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동네글방(火金通信)

빈부귀천(貧富貴賤)의 원인

efootprint 2020. 9. 8. 09:47

오늘(9.8) 학습할 입교(立敎)편 12조(條)는 앞의 11조와 연결된 내용임으로 본문과 풀이를 함께 올립니다. 내용이 많아 낱글자 풀이와 문장분석은 생략합니다. 낱글자 풀이를 포함한 해설을 보시려면 동아리 교재(126~127페이지), 혹은 아래 블로그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http://blog.daum.net/footprint/252

 

▣ 본문과 풀이

 

[11조] 武王(무왕) 問太公曰(문태공왈) 人居世上(인거세상)에 何得貴賤貧富不等(하득귀천빈부부등)고 願聞說之(원문설지)하여 欲知是矣(욕지시의)로다 太公曰(태공왈) 富貴(부귀)는 如聖人之德(여성인지덕)하여 皆由天命(개유천명)이니이다 富者(부자)는 用之有節(용지유절)하고 不富者(불부자)는 家有十盜(가유십도)이니다.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어찌하여 귀천(貴賤)과 빈부(貧富)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입니까? 원하건대 공의 설명을 듣고서 이것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태공이 답하였다. “부귀란 마치 성인의 덕(德)과 같아서 모두 하늘의 뜻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입니다. 부자가 된 사람은 재물을 사용할 때 절약해서 부자가 되지만, 부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집안에 열 가지 도둑이 있어서 부자가 되지 못합니다.”

[12조] 武王曰(무왕왈) 何謂十盜(하위십도)닛고 太公曰(태공왈) 時熟不收(시숙불수)가 爲一盜(위일도)요 收積不了(수적불료)가 爲二盜(위이도)요 無事燃燈寢睡(무사연등침수)가 爲三盜(위삼도)요 慵懶不耕(용라불경)이 爲四盜(위사도)요 不施功力(불시공력)이 爲五盜(위오도)요 專行巧害(전행교해)가 爲六盜(위육도)요 養女太多(양녀태다)가 爲七盜(위칠도)요 晝眠懶起(주면라기)가 爲八盜(위팔도)요 貪酒嗜慾(탐주기욕)이 爲九盜(위구도)요 强行嫉妬(강행질투)가 爲十盜(위십도)니이다.
무왕이 말하였다. “열 가지 도둑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곡식이 무르익어서 거둘 때가 되었는데도 수확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도둑입니다. 수확한 곡식을 쌓아두는 일을 끝마치지 않은 것이 두 번째 도둑입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등불을 밝혀놓은 채 잠이 드는 것이 세 번째 도둑입니다. 게을러서 전답을 경작하지 않은 것이 네 번째 도둑입니다. 공력(功力)을 다해 일하지 않는 것이 다섯 번째 도둑입니다. 오직 교활하고 해로운 일만 일삼는 것이 여섯 번째 도둑입니다. 딸을 너무 많이 낳아 기르는 것이 일곱 번째 도둑입니다. 낮에는 잠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일을 게을리 하는 것이 여덟 번째 도둑입니다. 술을 탐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즐기는 욕심이 아홉 번째 도둑입니다. 다른 사람을 심하게 질투하고 시기하는 것이 열 번째 도둑입니다.”

입교편 11조(條)부터 15조(條)까지는 사람들간에 빈부귀천(貧富貴賤)의 차등이 생기는 이유를 무왕(武王)과 태공(太公)의 대화의 형식을 빌어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중 12조의 내용은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갖는 10가지 요인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 보겠습니다

 

▣ 시간의 가치

 

먼저 프링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1694 ~1778)의 글을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에 등장하는 그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길고도 짧은 것이며, 가장 빠르지만 때로는 너무 느리고, 사람들이 가장 소홀히 하면서도 너무나 아쉬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치가 없는 모든 것들을 망각 속으로 묻어 버리지만, 진실로 위대한 행동을 영원히 빛나도록 합니다.

그것은 바로 ( ? )입니다.

위 괄호에 들어갈 단어는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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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바로 "시간"입니다.

 

<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지속, 1931. 뉴욕현대미술관 >

 

입교(立敎)편 12조(條)의 빈부의 차등이 생기는 10가지 이유를 압축하면 필자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정확이 말한다면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부자가 되고, 시간 도둑질을 하거나 당한 사람은 가난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에 해당하는 본문 내용을 다시 보겠습니다.

