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우위 전략
여러 해 전에 상영된 미국 영화 중에〈거짓말의 발명The Invention of Lying〉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마크 벨리슨은 사람들이 아직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청정사회에 살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였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사회였으니 시나리오의 소재도 사실적인 것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런 시나리오가 재미있을 리 만무했다.
결국 그는 회사에서 해고되고 사랑하던 여자 '애나’로부터도 버림 받게 된다. 실업자가 된 그는 밀린 집세를 내기 위해 은행에 갔지만 시스템이 다운된다. 잔고를 묻는 은행원의 질문에 그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잔고 300달러를 800달러로 부풀려 말하고서 800달러를 인출한다. 최초의 거짓말이었다. 이때부터 거짓말의 위력을 깨달은 그는 거짓말을 이용해 거침없는 성공가도를 달린다.
카지노에서 거짓말로 큰돈을 따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사실인 것처럼 시나리오를 써서 큰 성공을 거둔다. '하늘에 계신 분’이라는 상상 속의 존재를 만들어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까지 주면서 유명인사가 된다.
다른 사람들이 믿어주기만 한다면 거짓말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 할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거짓말의 유혹에 빠지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라면 다른 선수들이 모두 규칙을 지킬때나 혼자만 규칙을 어겨도 된다면 승리는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쓰더라도 유리한 경우를 절대우위 전략(Dominant Strategy)이라고 부른다.
속임수도 절대우위 전략에 속한다. 시드니 셀던의 추리소설 (내일이 오면)을 보면 체스를 전혀 모르는 여자 주인공 트레이서가 체스 고수 두 사람과 동시에 다면대국을 두는 장면이 나온다. '체’ 자도 모르는 사람이 고수와 그것도 두 사람과 동시에 다면대국을 갖는 것이 가능할까?
속임수에서는 가능하다. 편의상 고수 A,고수 B가 각각 격리된 방에서 체스를 준비하고 있다. A와의 대국은 A가 먼저 두고 B와의 대국은 주인공 여자가 먼저 둔다. 주인공 트레이시는 두 방을 오갈 수 있다. A가 먼저 한 수를 두면 주인공 여자는 그 자리를 보아 두었다가 B에게로 가서 같은 자리에 말을 놓는다. 그리고 B의 응수를 보고서 A에게로 가서 다시 같은 자리에 수를 둔다. 그러면 고수 두 사람이 두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 결국 체스의 '체’ 자도 모르는 트레 이시는 1승 1패를 거두거나 무승부를 거두게 된다.
현실에서 그런 절대우위는 불가능은 아니지만 드물다. 전쟁이든 게임이든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면 우월적 지위가 있을 분이다. 중무장한 거인 골리앗도 다윗의 돌팔매 하나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고 최강 미국도 베트남에서 패했다.
미국의 달러화 정도가 지금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력은 물론이고 정치, 군사적으로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100년 남짓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테네의 화폐가, 로마 시대에는 로마의 은전이 기축통화 역할을 했다. 15세기에는 포르투갈, 16세기는 스페인, 17 세기는 네덜란드, 18세기는 프랑스, 19세기는 영국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는 미국의 달러화가 기축통화 노릇을 하고 있다.
기축통화가 되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100 달러를 벌기 위해 노동을 해야 하지만 미국은 주조비용, 예컨대 5달러를 제외하면 95달러의 돈으로 외국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무한정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물 경제의 뒷받침 없이 찍은 지폐는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이다.
세계 인터넷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는 MS의 윈도우즈 정도가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윈도우즈도 PC에 국한된 우월적 지위다. 스마트폰에서는 MS가 배제된 채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플의 iOS의 싸움으로 압축되고 있다.
[출처] 이영직, <고수들의 사고법> 108~
인디아나 존스의 최후의 성배
게임이론은 상호 의존적인 의사 결정에 관한 이론이다. 가위바위보를 예로 들면 내가 무엇을 낸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내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는 의미다. 따라서 게임 이론에서 말하는 절대우위 전략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수가 아니라 지금 처해진 상황에서 최선의 카드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배’를 보자. 이 영화에서 인디아나존스와 아버지는 모두 고고학자다. 이들의 꿈은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마셨던 포도주잔을 찾는 것이었다. 영생을 얻을 수 있는 성배인 것이다. 성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버지는 나치에 납치된다. 나치 역시 성배를 찾기 위해 고고학자의 도움을 받으려는 것이었다.
