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동네글방(火金通信)

청렴, 신중, 근면

efootprint 2020. 9. 15. 10:12

오늘(9.15) 학습은 명심보감 열네 번째 가르침인 치정(治政)편 3조(條)입니다. 본문과 풀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 본문과 풀이

 

童蒙訓曰(동몽훈왈) 當官之法(당관지법)에 唯有三事(유유삼사)하니 曰淸(왈청) 曰愼(왈신) 曰勤(왈근)이라 知此三者(지차삼자)면 知所以持身矣(지소이지신의)니라.
『동몽훈』에서 말하였다. “관직을 맡는 법도에 오직 세 가지 힘씀이 있을 뿐이니 청렴함과 신중함과 근면함이다. 이 세 가지를 안다면 (관리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안다고 할 수 있다.”

○ 童蒙訓(동몽훈) 송(宋)나라의 여본중(呂本中)이 지은 아동용 훈육서로 정론(正論)과 격언(格言)이 많이 수록됨

○ 當(마땅 당) 마땅하다, (임무를) 맡다, 담당(擔當)을 뜻함

事(일 사) 일, 섬기다, 전념하다, 직분, 임무

○ 曰(가로 왈) 가로되, 이에, ~라 하다.

   - 曰(가로 왈)은 똑같은 조건의 사물을 열거할 때 쓰이는 말로, 번역할 필요는 없음

○ 所以(소이) 이유, 까닭. 방법

持(가질 지) 가지다, 지키다

 

오늘은 공직자가 힘쓰고 전념해야 할 세가지 법도이자 직분인 청렴, 신중, 근면에 대해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쓴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담긴 내용 등을 참고로 그 뜻을 알아 보겠습니다. 『목민심서』는 다산 정약용 사상의 핵심이 되는 책으로 공직자의 자세와 해야 할일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 선생이 전라도 강진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중에 집필하여 57세(1818년)에 완성했는데, 정약용 사상의 정수를 담은 명저(名著)입니다.

 

<공직자들이 전남 강진에 소재한 다산 교육원에 있는 다산(茶山)

동상 앞에서 '다산정신'을 본받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모습> 

 

▣ 청렴 : 가장 큰 이익을 남기는 사업

 

♠ 공직자의 첫번째 직분(법도)은 淸(맑을 청)으로 청렴(淸廉)입니다.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할 때 인용하는 옛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고사(古事)는 다산이 유배중인 1812년에 영암군수로 부임한 이종영에게 보낸 편지에도 들어 있습니다. 아래는 편지 내용 중의 일부를 옮긴 것입니다.

 

옛날, 중국의 한 현령이 재상 부구옹(浮丘翁)에게 고을을 다스리는 법을 물었다. 답은 ‘청렴할 염(廉)’이었다. 다시 3일간 목욕재계하고 또 물었더니 두 번째 답도 염(廉)이었다. 세 번째 물었는데 또 염(廉)이었다. 부구옹(浮丘翁)은 "청렴함은 밝음을 낳나니(廉生明/ 염생명) 사람이 그 마음을 숨기지 못할 것이요, 청렴함은 위엄을 낳나니(廉生威/ 염생위) 백성들이 모두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요, 청렴함은 곧 강직하게 되니(廉則剛/ 염즉강) 상관이 감히 가벼이 보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데 능히 다스리지 못할 것인가"

 

위 편지에서 다산은 청렴이 바로 공직자의 의무이며, 공직자가 청렴할 때 비로소 공직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다산은 그의 대표 저서인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이 뜻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청렴은 공직자의 본래의 직무로 모든 선(善)의 원천이며,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서 공직자 노릇을 잘할 수 있는 자는 없다. [廉者(염자) 牧之本務(목지본무) 萬善之源(만선지원) 諸德之根(재덕지근) 不廉而能牧者(불염이능목자) 未之有也(미지유야).]"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공직자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왜 청렴하지 못할까요? 그 이유는 사적인 욕심에 있습니다. 탈법(脫法), 위법(違法)과 같은 방법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신은 물론 주변과 나라에까지 위해(危害)를 입히는 것이지요. 다산(茶山)의 말을 빌리면 사람들이 그 지혜가 짧기 때문입니다. 역시 목민심서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그러므로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廉者(염자) 天下之大賈也(천하지대고야) (고) 大貪必廉(대탐필렴) 人之所以不廉者(인지소이불렴자) 其智短也(기지단야)."]라고 했지요.

