깊이 생각할 만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積金以遺子孫, 未必子孫, 能盡守(적금이유자손, 미필자손, 능진수). 積書以遺子孫, 未必子孫, 能盡讀(적서이유자손, 미필자손, 능진독). 如積陰德於冥冥之中(불여적음덕어명명지중), 以爲子孫之計也(이위자손지계야).

돈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킬 수는 없으며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는다고 볼 수 없다. 남모르는 가운데 음덕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책으로 삼는 것만 못하느니라.”

 

자손의 미래를 계획한다면 금전과 서책을 쌓아서 물려주려고 하기보다는 음덕을 쌓아서 물려주라는 것입니다. 옛적 현인(賢人)과 성인(聖人)들도 자손들을 위해 마땅히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물을 쌓아 자손들에게 물려주는데 온힘을 쏟을 때 그들은 자신의 자손들에게 덕(德)과 예(禮)를 남겨주고 염치와 검소함을 물려주었습니다.

 

♠ 옛날이나 오늘이나 부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은 되었을지 몰라도 존경의 대상이 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부자들 중에도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 없지는 않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경주 최부자집입니다. 아래는 최부자집 육훈(六訓)입니다.

 

 1.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2. 만석 이상의 재산은 모으지 말라.
 3.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4.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5.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6. 며느리에게 3년간 무명옷을 입혀라.

 

- 최부자집의 육훈(六訓)과 육연(六然) -

 

100년 기업이 쉽지 않고 부자가 3대를 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식이나 후손들에게 재산만을 유산으로 남겨준 결과가 아닐까요? 경주 최부자집이 3대를 넘어 13대까지 이어오는 숨은 비결은 단순한 재산상속을 넘어 참된 부자에 대한 가문의 철학과 육훈과 같은 무형적 가르침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 것입니다.

 

♠ 유대인들은 13세가 되면 ‘바르 미츠바’라는 성인식을 치릅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중요한 의식으로 이날 부모와 하객들은 세 가지를 선물합니다. 토라와 손목시계, 축의금이 그것입니다. 토라는 유태교의 경전이니 유태인으로서의 정통성을 지키라는 뜻입니다. 시계는 시간의 소중함을 새기라는 뜻이지요. 축하금은 중산층 기준으로 약 4~5천만원을 줍니다.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 건 축의금인데 아이는 그 돈을 어떻게 운용할지 발표를 하고, 하객들과 경제 이슈 등에 대하여 이야기도 나눕니다. 이 돈을 종잣돈으로 아이는 학업을 마친 후의 밑천으로 활용하고 실물경제에 대한 감각까지 익히게 됩니다. 성인식을 통해 유태인들은 그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모두 담긴 유산을  물려주는 셈입니다.

 

♠ 미국의 저명한 뇌 과학자 존 메디나 박사가 강연 때마다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이를 하버드대학에 보내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메디나 박사가 내놓는 답은 늘 한결같습니다. “집에 가서 배우자에게 잘해 주세요.” 이렇게  메디나 박사가 다소 엉뚱하게 보이는 대답을 하는 것은 뇌의 작용 때문입니다.

 

부모 사이가 좋아야 아이들의 뇌가 건강하게 발달하고 그래야 공부도 잘 되고, 또래 관계도 원만해서 행복한 인생을 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자식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배우고 성장합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유산은 물질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이쯤에서 제 자신과 회원님들께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물질적인 재화를 제외하고)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최고의 유산은 무엇입니까?

(물질적인 재화를 제외하고)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최고의 유산은 무엇입니까?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성실근면한 생활 습관을 떠올리는 분도 있고, 부부간 애정이나 온화한 성품, 종교에 대한 믿음이나 이웃 사랑, 신체적 건강, 공부하는 태도를 꼽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레포트를 보니 자기성찰력, 긍정마인드, 행복을 찾는 눈, 몰입의 기쁨, 만족지연 능력, 인간 친화력, 생각의 자유를 꼽았습니다. 

 

필자는 바라건데 '동네글방' 회원님들께서 물질적으로도 많은 유산을 자녀들에게 상속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빼놓아서 안 되는 것은 바로 앞에서 꼽은 최고의 유산을 반드시 물려주는 것입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많은 물질적 유산을 주지 못하더라도 최고의 유산을 자녀에게 확실히 물려준다면 그 자녀는 정신적, 정서적으로는 금수저입니다.

 

▣ 우리가 꿈꾸는 문화국가

화제를 바꾸기 위해 오늘의 본문을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蘇東坡曰(소동파왈) 無故而得千金(무고이득천금)이면 不有大福(불유대복)이요 必有大禍(필유대화)이니라.