어렵게 아버지를 구한 존스는 지도의 비밀을 풀어 성배가 있는 고대의 한 신전에 도착한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나치를 만나게 된다. 협조를 거부하자 나치 장교는 아버지에게 치명적인 총상을 입힌다- 아버지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수의 성배를 찾아서 그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다. 성배가 진짜면 영생을 얻지만 가짜일 경우에는 목숨을 잃게 된다.
나치의 독일군 장교는 성전에 도착하자마자 황금의 잔을 보고는 성배라고 확신하고 성배의 물을 마신다. 그러나 그것은 가짜여서 독일군 장교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만다. 이제 아버지의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빨리 성배의 물을 마시게 해야 한다. 남은 성배들 중에서 존스는 목수가 사용하던 목재 성배를 들었다.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자신이 마셔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서 그 물을 마신다. 천만다행히도 그 목재 성배는 진짜였다. 그리하여 그 물을 아버지에게 마시게 해 아버지를 살린다는 이야기다.
(전략적 사고 트레이닝 그것이 최선인가)를 쓴 딕시트와 네일버프는 이것 역시 절대우위 전략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존스가 마신 목재 성배가 진짜였으니 다행이지 만약 가짜였다면 존스 자신이 그 자리에서 죽어야 했고, 자신이 죽으면 중상을 입은 아버지 역시 살아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절대우위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성배의 물을 아버지에게 먼저 마시게 했어야 한다. 그 성배가 진짜면 아버지가 살아남지만 가짜라면 자신이 살아남아 나머지 성배 중에서 진짜 성배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이 먼저 마시는 경우는 두 사람 모두 죽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버지에게 먼저 마시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살아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출처] 이영직, <고수들의 사고법> 111~
※ 절대우위[ absolute advantage , 絶對優位 ]
(두산백과)
국제분업에 관한 고전적 이론 중 A.스미스의 절대적 생산비설(theory of absolute cost)에 따라 어떤 재화의 생산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낮을 때 그 나라가 국제분업상 갖는 위치.
영국과 프랑스가 각각 직물과 포도주를 생산하여 교환하는 경제를 예로 들어 보자. 각 나라에서 1단위의 재화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의 단위수가 영국은 모직물 10, 포도주 20이고, 프랑스가 모직물 20, 포도주 10으로 주어져 있다. 그러면 어떻게 절대우위가 결정되며 양국의 특화형태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직물생산에서는 영국은 10단위의 노동, 프랑스는 20단위의 노동이 필요하다. 반대로 포도주생산에서는 영국은 20단위의 노동이, 프랑스는 10단위의 노동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영국은 직물생산에서 절대우위에 있고, 프랑스는 포도주생산에서 절대우위에 있게 된다.
영국은 20단위의 노동을 포도주생산에 투여하면 1단위의 포도주밖에 얻을 수 없지만, 이를 직물생산에 투입하면 2단위의 직물을 생산하게 되고, 이를 프랑스의 포도주와 교환하게 되면 4단위의 포도주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의 경우도 같다.
그러므로 양국은 절대우위에 있는 재화를 생산하는 데 특화하여 교환함으로써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은 재화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국제분업을 통하여 얻는 이익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노동의 동질성(同質性)을 비롯하여 완전고용, 생산수단의 산업간 자유이동 등의 전제가 필요하다. 또한 이 이론은 생산비상 절대우위의 것이 없는 나라와 모두 절대우위에 놓여 있는 나라 사이의 무역이론을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D.리카도의 비교우위론(比較優位論)이 등장하였다.
(네이버)
재화를 생산하는 비용이 타국보다 절대적으로 적은 상태.