 

청렴이 왜 큰 장사인지를 알려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사기「순리(循吏) 열전」에 실린 노상기어(魯相嗜魚)의 옛 이야기입니다.  한자로 뜻을 풀면 魯(나라이름 노), 相(서로 상/재상 상), 嗜(좋아할 기), 魚(물고기 어)로 노나라 재상이 물고기를 좋아했다는 뜻입니다. 노상기어에 얽힌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중국 노(魯)나라 재상이었던  공의휴(公儀休)는 생선을 아주 즐겼습니다. 생선을 좋아하는 공의휴가 재상이 되자, 나라 안 사람들이 앞 다투어 생선을 구해 들고 왔습니다. 하지만 공의휴는 이들이 들고 온 단 한 마리의 생선도 받지 않고 돌려보냈지요.

 

보다 못한 재상의 아우가 묻습니다. “너무 유난스럽게 그러실 것까지 있습니까? 무슨 큰 재물이나 보물도 아니고 그저 형님께서 생선을 좋아하신다고 하여 마음써서 가져온 것인데 그냥 받으시지요.”

 

공의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가 생선을 받지 않는 이유는 내가 생선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생선에 불과한 작은 뇌물이라도 받으면 선물한 이들에게 보답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법을 어기게 되고 재상을 그만 둘 수밖에 없게 될 것이야. 그런 신세가 되면 누가 생선을 갖다 주지도 않겠지만, 나 또한 스스로 생선을 사 먹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되고 마는 것이지. 하지만 생선을 받지 않으면 재상 자리에서 쫒겨날 리도 없고, 선물로 생선을 얻지 못한다 해도 내 돈으로 내가 즐기는 생선을 충분히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노나라 재상이 생선을 좋아했다는 노상기어의 고사를 보면 그렇게 좋아하는 생선을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는 길은 뇌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청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 자신의 봉록으로 즐기는 것에 있습니다. 지혜가 높고 사려가 깊은 사람은 욕심이 크므로 청렴한 사람이 되고, 오랫동안 안녕을 누리게 된다는 지혜가 노상기어에 담긴 교훈입니다. 

 

청렴(淸廉)의 반대말은 부패(腐敗)입니다. 청렴과 부패에 관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서 지난 8.14에 잠깐 다룬 바 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세상에 공짜는없다' 글의 후반부에 있습니다.

 

▣ 신중 : 돌다리도 두드려야

 

공직자의 두번째 직분(법도)은 愼(삼갈 신)으로 신중(愼重)입니다. 愼(삼갈 신)자는 ‘삼가다’나 ‘근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愼(신)자는 心(마음 심)자와 眞(참 진)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참됨을 뜻하는 眞(진)자에 마음을 나타내는 心(심)자가 결합한 愼(신)자는 조심스럽게 신에게 제물을 바친다는 의미에서 ‘삼가다’나 ‘근신하다’라는 뜻을 갖습니다.

 

신중(愼重)은 매우 조심스러워 함을 뜻합니다. 돌다리를 만나면 깡총깡총 뛰면서 건너는 사람이 있고, 두드려가며 건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을 할 때 경솔한 사람이 있고, 신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 막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행동을 삼가하여 조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이 일을 할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 바람직한지를 이야기합니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子路)가 자신의 용기 있음을 염두에 두고 공자께 묻습니다. "선생님께서 삼군을 통솔하시게 된다면 누구와 더불어 하시겠습니까?" 공자의 대답입니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맨몸으로 황하를 건너는(暴虎馮河/포호빙하) 사람하고는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다. 모름지기 일을 맡으면 삼가며 주도면밀하게 도모해서 성공 시키는 사람과 함께 할 것이다.(술이편 10장) " 공자는 무모하고 경솔하게 움직이는 제자에게  신중함의 가치를 가르쳤습니다.

