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山樂水/동네방네

카네이션 유감(有感)

efootprint 2022. 5. 6. 08:46

싱그러운 5월의 첫 주, 용인시 농업기술센터에서의 정보화교육 첫시간 수업을 무사히(?) 마치고 바로 뒷편에 위치한 농촌테마파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농촌테마파크는 용인 귀촌 생활 중에 가장 자주 찾는 명소 중의 한 곳이다. 언제든 찾을 때마다 실망을 시키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숭숭한 마음을 안정시키거나 나를 찾아온 친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일이 있으면 쉽게 찾아가는 곳이 되었다. 사실 이번에 정보화 교육에 참석하는 것도 교육도 교육이려니와 인근의 내동마을과 함께 테마파크를 일부러라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테마파크에 입장하여 아래쪽 으름나무의 숲길을 지나 중앙 광장으로 올라가니 색색의 카네이션이 보기 좋게 정리, 전시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며칠 지나면 바로 어버이날이다. 시설 관리자들이 화초와 수목을 단순 관리하는 것을 넘어 시의적절하게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고맙고 믿음직스럽다.

 

 

카네이션 무리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상념에 빠지다보니 육적(陸績)의 회귤(懷橘) 고사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조선 시대의 문신, 노계(蘆溪) 박인로(朴仁)의 <조홍시가(早紅柹)>까지 생각이 비약한다.

 

盤中(반중) 早紅(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柚子(유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업슬세 글로 설워하나이다

 

다시 생각은 지나온 세월의 회고로 이어진다. 신산(辛酸)의 세월을 보내시다 돌아가신 어머님과 내가 개인 사업을 시작하던 첫 해에 세상을 뜨신 아버님, 두 분을 생각하니 안타깝고 애통한 마음에 가슴이 먹먹하다. 어찌 할 수 없는 상심(傷心)과 그리운 심사를 노계(蘆溪)의 시를 빌려 대변해 본다.

 

색색의 꽃들이 5월을 빛내도다

장미, 백합 아니라도 가지고 싶다마는

가슴에 꽃 달아드릴 이 안 계시니 그것이 서럽습니다

 

 

생각은 다시 「명심보감」 < 효행편>의 첫 구절로 이어진다. 이 구절은 원래 「시경(詩經)」 <육아장(蓼莪章)>에 실려 있는 시의 일부이다.

 

父兮生我(부혜생아) 母兮鞠我 (모혜국아)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哀哀父母(애애부모) 生我劬勞(생아구로) 슬프고 슬프도다 어버이시여,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고 애쓰셨도다.

欲報深恩(욕보심은) 昊天罔極(호천망극) 그 깊은 은혜를 갚고 싶으나 하늘 같이 넓고 커서 갚을 길이 없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머님의 눈물의 기도와 아버님의 부드러우셨던 엄한 당부에 얼마나 순종하고 부응하려 했는지 죄스러운 마음을 가눌 길 없다.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무명초된 내가 불러보는 거룩한 이름 어머님, 아버님 · · · · · ·

지금에야 할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의 거룩하고 그지 없으셨던 사랑에 온 마음으로 감사, 감사, 감사를 드릴 뿐.  어버이 날에 떠오르는 몇몇 노래를 올해도 재소환하여 사모의 정을 조금씩 달래며 잠잠히 보내야겠다.

 

어버이날 노래 "어머님 은혜" 가사 자막 어린이 노래 

어머님의 마음(동요) - YouTube

사모곡, 태진아 [가요무대/Music Stage] 20200120 - YouTube

Psy 아버지 한글노래, 한글가사 - YouTube

양희은(Yang HeeEun) X 악동뮤지션(AKMU) - 엄마가 딸에게(Mother to daughter)

 

사진 : 2022. 5. 4 농촌테마파크(용인시 원삼면)

 

멀리 미국에 사는 딸아이가 어버이날을 맞아 꽃바구니를 보냈다고 옆지기가 알려준다. 그리 해준 것 없는데 잘 자란 아이들이 또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