동일한 자원을 이용해서 다른 생산자보다 더 많은 양의 상품을 생산하는 능력, 또는 동일한 양의 상품을 생산하면서 자원을 더 적게 사용하는 능력을 절대 우위라고 한다. 한 경제 주체가 어떤 재화의 생산에서 절대 우위가 있다는 것은 다른 경제 주체와 비교하여 절대적인 생산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다른 경제 주체와 같은 조건에서 그 재화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생산 가능 곡선을 해석할 때, 만약 한 경제 주체의 생산 가능 곡선상의 ×절편의 수가 다른 경제 주체보다 크다면 ×재 생산에서 절대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가 절대우위를 가지기 위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한 국가가 극히 희소하거나 다른 어떤 곳에도 없는 물품을 보유한 경우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이아몬드나 산유국들의 석유는 다른 나라와의 교역에서 절대우위를 가진다. 둘째, 어떤 재화와 서비스를 다른 국가에 비해 싸게 생산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쌀을 생산하는 데 있어 투입하는 생산요소의 양이 우리나라보다 적다면 미국은 한국보다 쌀 생산에 있어 절대우위를 가진다고 말한다. 절대우위론에 따르면 한 국가가 모든 분야에서 절대우위에 있는 경우에도 무역이 발생하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다.
(다른 설명)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 선수를 싫어하는 축구팬은 별로 없는 듯하다. 엄청난 노력과 특유의 성실성으로 세계적 축구선수가 된 그는 운전 실력 역시 매우 뛰어나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시합을 앞두고 경기장으로 갈 때 직접 운전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운전기사에게 운전을 맡기는 것이 나을까?
시합을 앞두고 있는 선수 입장에서는 운전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감독의 지시 등을 생각하면서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선수가 직접 운전을 할 경우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경기를 망치게 되거나 혹 운전 중 사고라도 나면 그 피해는 매우 클 것이다. 즉, 박지성 선수가 축구와 운전 양쪽 모두에서 절대적 우위의 입장에 있더라도 운전을 직접 하게 될 경우 그 기회비용이 매우 큰 것이다.
하지만 운전기사는 다른 것 생각할 필요없이 운전만 열심히 하면 된다. 이 경우 운전기사는 축구나 운전 모두 박지성 선수보다는 못하지만 운전에서는 상대적 우위의 입장에 있는 것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신임감독이 선수들에게 내린 첫 지시가 직접 차를 몰고 훈련장에 오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하니 그도 이러한 원리를 알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 같은 '절대우위'와 '비교우위'의 개념은 국가간의 무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보다 더 싸게 석유를 생산할 수 있고,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더 싸게 옥수수를 생산할 수 있다.
양국은 당연히 석유와 옥수수를 교환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석유와 옥수수의 교환은 절대우위의 사례. 그러나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특별히 잘 하는 것이 없는 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나.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컴퓨터와 운동화를 모두 방글라데시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다고 하자. 즉 두 상품 모두에서 우리나라가 절대우위에 있지만 컴퓨터는 방글라데시보다 50% 싸게, 운동화는 20% 싸게 생산할 수 있다고 할 경우 우리나라는 컴퓨터에,방글라데시는 운동화에 각각 비교우위가 있는 것이다. 양국은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을 생산해 서로 교역을 하면 양국 모두의 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출처] 부산일보, 2010-01-23
※ 병이사립(兵以詐立)
속임으로 승리의 기초를 세운다.
『손자병법』 「군쟁편 軍爭篇」을 보면 “따라서 병은 속임수로 성립하고, 유리한 것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병을 나누기도 하고 합하기도 해서 임기응변 한다”는 대목이 있다. 이에 대해 당나라 사람 두목(杜牧)은 “적을 속여서 나의 정체를 모르게 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주를 달았다. 『여씨춘추 呂氏春秋』 「의상 義賞」에는 춘추시대 진(晉)·초(楚)의 ‘성복 전투’의 고사가 실려 있다.
진 문공이 호언(狐偃)에게 물었다.
“초나라 군대는 수가 많고 우리는 적은데,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겠소?”
호언이 대답했다.
“예의범절을 따지는 군주는 아무리 꾸며도 모자란다 하고, 호전적인 군주는 늘 속임수가 모자란다고 합니다. 공께도 오직 속임수가 있을 뿐입니다.”
이 말의 뜻을 좀 더 풀어보면 이렇다. 예의를 중시하는 군주는 예절이 아무리 많아도 귀찮아하지 않고, 호전적인 군주는 전쟁이 아무리 많아도 속이기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도 속임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비자(韓非子)도 “예절을 좋아하는 군자는 충(忠)과 신(信)을 싫어하지 않고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서는 속임수 쓰기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했다.