공자의 다른 제자인 자장(子張)이 벼슬하는 방법을 또 묻습니다. 공자의 대답입니다. "많이 듣고서 의심나는 것은 빼버리고 그 나머지를 삼가서 말하면 허물이 적어지며, 많이 보고서 위태로운 것을 빼버리고 그 나머지를 삼가서 행하면 후회하는 일이 적어질 것이다(위정 18장)."  역시 관직을 맡을 때에는 신중한 언행이 중요하다는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愼(신)의 더 깊은 뜻은 앞서의 자장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대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빼고 그 다음에 또 삼가하는 것입니다. 의심나는 것과 위태로운 것을 빼고 남은 것 중에서 골라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신(愼)이고 삼가함입니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찾아 보면 '삼가다'의 뜻에 '양(量)이나 횟수를 지나치지 않도록 하다'는 풀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말이 많아지면 실수가 생깁니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다.(多言多敗/ 다언다패)" 라고 경책(警責)합니다. 노자(老子) 또한 도덕경에서 "행동을 신중히 하고 말이 적으면 천하가 칭송한다.(愼行稀言天下誥/ 신행희언천하고)"고 강조합니다.

 

♠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에서는 공직자일수록 혼자 있을 때 더욱 정갈하고 반듯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바로 '신독(愼獨)'입니다. 남이 보고 있을 때는 군자(君子) 시늉이라도 하지만 혼자 있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흩어져 엉뚱한 짓을 저지르기 쉽습니다. 최근 몇년간 사회를 떠들석하게 만든 지도자들의 난행(亂行)이 홀로 있을 때 삼가하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다. 

 

그래서 은밀한 곳보다 눈에 잘 띄는 곳이 없고, 미미한 일보다 분명하게 드러나는 일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에 신중하게 행동한다. [莫見乎隱(막현호은) 莫顯乎微(막현호미) 故君子愼其獨也 (고군자신기독야)/ 중용 제1장]”라고 충고하고, 명심보감에서는 "깊숙한 방에 앉았어도 마치 네거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하라. [坐密室如通衢(좌밀실여통구)/ 존심편, 1조]"고 훈계합니다.

 

다산(茶山)의 남양주에 있는 생가의 서실(書室) 이름은 여유당(與猶堂)입니다. 여유(與猶)는 노자 『도덕경』에 나옵니다. “여[與]여! 겨울에 냇물을 건너는 것처럼 신중하게 하고, 유[猶]여! 사방에서 나를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듯 경계하라.”

내 인격이 언제 가장 잘 보일까요? 혼자 있을 때입니다. 아무도 없을 때 내 모습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삼가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근면 : 모든 것을 이루게 하는 힘

 

공직자의 세번째 직분(법도)은 勤(부지런할 근)으로 근면(勤勉)입니다. 勤(근)자는 ‘부지런하다’나 ‘힘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勤자는 堇(진흙 근)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지요. 堇(근)자는 ‘진흙’이라는 뜻이 있는데 물에 젖은 진흙은 매우 무겁습니다. 이렇게 축축한 땅을 다지려면 몇 배의 힘이 들기에 열심을 내야 합니다. 勤(근)자는 그런 의미에서 ‘부지런하다’나 ‘힘쓰다’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 근면(勤勉)이나 부지런함은 예로부터 공직자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꼽혀 왔습니다. 그런 이유로 동서양 모두에서 여러 가지 격언이나 이야기들이  전해집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먹는다"와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서양의 속담이고, 근면한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쉽고, 나태한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어렵기만 하다"는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의 말입니다,

 

명심보감도 여러 곳에서 근면의 가치를 말합니다.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근면에 달려 있다, [大富由天(대부유천) 小富由勤(소부유근)/ 성심상, 48조]"고 말하고, "부지런함은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다.[勤爲無價之寶(근위무가지보)/ 정기편, 7조]"라고 말하며, "무릇 놀이는 이로움이 없고 오직 근면만이 공이 있다. (凡戱無益(범희무익) 惟勤有功(유근유공)/ 정기편, 20조]"고 이야기합니다.

 

다산(茶山)이 유배생활 10년 째에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그 내용 중에 근(勤)에 대한 것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부지런함이란 무엇인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이며, 아침에 할 일을 저녁때까지 미루지 않는 것이다. 맑은 날에 해야 할 일을 비 오는날까지 끌지 않는 것이며, 아침에 할 일을 저녁때까지 미루지 않는 것이다. 집안 식구들이 한 사람도 놀고 먹는 사람이 없게 하고, 한순간도 게으름이 없는 것을 부지런함이라 한다."