時熟不收(시숙불수)가 爲一盜(위일도)요 : 익은 곡식을 때(시간)에 맞춰 거두지 않는 것이 첫번째 도둑이다.

收積不了(수적불료)가 爲二盜(위이도)요 : 거둔 곡식을 쌓는 일을 끝마치지 않은 것이 두 번째 도둑이다.

 

익은 곡식을 제 때에 수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곡식을 제 때에 거두지 않으면 수확량은 대폭 줄어들고 품질도 나빠집니다. 비록 거둔다 해도 창고에 쌓아두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제대로 쌓아놓지 않으면 비에 젖고, 쥐가 먹으며, 벌레가 생겨 썩거나 곰팡이가 슬어 먹을 만한 곡식이 적어집니다. 제 때 거두지 않거나 쌓아놓지 않으면 결국 가난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는 대신에 다른 짓을 하는 것을 시간 낭비 혹은 시간 도둑질이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일곱 번째(=딸을 많이 나아 기르는것)를 논외로 한다면 모든 것들이 시간 낭비요, 시간 도둑질에 해당합니다. 곡식을 거두고 쌓아야 할 때 딴 짓을 하는 것은 시간 도둑질입니다. 게을러서 농사를 짓지 않는 것, 힘써 노력하지 않는 것, 낮잠에 빠지는 것, 주색잡기(酒色雜技) 등이 모두가 시간도둑들입니다.

 

명심보감은 "한 자나 되는 구슬이 보배가 아니라 한 치의 시간을 귀중하게 여기라.[尺璧非寶(척벽바보) 寸陰是競(촌음시경)/ 성심하 27조)]"고 했습니다. 시간을 잘못 쓰면 반드시 보복을 당합니다. '시간은 돈'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간 도둑질에 대한 가장 큰 보복은 가난(poverty)입니다. 오늘 본문(11조+12조)으로 보자면 시간을 쓰는 습관이 빈부귀천(貧富貴賤)을 가르고 차등을 만듭니다.

 

 

▣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시간이 갖는 가장 큰 특성은 평등성, 공정성입니다. 시간은 만민에게 평등합니다. 시간은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별이 없습니다. 하루에 24시간 보다 더 가진 사람도 없고 덜 가진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까요? 대표적인 두가지 밥법을 살피겠습니다.

 

▶ 계획의 법칙

 

성공하는 사람들,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계획이 있다는 것입니다. 명심보감에서는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一生之計在於幼(일생지계재어유) 一年之計在於春(일년지계재어춘) 一日之計在於寅(일일지계재어인)/입교편 4조)]'라고 했습니다. 계획은 미래에 실행할 일을 미리 결정하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누군가가 전라도 해남의 땅끝 마을에서 강원도 고성의 통일 전망대까지 걷고 싶다고 마음 먹었다면 출발하기 전에 지도를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도 계획이 없이는 실행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과 같습니다.

 

계획은 평생 계획부터 하루 계획까지 크기와 종류가 다르고 계획 도구도 다양합니다. 오늘은 하루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하루 계획을 세우는 요령이지만 다른 계획에도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하루 계획을 세우는 요령(순서)입니다.

 

① 방해받지 않는 환경을 만든다 - 나만의 시간과 공간의 확보

② 삶의 가치와 의미를 음미한다 - 균형있는 삶[가정, 건강, 경제, 교우(交友), 자기계발, 영성(靈性)]의 추구

③ 사전 약속을 파악한다 - 과거에 만들어진 주간/월간 계획표 등

④ 진행 즁에 있는 과제를 조사한다 - 현재의 과업 진척도, 미결 업무 등

⑤ 다음 얼마간의 계획을 고려한다 - 미래(며칠 후를 대비해 오늘 할 일이 있을지 모름)

⑥ 관계자의 계획을 고려한다 - 내 계획에 관련된 상대의 상황이나 기대 등을 반영

ⓡ 단위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 분할된 활동의 중요됴와 긴급도 판별

⑧ 단위활동의 처리시간을 정한다 - 예를 들어 중요 활동은 오전에 할당

⑨ 하루 전체의 계획을 확인한다

 

▶ 아이젠하워의 원칙(시간관리 매트릭스)

 

아이젠하워 법칙은 미국의 제34대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1890~1969)가 활용했던 방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이젠하워 법칙은 어지럽고 복잡한 상태를 간단하게 정돈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법칙은 모든 일을 아래의 그림처럼 중요도와 긴급도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누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4가지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A.중요하면서도 긴급한 일
B.중요하지만 긴급하지는 않은 일
C.중요하지 않지만 긴급한 일
D.중요하지도 않고 긴급하지도 않은 일

 

아이젠하워 법칙에 따르면 제일 먼저 처리할것은 A업무입니다. 중요하고 긴급함으로 A를 우선 처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하지는 않지만 긴급한 C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요하지도 않고 긴급하지도 않은 일 D는 처리하지 않고 버립니다.

