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 풀이
▶ 欲(하고자 할 욕)
欲자는 ‘~하고자 하다’나 ‘바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欲자는 谷(골 곡)자와 欠(하품 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谷자는 물이 흐르는 계곡을 그린 것으로 ‘골짜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골짜기를 그린 谷자에 입을 벌린 欠자가 더해진 欲자는 마치 큰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받아 마시려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欲자는 본래 과할 정도의 의욕이라는 의미에서 ‘욕심’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欲자가 ‘~하고자 하다’나 ‘바라다’와 같은 ‘욕망’을 뜻하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心(마음 심)자를 더한 慾(욕심 욕)자가 ‘욕심’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참고로 실제 쓰임에서는 欲자와 慾자를 크게 구분하지는 않는다.(네이버 한자사전)
욕(欲)은 곡(谷)+흠(欠)이다
‘흠(欠)’은 사람이 입을 한껏 벌린 모습이다. 입을 벌리고 뭘 하는데? 여기서는 뭔가 바라는 게 있어서 헤벌쭉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기뻐할 ‘흔(欣)’에서는 기쁨이나 슬픔 등 감정을 발산하려고, 마실 ‘음(飮)’에서는 음료를 마시려고, 노래 ‘가(歌)’에서는 노래를 하려고 입을 벌린다.
谷은 ‘곡’이고 欲은 ‘욕’이니 谷은 일단 발음 기호다. 일단(一旦)이라고 했으니 그럼 이단(二旦)도 있단 말인가? 곡(谷)은 깊디 깊은 산골짜기다. 중국 청나라 때 학자 단옥재는 이를 두고 한없이 받아들이는 인간 욕망의 속성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욕(欲)은 입을 헤벌리고 뭔가를 바라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것이다. 욕망은 마음의 작용이므로 심(心)을 붙여 욕(慾)을 만들어 ‘욕심, 욕망’의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 辱(욕 욕)
辱자는 ‘욕되다’나 ‘더럽히다’, ‘모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辱자는 辰(별 진)자와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辰자는 농기구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사람의 손을 그린 寸자가 결합해 있으니 辱자는 밭일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辱자의 갑골문을 보면 농기구를 손에 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농기구 주위로 점이 찍혀있다. 이것은 농기구로 풀을 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辱자의 본래 의미는 ‘풀을 베다’나 ‘일을 한다’였다. 그러나 일이 고되다는 뜻이 확대되면서 후에 ‘욕되다’나 ‘더럽히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네이버 한자사전)
욕(辱)은 진(辰)+촌(寸)이다
진(辰)은 조개로 만든 칼이다. 기장이나 조를 수확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나중에 다섯째 지지(地支)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농사일과 관계있는 한자에 진(辰)이 보인다. 농사 ‘농(農)’, 새벽 ‘신(晨)’, 김맬 ‘누(耨)’가 그렇다.
‘촌(寸)’은 오른손 모양을 그린 ‘우(又)’에 점을 찍어 손가락 한 마디를 표시한 것이다. 다른 한자와 결합할 때는 ‘손’과 관련한 의미를 보탠다.
‘욕(辱)’은 손에 조개칼을 가지고 농사일을 하는 모습이다. 본래는 ‘김매다’란 뜻이었는데 힘들고 고된 농사일에서 ‘욕보다’란 뜻이 생겨났다. 그런데 ‘모욕, 치욕, 수치’ 등으로 뜻이 확대됐다. ‘욕(辱)’이 ‘욕보다’와 관련해 더 많이 사용되자, 본래 뜻을 위해서 쟁기 뢰(耒)’를 붙여 김맬 ‘누(耨)’를 만들어 썼다.
▣ 옛 글 읽기
[ 養心(양심) 莫善於(막선어) 寡欲(과욕) ]
"마음을 기르는 데는 욕심을 줄이는 것보다 좋은 게 없다." - 맹자
養(양)은 '기르다', 心(심)은 '마음'이다. 養心(양심)은 '마음을 기름'이다. 莫(막)은 '없다', 善(선)은 '좋다', '훌륭하다'. 於(어)는 여기에서 '~보다'로 풀이한다. 따라서 莫善於는 '~보다 좋은 게 없다'다. 寡(과)는 '줄이다', 辱(욕)은 '욕심'이다. 寡慾(과욕)은 '욕심을 줄임'이다.