 

♠ 인생재근(人生在勤)은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다"는 뜻이고, 성실재근(成實在勤)은 "성공의 열매는 부지런함 속에 있다"는 말입니다. 근장보졸(勤將補拙)도 있습니다. "서투른 것을 보충하는 데에는 부지런함이 으뜸"임을 뜻하는 말이지요. 큰 재주를 가지지 않았더라도 꾸준히 부지런하면  뛰어난 성과를 낸다는 것입니다.

 

근장보졸(勤將補拙)에 딱 맞는 인물로 조선시대 김득신(金得臣: 1604~1684)이 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우둔하기로 소문이 났습니다. 금방 배운 내용도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려 집안에서는 포기를 했었지요. 김득신은 자신이 머리가 나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남과 비슷해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밤낮으로 책만 읽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 <백이전>은 자그만치 11만번 이상을 읽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서재 이름을 억만재(億萬齊)라고 했는데 , 일만 번 이상 책을 반복해서 읽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입니다. 그는 남들이 몇 번 읽을 때 수백수천 번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는 59세에야 과거애 급제했습니다. 나쁜 머리를 근면과 끈기로서 극복한 그는 최고의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 근면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것이 우리 한국인입니다. 항상 OECD 1위였던 세계 최고의 근로시간은 이제는 멕시코에게 넘겨주었지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로 근로시간 단축의 압력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분들에게 근면을 강조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일 것 같습니다. 대신에 게으르지는 말자는 취지로 지혜의 왕 솔로몬의 훈계를 소개합니다.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 있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 있자 하면 네 빈궁(貧窮)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困乏)이 군사같이 이르리라."(잠언 6: 9~11)

 

 

▣ 맺는 말

필자는 공직자의 세 가지 직분이며 법도인 청(淸)과 신(愼)과 근(勤)을 모두 합한 글자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글자는 아마도 誠(정성 성)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실(誠實)의 誠(성)이요, 충성(忠誠), 열성(熱誠), 정성(精誠)의 誠(성)입니다. 청렴, 신중, 근면한 사람은 성실한 사람이고, 충성하고 열성적이며 정성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성(誠)에 대해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경서는 「중용(中庸)」입니다. 중용 23장에서는 성(誠)에 대해 이렇게 논하고 있습니다.  其次(기차)는 致曲(치곡)이니 曲能有誠(곡능유성)이니 誠則形(성즉형)하고 形則著(형즉저)하고 著則明(저즉명)하고 明則動(명즉동)하고 動則變(동즉명)하고 變則化(변즉화)니 唯天下至誠(유천하지성)이야 爲能化(위능화)니라,

 

위 구절에 담긴 뜻을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모든 일에 항상 곡진(曲盡)함 즉 정성을 다하라. 신독(愼獨) 즉 홀로 있을 때도 삼가하여 성(誠)의 마음과 행함이 한시도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라, 이처럼 성(誠)을 다하면 어느덧 성(誠)의 기운이 몸 안에 쌓이게 되고 쌓인 기운은 몸 밖으로 나타나게 되어 몸의 안과 밖이 모두 성(誠)의 기운으로 빛나게 된다. 또한 성(誠)스러운 언행일체가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본받게 한다. 그러므로 오직 천하(天下)의 지극한 성(誠)만이 능히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즉 지성(至誠)만이 나 자신과 남 그리고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

 

위 내용을 보면 공직자를 포함해서 누구든지 자기 직분을 수행함에 있어서 청렴, 신중, 근면의 자세, 즉 성(誠)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자기를 변화시키고 세상까지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2014년에 개봉됐던 영화 <역린(逆鱗)>에서는 중용 23장의 뜻을 좀 더 쉽고 명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래 풀이는 영화 <역린>에서 중용 23장을 풀어낸 대사(臺詞) 내용입니다. 영화의 해당 장면을 마지막으로 오늘 글을 마칩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 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 영화 <역린> 중에서 : www.youtube.com/watch?v=6pe64hLjkGY

※ 역린(중용 23장) : www.youtube.com/watch?v=Rl1N_MOyV4E

    

 - 글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