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0일, 흐림
사진만 남아 있고, 일기나 기록은 전혀 없다. 친구 정금채와 기차를 타고 갔다는 기억, 광천(?) 기차역에서 내릴 때 스틱을 놓고 내린 기억, 기차 역에서 택시를 타고 들머리에서 내려, 산을 넘어 날머리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내린 기억이 그나마 남아 있다. 광천 시장에서 젓갈을 샀던 기억도 남아 있고...
들머리 조금 지나 오르막 길에서 본 사찰
오른쪽으로 멀리 서해 바다가 보였다. 아마 천수만 쯤 되지 않을까?
완전한 노숙인 타입이다.
광천시장 가는 길 - 젓갈 5,000원어치를 샀던가? 가물가물하다
트럭 뒤편의 프로정신이 재미있다. 효성의 사원정신을 알고 썼는가? 거참 희한하네.
너무 사진이 없어 인터넷에서 건져 올린 사진 2장이다.
일기를 찾음
10월 20일(토) - 11월 10일?인가?
밤새 아내는 도시락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새벽 5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4호선을 타는데 사당역에서 10여분을 기다린다. 이것도 처음이다. 첫 출발이라서 그런 것인가? 드디어 출발이다. 새벽이라 그런지 노인들이 많다. 금정역에서 갈아타고 수원역까지. 수원 역이 새롭게, 단장하고 나서는 처음이다. 금채는 아침 요기 때문에 왔다가 잠시 밖에 나간 모양이다. 시간은 가까워지는데 보이지 않는다. 내 성질이 나온다. 가슴이 터져 온다. 왜 이렇게 안오는 거야. 우왕좌왕, 가슴이 졸이다 보니 나타난다. 우와! 등산복 상의가 온전한 선홍색이다. 금채 답지 않다.
출발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9시 넘어 광천역 도착이다. 색다른 기분이다. 시골이다. 새마을이다. 공기가 맑다. 어떻든 보통의 라이프 사이클이 아니다. 물론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택시를 타고 오서산 밑에 당도했다. 그리고 오르기 시작한다. 정암사 도착. 땀이 차기 시작한다. 옷을 벗어 배낭에 밀어 넣는다. 금채는 부처에 고개를 숙였나 보다. 또 오른다. 경사가 가파르다. 종아리가 땡기더니 앞옆 ~이 몹씨 땡긴다. 산을 다닌 이후로 처음이다. 은근히 걱정된다. 혹시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서해가 보인다. 어디인고 했더니 천수만이란다. 그래, 언젠가 지리 시간에 보았다. 그 때는 정확히 그렸을 것이다. 계속 오른다. 드디어 2시간 만에 정상이다. 억새가 퍼져 있다. 처음 보았다면 장관이라고 할텐데, 작년에 민둥산을 보아서 그런지 감동은 줄어든다. 그나마 서해가 보이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것이 오늘을 기억나게 할 것이다.
정상에 올랐다. 경사 급한 길을 계속 내려 왔다. 그래도 먼지는 날리지 않았다. 청소면 버스 정류장에서 택시를 불러 광천으로 나왔다. 이 때가 오후 2시가 채 안됐다. 기차 시간까지는 아직도 1시간이 남았다. 아내가 정성스럽게 싸준 김밥을 먹기 위해 국수집에서 뜨거운 국수를 시켰다. 4,000원. 아내가 싸준 김밥 두 박스를 금채와 열심히 먹었다. 감사합니다. 현경씨.
특별한 느낌이 드는 광천이다. 보통의 도시는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한데 이곳은 다르다. 토굴 젓갈 가게가 변두리와 시가지 전체를 대표한다. 5,000원어치 어리굴젓을 샀다. 그리고 3시 기차에 몸을 실었다. 오늘은 특별하다.
오서산, 충남 제3으로 높은 산, 그래보야 800미터도 안되는데 바닷가의 산이라 쉽지는 않았다. 산은 그런대로이나 광천 젓갈 시장이 오늘의 여행을 의미있게 만들었다.
-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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