[ 知足不辱(지족불욕) 知止不殆(지지불태) ]
"만족할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 노자 44장
知(지)는 '알다', 足(족)은 '만족하다'. 知足(지족)은 '만족할 줄 안다'다. 不(불)은 '아니다', 辱(욕)은 '욕되다'다. 不辱(불욕)은 '욕되지 않다'다. 止(지)는 '그치다', 知止(지지)는 '그칠 줄 안다'다. 殆(태)는 위태롭다, 不殆(불태)는 '위태롭지 않다'.다
▣ 스토리텔링
“깊은 골짜기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慾心)은 못 채운다”는 말이 있다. 지나친 욕심(慾心)은 모욕(侮辱)과 치욕(恥辱)을 자초하고 화를 부른다. 게걸스레 욕심(慾心)을 채우는 욕심쟁이는 남들에게 욕(辱) 먹기 딱 십상이다. 그 때문에 옛 사람은 욕(欲)과 욕(辱)을 같은 소리로 불렀나 보다. 욕심(慾心)을 절제하면 욕(辱)을 당하지 않고 업신여김을 받지 않는다.
옛 사람은 말하였다.
"한 달 한 달 재물 욕심 명예 근심, 한 해 한 해 죽음길만 재촉하니, 시시가각 지옥길이 문전이라."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慾心)은 못 채운다”
(스토리1) 사막에 조그만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노인이 있었다. 그곳에는 우거진 야자수와 맑은 샘물이 있어서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좋은 쉼터가 되었다. 노인은 야자수 그늘에서 목마른 나그네들에게 시원한 샘물을 떠 주는 것으로 기쁨과 보람을 느꼈는데 언젠가 부터 나그네들이 물을 마시고 나서 몇 푼의 동전을 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극구 사양을 했지만, 동전이 쌓여가면서 욕심이 생겨 나중에는 동전을 안 주는 사람들에게는 당당하게 동전을 요구하게 되었다. 노인은 물을 더 많이 나오게 해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샘터를 최신 시설로 바꾸었다. 그러자 어찌 된 일인지 샘물이 점점 줄어 들기 시작했다. 노인은 곰곰히 고민하다가 주변의 야자수가 샘물을 빨아들인다고 생각했다. 노인은 샘물 주변의 야자수를 모두 베어버렸다. 얼마 후에 야자수 그늘도 없어졌고 샘물은 말라 버렸다.
(스토리 2) 옛날 어느 욕심 많은 상인이 장터가 크게 울리도록 땅을 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내 돈주머니! 내 돈주머니가 없어졌네. 이것 보시오. 내 돈주머니를 찾아주시오. 찾아주는 사람에게는 그 돈주머니 안에 든 돈 절반을 줄 테니 제발 찾아주시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순박해 보이는 한 청년이 돈주머니를 들고 상인을 찾아 왔습니다.
“돈주머니를 잃었다 들었는데 이것이 당신 것입니까?”
상인은 반색하며 청년에게 돈주머니를 받았습니다. 정말 잃어버렸을 때 들어있던 돈 천 냥이 그대로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년에게 약속한 사례비 오백 냥이 아까워진 상인은 순간적으로 못된 꾀를 부렸습니다.
“어허, 이 돈주머니에 삼천 냥이 들어있었는데 지금 천 냥만 있는걸 보니 당신이 벌써 이천 냥을 가져갔구려. 내 약조대로 천오백 냥은 드릴 터이니 가져간 돈 중 오백 냥은 저에게 돌려주시오.”
“아닙니다. 저는 주운 정말이지 돈주머니를 고스란히 가져 왔습니다.”
“이 사람이 점점… 내 다른 사람 돈에 손댄 것은 뭐라 하지 않을 테니, 가져간 돈 중 오백 냥만 어서 돌려주시오.”
결국,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마을의 원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말은 들은 원님이 말했습니다.
“상인은 장터에서 삼천 냥이 든 돈주머니를 잃었고, 청년은 천 냥이 든 돈주머니를 주웠다고 하니 저 돈주머니는 상인이 잃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잃은 것일 거다. 상인은 가서 삼천 냥이 들어 있는 돈주머니를 찾도록 해라. 저 천 냥이 들어있는 돈주머니는 관아에서 보관하다가 주인을 찾지 못하면 청년에게 주도록 하겠다.”
▣ 警句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서 1:14절~15)
"버림으로써 얻으리라. 그대여, 탐내지 말라." - (우파니샤드)
"전부를 취하면, 전부를 잃는다." (팔만대장경)
※ 연잎의 지혜/ 법정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거리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린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욕심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사람들은 가질 줄만 알지 비울줄은 모른다.
모이면 모일수록,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무겁게 짓누른다.
삶이 피로하고 고통스러운 것은
놓아버려야 할 것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짓누르는 물방울을
가볍게 비워버리는 연잎처럼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야 할 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욕심에 집착하면
불명예 외에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
좋은것을 담으려면
먼저 그릇을 비워야 한다.
욕심은 버려야 채워진다.
악기는 비어 있기 때문에 울린다.
비우면 내면에서 울리는
자신의 외침을 듣는다.
- 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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