진 문공이 옹계(雍季)에게도 물었다.
“초와 전쟁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적의 수가 많고 우리는 적으니 어떻게 해야 하겠소?”
옹계가 대답했다.
“숲을 불 태워 밭을 일구면 짐승을 많이 잡을 수 있겠지만 짐승들이 멸종하고 맙니다. 거짓말로 사람을 속이면 단기간의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이후로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진 문공은 이런 옹계의 말을 좋은 말이라고 칭찬했지만 역시 호언의 계책을 채택하여 끝내 대승을 거두었다.
손자병법은 간결하게 ‘병(兵)이란 궤도(詭道-적을 속이는 법)’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조조는 이에 대해 “병이란 일정한 형체가 없기 때문에 궤도를 이치로 삼는 것”이라고 주를 달았다. 당나라 때의 이전은 “병은 속이기를 싫어하지 않는다(병은 기꺼이 상대를 속인다)”는 주를 달았다. 또 청나라 때의 육이첨은 『냉려잡식 冷廬雜識』이라는 책에서 용병에 정통한 자는 “모두 기계(奇計)로 승리를 거둔다. 이른바 병은 속이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 것이니, 보잘 것 없는 유생이 할 바가 아니다”고 했다. ‘병은 속이는 것으로 성립 한다’는 말이나, ‘병은 속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는 말은 모두 ‘병은 궤도’라는 기본 사상을 반영한 말들이다. 적에게 승리하려면 계략과 속임수에 의존해야 한다.
동한(東漢)시대 우후(虞?)는 무도(武都) 태수에 임명되어 가던 도중에 진창(陳倉) 효곡에서 강(羌)의 군대 수천 명에게 포위당하는 위기에 처했다. 이 상황에서 그는 구원병이 뒤따라오면 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치면서 취사용 솥을 늘리라고 명령했다. 강족 군대는 그의 말이 진짜인 줄 알고 더 이상 뒤쫓지 못했다.
1360년, 안휘·강서 일대를 점령한 진우량(陳友諒)의 군대는 자신들의 세력이 꽤 강하다고 자부하면서 남경을 점령한 주원장(朱元璋)의 군대를 섬멸하려 했다.
이에 주원장은 속임수를 써서 부장 강무재(康茂才)로 하여금 진우량에게 거짓으로 항복하게 한 다음, 몰래 대량의 복병을 숨겨두었다가 호응하여 진우량을 대파했다.
‘속이기’는 동서고금 군사 전문가들의 기본 용병원칙이었고, 그것으로 성공을 거둔 전례는 수도 없이 많았다.
적대 세력 간의 이해 충돌이 존재하는 한, ‘병이사립’의 계략은 생명력을 잃지 않을 것이다.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 - 《孫子兵法》
“전쟁은 속이는 게임이다”
《孫子兵法》에 전쟁은 속이는 게임이라고 정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라는 구절입니다. ‘궤(詭)’는 속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직역하면 ‘전쟁은 상대방을 속이는 道’라는 뜻인데요. 속인다는 말 자체만 보면 선뜩 용납이 안 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전쟁터라고 하는 곳, 사람이 죽고 사는 곳이고 조직의 운명이 경각에 달린 곳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 속이는 것은 미덕이 아닙니다. 다만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 생사를 함께하는 병사들의 목숨을 위해서 보다 전략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사가 사마천은 그의 책 《史記》에서 노자의 말을 인용하여 속임의 미학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상인은 좋은 물건을 깊이 감추어 놓고 마치 없는 것처럼 속인다. 군자는 훌륭한 덕을 가지고 있으면서 용모는 마치 어리석은 사람처럼 속이는 것이다.’
솔직하고 순수하다는 것이 아름답긴 하지만 생존을 위하여 때로는 속임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발상이 새롭습니다. 똑똑하지만 자신을 감추고 상대방 눈높이에 맞출 수 있다면 진정 속임의 아름다움을 깨달은 사람입니다.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 : 전쟁은 속이는 道이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솔직하게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도와 생각을 모두 드러내고 오로지 상대방과 일전을 불사함으로써 명예를 얻으려고 한다면 지혜가 부족한 사람일 겁니다.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학력은 어떻다고 떠벌리는 사람들을 보면 《孫子兵法》의 이 구절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진실을 감추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1_인생을 바꾸는 모멘텀>
※ 세 사람의 결투
A, B, C 세 사람이 결투를 하게 되었다. 세 사람이 모두 총을 한 자루씩 들고 세 사람 중 한 사람만 살아남을 때까지 돌아가며 총을 쏘기로 하였다.