소동파가 말하였다. “아무 이유 없이 천금을 얻었다면 큰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큰 재앙이 있을 것이다.”

 

♠ 오늘 본문의 말을 가장 크게 새겨들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다름 아니라 관직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공직자가 아무 이유 없이 천금을 얻었다면 그것은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재물일 수 밖에 없겠지요. 이유 없는 천금을 바람은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성경은 "욕심은 죄를 낳고, 죄는 사망을 낳는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공복(公僕)인 관리가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蓄財)를 하게 되면 작게는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고 크게는 멸문(滅門)을 넘어 망국(亡國)의 재앙까지 입히게 됩니다. 이렇기에 현명한 사람들은 벼슬길에 오르면 이유 없이 재물이 생기는 일을 경계하였습니다. 또한 나라마다 동서고금을 통해 부패척결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해 왔습니다.

 

♠ 명심보감 역시 직(職)을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유없이 공짜로 받게 되는 천금을 멀리 하라고 여러 구절을 통해 알려줍니다. 아래에 몇가지를 옮깁니다.

 

爲政之要曰, 公與淸(위정지요왈, 공여청) 成家之道曰, 儉與勤(성가지도왈, 검여근) - 입교편(立敎篇) 2조

“정사를 다스림에 긴요한 것은 (이르되) 공정과 청렴이고, 집안을 이루는 도리는 (이르되) 검소와 근면이다.”

 

治官莫若平(치관막약평), 臨財莫若廉(임재막약렴) - 입교편(立敎篇) 8조

"관리가 다스릴 때에는 공평(公平)만한 것이 없고 재물을 대할 때에는 청렴(淸廉)만한 것이 없다.”

 

甚喜必甚憂(심희필심우), 甚藏必甚亡(심장필심망). - 성심상편(省心上篇) 7조

"기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하게 근심하게 되고, 뇌물을 탐함이 심하면 반드시 심하게 멸망하게 된다."

 

無義錢財湯潑雪(무의전재탕발설), 儻來田地水推沙(당래전지수추사) - 성심상편(省心上篇) 53조

"의롭지 않은 금전과 재물은 끓는 물에 뿌려진 눈이고, 뜻밖에 얻은 논밭은 물에 밀려온 모래나 다름없다."

 

當官之法, 唯有三事(당관지법, 삼유삼사), 曰淸, 曰愼, 曰勤(왈청, 왈신, 왈근). 知此三者, 知所以持身矣(지차삼자, 지소이지신의) - 치정편(治政篇) 3조
“관직에 있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법도는 오직 세 가지가 있을 뿐이다. 청렴함과 신중함과 근면함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를 안다면 관리가 자신을 지키는 몸가짐의 방법을 안다고 할 수 있다.”

 

 

♠ 시대를 넘어 각 나라들은 비리나 부정, 뇌물과의 싸움들을 해왔습니다. 강력한 형법을 시행하고, 경서(經書) 등을 통한 꾸준한 훈육이 있었지만 비리의 역사는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예를들어 조선 (朝鮮) 개국의 주요 명분 중의 하나는 고려(高麗) 왕조의 무능과 부패였습니다. 그런 조선조 역시 개국 초기부터 패망때까지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넘쳐났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뇌물 관련 기록이 총 3,500여 건에 이르는데, 조선시대의 뇌물은 바로 '분경(奔競)'과 함께 했습니다. '분경'이란 분추경리(奔趨競利)의 준말로 벼슬을 얻기 위해 권세가의 집에 분주하게 드나들며 갖은 방법으로 노력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뇌물로 '인사 청탁'을 했다는 겁니다. 뇌물은 보통 은자(은으로 만든 돈)나 토지문서, 노비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개고기, 잡채, 더덕과 같은 특이한 뇌물도 있었습니다.

 

♠ 물론 조선시대의 관리들이 모두 이유 없는 천금, 즉 뇌물을 밝혔던 것은 아닙니다. 황희(黃喜), 맹사성(孟思誠), 이원익(李元翼) 등으로 대표되는 청백리(淸白吏)도 있었습니다. 청백리는 깨끗한 공직자를 지칭하는 말이며 유교문화권에서 가장 이상적인 관료의 모습입니다. 청백리는 조선왕조를 통해 총 217명이 배출되었는데 탐관오리에 비해 숫자가 너무 미미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청백리제도를 두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1981년 청백리상 제도를 제정하여, 국가에 대한 충성과 청렴, 정직한 공직자상을 권장하고 있지요. 대상은 현직자, 퇴직자, 직급에 관계없으며, 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 정부투자기관 등 공무원 신분에 준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3월은 코로나 와중이었지만 밖으로부터  기분 좋은 뉴스가 들려 왔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가 역대 최고로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9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 한국이 100점 만점에 59점을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 점수를 나타내었고 순위도 2017년 51위에서 2019년 39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이런 결과를 낳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2016년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가장 쉽게 변화를 체감할수 있는 곳은 학교입니다. 제가 과문(寡聞)한 탓인지는 모르지만 학교 현장에서 촌지는 사라진것 같습니다. 학교 현장뿐일까요? 우리 공직사회도 청탁, 금품수수 대신에 청렴, 공정문화가 점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입니다.

