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동네글방(火金通信)

명의(名醫) 손사막(孫思邈), 성의(聖醫) 장기려(張起呂)

efootprint 2020. 4. 21. 12:00

오늘 본문(존심편 7)은 손사막(孫思邈) 이라는 사람 이름으로 시작합니다.

손사막은 중국 당나라 때의 의학자(581~684)로 의술(醫術)에 통달하였을 뿐 아니라 백가(百家)에 능통하고, 노장(老莊)의 도(道)에도 조예가 깊었던 인물이었습니다. 중국 의학사에 5대 명의(名醫)라는 뚜렷한 이름을 남겼으며, 그가 저술한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 30권과 천금익방(千金翼方) 30권은 오늘날의 동의학(東醫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니 손사막은 어려서부터 병약(病弱)해서 약값으로 가산(家産)기울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런 그가 약에 정통한 의원이 되어 이른바 약왕(藥王)으로 불리게 되고 100세를 넘기기까지 장수(長壽)하였으니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된 경우라 하겠습니다.

한편 위인(偉人)들에게는 기적(奇蹟) 같은 일들이 생기는데 손사막에게도 흥미있는 일화(逸話)가 전해져 옵니다. 아래는 그 이야기입니다.


“손사막이 어렸을 때 풍랭(風冷)에 걸렸는데 어떤 약을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어 가산은 눈 깜짝할 사이에 탕진되었고 아이는 곧 죽을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에게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자식의 고통을 보다 못한 그의 어머니는 독하게 마음을 먹습니다. ‘차라리 대들보에 줄을 묶어놓고 목을 매달자. 아이를 먼저 보내고 뒤 따라 가야겠다.’ 는 생각을 합니다.

바로 이때, 갑자기 백발홍안(白髮紅顔)의 떠돌이 의사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어머니에게 말합니다. “나에게 마침 명약(名藥) 한 봉지가 남았소. 빨리 약을 달여서 아들에게 먹이시오. 아들의 병이 씻은 듯이 나을 것이오.”

병으로 누워 있던 손사막이 광경을 보고 급히 기어 나와 그 의사에게 몇 번이나 큰절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손사막이 약을 들이키려는 순간, 이웃집 여자가 구를 듯이 방문 앞에 들이닥칩니다. 손사막의 어머니와는 형, 아우 하는 사이로 자기 아들이 지금 막 죽어가고 있다며 혼이 빠져 도움을 청하러 것입니다.

이때 놀라운 광경이 벌어집니다. 어린 손사막은 의젓하게도 자신의 약을 가져다 먹이라는 것입니다. 손사막은 그렇다 치고 자식을 구하지 못하면 자신의 목숨마저 끊으려 했던 그 어머니가 거드는 말이 놀랍습니다. 당장 그렇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에 어머니입니다. 아니, 그 어머니에 아들입니다.

이웃 아낙 또한 모자의 진정어린 마음 씀에 감복하여 처음 마음과는 달리 망설임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두 어린 아이에게 약을 반반 씩 나눠 먹이기로 하고, 그렇게 한 결과 두 사람의 목숨을 살릴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살펴 보겠습니다.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매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환자가 알려 준 모든 내정(內情)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

나는 인종,종교,국적,정당당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소중히 여기겠노라.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이상의 서약을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

손사막 또한 그의 저서를 통해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버금가는 의원으로서의 바른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그 내용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기 전에 의원 자신의 정신이 안정되고 마음에 욕심이 없으며 의지가 굳어야한다.

무엇보다 환자를 측은히 여기는 마음으로 고통받는 병자를 대해야 하며, 빈부귀천, 성별, 나이, 죄인, 오랑캐, 똑똑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가릴 것 없이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

더불어 환자를 치료할 때는 의원 자신에게 돌아올 안 좋은 결과들을 이리저리 따지지 말고 자기의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아야 한다.

성과나 공적을 남겨 존경이나 대우를 받으려는 자세를 버리고 오직 환자를 위해 자신의 추위와 더위, 배고픔과 목마름, 피곤함, 고달픔 등도 모두 잊고 환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손사막은 위에서 말한 것을 실제 그대로 실천했던 언행일치(言行一致),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인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환자를 진찰 치료함에 있어서 그 빈부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치료에 임했습니다. 왕진 의료가 있을 때는 아무리 거리가 멀든, 아무리 날씨가 춥든, 아무리 비가 많이 오든, 아무리 바람이 불든, 아무리 어둑어둑한 한밤중이든 얼굴 하나 찌푸리 지도 않고 약상자를 어깨에 둘러메고 급히 나귀를 타고 달려갔다고 합니다. 곳에서 온 환자는 자기 집에서 유숙시키면서 친히 약을 달여 먹이는 등 가족과 똑같이 대했습니다.

의원으로서의 손사막의 자세는 사람의 생명 뿐 아니라 동물의 그것에까지 다가갑니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동물을 죽이는 것을 서슴지 않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웠던 것입니다.

 

손사막은 그의 저서에서 대의정성(大醫精誠)이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이란 훌륭한 의술을 뜻하는 것이고, ()이란 의사로서의 높은 윤리를 뜻하는 것입니다. 손사막은 모름지기 명의란 이 ''''을 겸비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후기(後記)


1. 지난 2007년 2월, EBS가 분야를 막론하고 전국 800명의 전문의(專門醫)들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스승, 최고의 명의(名醫)는 누구인가요?"

1위는 장기려  박사였습니다.    



아래에 장기려 박사에 대한 소개 영상을 연결해 놓았으니 봐 주시기 바랍니다.  

①  https://www.youtube.com/watch?v=7wAXrfFNqM0


https://www.youtube.com/watch?v=3JzTC2A9EVU


③ 아래 동영상에서는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xcU1wV1z_s


 -> 장기려 박사에 대한 또 다른 소개 내용은 아래를 클릭하기 바랍니다. 

   https://cafe.naver.com/hwehwanamu/733


2. 손사막에 대한 자료를 찾으면서 많은 명의(名醫)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옛 중국의 편작(扁鵲) (華陀), 그리고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저자인 조선조의 허준(許浚)20세기 대한민국의 명의(名醫)로 선정된 장기려(張起呂) 박사 같은 분들입니다. 이런 위인들에 대한 얘기들을 분량(分量) 등의 이유로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3. 더불어 지금 이 시간에도  미증유(未曾有)의 COVID 19라는 전쟁터같은 환란(患亂)의 최일선(最一線)에서 우리를 위해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모든 의료(醫療) 종사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들의 수고를 내 삶의 역사에 꾹꾹 힘주어 기록해 두겠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지 않겠습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