그런데 C는 매우 총을 잘 쏘아 명중률이 100%였다. B는 C 보다는 못 쏘지만 그래도 2/3의 명중률을 갖고 있었다. A는 세 사람 중에 총을 제일 못 쏜다. 그의 명중률은 1/3이었다. 공정한 결투를 위해 명중률이 낮은 사람부터 먼저 한발씩 쏘기로 하였다. 먼저 A가 쏘고, 다음으로 B가 쏘고 마지막으로 C가 쏘기로 하였다.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때까지 이런 순서로 계속 돌아가며 쏘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쏘기로 한 A는 과연 어떤 전술로써 이 결투에 임해야 하는가? 명중률이 제일 낮은 그는 누구를 먼저 쏘아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이러하다
1)A가 B를 쏘아 명중시킨다면 그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다음 쏘게 될 C는 명중률 100%를 자랑하며 A를 겨누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A가 C를 쏘아 명중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2/3의 명중률을 가진 B의 총구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3)명중률이 제일 낮은 Af로서 최선의 선택은 누구도 명중시키지 않는 것이다. 확실하게 명중시키지 않으려면 허공에 대고 쏘면 된다. 이렇게 했을 때 결과를 따져보자. 다음 차례인 B는 C를 쏘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A를 쏘아 명중시킨다면 그 역시 100%의 명중률을 가진 C의 총구를 맞이하게 되기 때문이다. B가 C를 쏘아 명중시켰다면 다음은 A차례이다. 그는 이제 명중률은 낮지만 그가 쏘는 위치에 있게 된다. B가 C를 쏘았지만 맞추지 못할 경우에 C의 차례이다. 그에게는 A보다 B가 더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에 B를 쏘게 된다. C는 100% 명중률이기 때문에 B는 죽은 목숨이다. 이제 다시 A에게 C를 쏠 기회가 주어진다. A가 허공에 쏜다면 그는 어떤 경우라도 그에게는 총구를 맞이하는 것이 아닌 총구를 겨눌 위치에 서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다른 버전)
A,B,C 세 사람이 결투에 나섰습니다. 각자 2발의 총알을 가지고 있습니다. A는 명중률이 30%, B는 70%, C는 100% 입니다. 서로가 상대의 사격 솜씨를 잘 알고 있다고 할 때, 살아 남을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이 누구일까요?
역설적이게도 정답은 사격 솜씨가 가장 형편없는 A입니다. ~
우선 경기자 A의 우월 전략은 C를 쏘는 것입니다. 명중률이 제일 높은 사람을 없애야 자신이 죽을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마찬가지 이유로 B도 C를 쏘는 게 우월 전략입니다. C는 명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B를 쏘겠지요.
이렇게 봤을 때 첫번째 총탄전에서 A가 살아남을 확률은 100%, B가 살아남을 확률은 0%, C가 살아남을 확률은 21%입니다.
C가 살아남으려면 A도 B도 모두 총알이 빗나가야 합니다.
즉, A가 실패할 확률(70%)에 B가 실패할 확률(30%)를 곱한 21%가 C가 살아 남은 확률이 됩니다.
만일 21%의 확률로 C가 살아 남았다면 두 번째 총탄전에서 A는 100% 죽게 됩니다.
따라서 A가 최종적으로 살아 남을 확률은 C가 첫번째 총탄전에서 죽을 확률인 79%(100%-21%)가 됩니다.
한편 C가 최종적으로 살아 남은 확률은 첫번째 총탄전에서 살아 남고 두 번째 총탄전에서도 살아 남을 확률이 되겠죠.
C가 두번째 총탄전에서 살아 남을 확률은 A의 실패 확률인 70%입니다. 따라서 결과는 21%×70%인 12.7%가 됩니다.
- 유병률, <서른살 경제학>, 29-30p 전략적 사고하기, 게임이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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