 

문제는 B입니다. 지금은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입니다. 만약 당장은 긴급하지 않다고 해서 A나 C와 D에 시간을 분배한다면 B는 조만간 긴급한 일(A)이 되고 맙니다. 긴급한 일이 되어 시간에 쫒기면 중요한 일인데도 졸속으로 처리하는 일이 생깁니다. 또한 A업무만 쌓이다 보면 과중한 스트레스로 탈진하게 됩니다.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B가 긴급해지기 전에 계획을 세워서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B는 지금은 긴급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롭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좀처럼 긴급하면서도 중요한 A는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이게 바로 똑같이 일하면서도 여유롭게 일하는 방식입니다.

 

위의 두가지 법칙 이외에도 시간관리 방법은 여러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방법들은 위 두가지 법칙에서 파생되었거나 보완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시간관리의 핵심은 중요한 일에 대해서 적절한 계획을 세워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시간낭비와 시간도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명심보감의 관점으로 볼 때 평소에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 B에 해당하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필자의 생각으로는 입교(立敎)편의 1~3조(條)에 일단(一端)의 답이 있다고 봅니다. 모두가 근본과 요체(要諦)를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3조(條)의 내용을 보겠습니다.

 

讀書(독서)는 起家之本(기가지본)이요 循理(순리)는 保家之本(보가지본)이요 勤儉(근검)은 治家之本(치가지본)이요 和順(화순)은 齊家之本(제가지본)이니라.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따르는 것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요, 근검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요, 온화와 순종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다."

집안을 일으키고, 다스리고, 가지런히 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하지만 긴급하지는 않은 B에 해당하지요. 그러나 긴급하지 않다고 해서 미리미리 대처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집안이 혼란스러워집니다. 혼란해지면 긴급한 일이 되지만 손쓰기가 어렵습니다. 평소에 책을 읽히고, 순리에 따른 결정을 하고, 근면과 검소한 습관과 화목한 가풍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 맺는 말

 

오늘 본문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생기는 이유를 10가지를 들어 얘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오늘의 상황과는 부합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적지 않은 교훈을 얻게 됩니다. 시간을 선용(善用)하는 사람은 부자가 되고, 시간을 도둑질하여 악용(惡用)하는 사람은 가난해집니다.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의 말입니다. 그는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죄가 아니지만 가난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은 당신의 죄다."라고 썼습니다. 그의 말에 기분이 더럽고 많이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구조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있다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조건으로 출발해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는 모습이 달라지고 빈부가 고르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명심보감은 말합니다.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함에 달려 있다.[大富由天(대부유천) 小富由勤(소부유근)/ 성심상 48조)]"

 

필자가 청년기부터 웬지 끌려서 멜로디를 흥얼댔던 팝송이 있습니다. 시간과 관련돤 노래여서 소개합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가수의 노래와 가사를 한글로 번역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노래(글랜 캠벨, 'Time') : www.youtube.com/watch?v=nTpABh_E4wU

가사(번역) 소개  :  blog.daum.net/poetlsh/6941228

                               덧없이 흐른 세월 ... : 카카오스토리 (kakao.com)

 

이글의 앞 부분에서 질문으로 시작했으니 마지막도 질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5~6세의 어린 아이의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

 

"할아버지는        ?     이(가) 많아 부러워요."

밑줄 에 들어갈 단어는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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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아닙니다.

'돈?' 아닙니다.

'시간?' 정답입니다.

이것저것 배우느라 바쁜 손녀(손자)가 보기에는 느긋한 할아버지가 시간이 많은 것 같아 정말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우리들은 모두가 하루 24시간을 똑같이 가지고 살아갑니다. 너무 시간에 쫒겨가며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할아버지부터 어린이까지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시간의 낭비를 막고 시간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면 그 희망이 현실이 됩니다. B에 보다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A는 부득이 해야 하고, C는 줄이고 D는 버려야 합니다.

 

- 글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