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29분, 진달래 대피소에서 충분히 쉰 다음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른다. 바로 나타나는 1,500 지점
10시 30분, 이렇게 구상나무가 많은 곳을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다. 1,500미터를 넘으니 구상나무 천국
10시 48분, 해발 1,600미터. 100미터에 19분. 모두가 나를 추월한다. 아이들도, 할머니까지도
11시 2분, 이곳에서도 반겨주는 양지꽃. 이들은 한국의 산이라면 어디에나 보인다.
11시 6분, 1,700미터. 이번에도 18분 걸렸다. 천천히 걷고, 사진 찍고, 충분히 여유를 부리면서 걷는다.
11시 7분, 화산석이 깔려 있는 계단길을 오른다.
11시 7분, 지난 달 축령산에서 보았던 각시 붓꽃(혹은 둥근 붓꽃?)이 반갑다.
11시 14분, 드디어 고산목을 만나다. 주변의 녹색 구상나무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11시 18분,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보기에는 아늑한데 엄청난 바람을 이겨가며 힘들게 올라갔다.
11시 18분, 구상나무 숲을 뒤로 하고 사람들이 부지런히 오른다. 구름만 없었더라면 제주도의 바다까지도 보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로도 만족이다. 엊그제 서울 날씨가 30도를 오르내렸는데 덥지 않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는 게 고맙다
11시 31분, 해발 1,800미터. 지대가 높아지니 바람이 세고, 서늘했다. 바람막이 상의를 입지 않았으면 추워서 고생했을 것이다.
이제 키 큰 나무는 아래로만 보인다. 몸을 돌려 아래를 내려다 본다
11시 34분, 민들레가 철 지나 피어 있다. 크지도 않고 바짝 몸을 낮추어 피어 있다.
11시 34분, 한달 전 축령산에서 만났던 각시 붓꽃이다. 반갑다. 예쁘다.
11시 37분, 이제 키 큰 나무는 없다. 무섭게 불어대는 찬 바람을 맞으며 오르고 또 오른다.
바람과 추위를 피해 바위 아래에 숨어서 핀 꽃들
11시 40분, 고개를 왼쪽 아래로 돌리니 붉은 꽃밭이 눈에 들어 온다. 철쭉 꽃밭이다. 저 아래서 놀아볼까?
11시 49분, 해발 1,900미터. 엄청 바람이 세다. 몸이 차가워진다
1,900이 넘는 이 곳에도 민들레는 피어 있다.
토사의 유실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분홍빛 꽃은 설앵초?
11시 55분, 드디어 정상, 우선 백록담부터 찾아 찰칵. 백두산 천지를 대할 때의 황홀감과 신비감은 없었다. 그러나 백두산 천지는 천지고 백록담은 백록담이다. 한라산의 영혼이기에 안아야 한다.
11시 56분, 한라산 증명사진
사람들도 백록담을 바라보느라 바쁘고 먹느라 바쁘다. 왼쪽 파란색 부분, 모자 쓰고 앉아 있는 사람은 통제구역을 넘어가는 사람을 단속하느라 신경질질적으로 외쳐댄다.
12시 7분, 김밥과 김치 뿐인 점심 식사. 겸손한 식탁을 차렸다.
올라왔으면 내려가야 한다. 아쉬움에 다시 한번
12시 22분, 정상에서 관음사 쪽으로 내려가며, 정상부의 모습은 황량하다. 바람은 세차게 분다. 바닥에 붙어있듯이 살아가는 풀과 꽃들이 애처롭다.
12시 24분, 본격적인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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