 

♠ 그러나 아직 크게 우려되는 점도 남아 있습니다. 며칠 전인 지난 8월 11일, 매스컴에 소개된 'OECD 한국경제보고서'는 "하위직 부패는 근절 되었으나 고위층 부패가 여전히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국민이 사회내 부패 심각성을 평가하는 부패인식지수는 OECD 하위권에 해당하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문별 부패통제지수는 Δ기업 경영자에 대한 뇌물수수 Δ사법부 비리 Δ입법부 비리 부문에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국민의 이목은 여전히 뿌리 뽑히지 않은 '사회 최고위층 부패'로 향해 있습니다. 예로부터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 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도 맑아진다라는 뜻이지요. 그동안 개선된 저변의 청렴문화가 윗물 때문에 다시 나빠질까 염려됩니다. 사회 고위층에 대한 더욱 엄격한 감시와 법집행이 필요한 때입니다.

 

겨레의 사표(師表)인  김구(金九) 선생은 일찍이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문화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히셨습니다. 아름다운 나라, 문화국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여러 가지 함의(含意)를 갖고 있겠지요. 필자는 비리와 부정, 뇌물이 발붙이지 못하는 풍토가 아름다운 나라, 문화국가의 기반일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나라는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국가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현재의 39위인 순위를 2022년까지 20위권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네요. 벅찬 계획으로 보이지만 노력이 성공을 거둔다면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나라 , 문화국가로 한걸음 더 나아갈 것입니다.

 

▣ 세상에 공짜는 없다

 

♠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엤날 어떤 임금이 나라 안의 현자(賢者)들을 모아 "백성들에게 귀감(龜鑑)이 될 만한 지혜의 글을  써오라" 명했습니다. 얼마 후에 그 결과를 가져왔는데  12권이나 되는 책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임금은 "바쁜 백성이 언제 이 많은 것을 다 읽을 수 있겠느냐"면서 내용을 줄일 것을 명했습니다. 그래서 줄인 것이 책 한권이었고, 다시 줄여서 한 페이지로, 결국 마지막에는 한줄로 줄였습니다. 그 한줄의 지혜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였습니다.

 

미국의 어느 술집이 장사가 안 되자 저녁에 술을 마시면 다음 날 점심이 공짜라고 선전했습니다. 한산하던 술집은 곧 손님으로 넘쳤습니다. 그렇다면 점심은 정말로 공짜였을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공짜같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날 마신 술값에 이미 다음 날의 점심값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공짜 점심은 없었다" 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공짜에는 그만한 댓가가 있습니다.  

 

♠ 세계인이 존경하는 인물인 간디(Ghandi)는 '사회를 병들게 하는 7가지 악(惡)'을 적시하였습니다. 그의 묘비명에도 이 내용이 새겨져 있습니다.

 1. 원칙 없는 정치 (Politics without principle)
 2. 노동 없는 부 (Wealth without work)
 3. 양심 없는 쾌락 (Pleasure without conscience)
 4. 인격 없는 지식 (Knowleage without character)
 5. 도덕성 없는 상업 (Commerce without morality)
 6. 인간성 없는 과학 (Science without humanity)
 7. 희생 없는 종교 (Worship without sacrifice)

 

7가지 모두가 오늘의 시대상에 대한 경계(警戒)에 해당합니디만 이 글의 주제와 관련해서 두번째의 내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땀과 노력이 들어가지 않은 부(富)는 사회를 쪼개고 병들게 하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까닭 없이 공짜로 천금을 만들어주는 유산 상속에 신중해야 하고, 뇌물 수수와 같은 부정 행위에 엄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오늘은 까닭 없는 천금은 개인이나 가정, 나라에 복이 아니라 재앙임을 배웠습니다. 올바른 삶의 지혜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자녀와 후손에게 물려줄 진정한 유산은 물질을 넘어 정신적, 문화적 유산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은 물론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 하나 만이라도'라는 상하를 가리지 않는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희생 없이 원하는 결과만을 바란다면 그것은 이유 없이 천금을 바라는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땀의 가치를 존중하는 개인들이 사회를 이룰 때 말 그대로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질 것입니다.

 

 - 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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