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명심보감(직)

2.천명편

efootprint 2020. 11. 27. 23:14

天命篇(천명편) :

천명(天命)은 하늘의 명령, 곧 인간의 행위에 대한 주재적(主宰的) 작용이나 섭리를 말한다. 〈繼善篇(계선편)〉이 인간의 선한 행위를 부각시킨 것이라면 〈天命篇(천명편)〉에서는 자연의 이법(理法) 또는 법칙이란 물샐 틈 없음을 강조한다. 하늘이 인간의 선한 행위를 감독, 관찰하고 있으므로 그 법칙적 측면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실재하는 것이므로 크게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경계 또는 경고가 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것은 “억지로 꿰어 맞추는 행위 곧 人爲(인위:인공의 행위)를 거부하는 도가(道家)의 창시자인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의 글과 의미가 상통하는 문구를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1] 孟子曰(맹자왈) 順天者(순천자)는(존)하고 逆天者(역천자)는 亡(망)이니라.

맹자(子)가 말하기를(曰), "하늘(天)에 따르는(順) 자(者)는 살고(存; 보존하고), 하늘(天)을 거스르는(逆) 자(者)는 망(亡)한다."고 하였다.

○ 孟子(맹자) :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사상가로 이름은 가(軻)이고 자는 자여(子輿)이다. 그는 공자의 사상 특히 인의(仁義)의 도(道)를 계승하여 인(仁)․의(義)․예(禮)․지(智)라는 네 가지 도덕 실체 곧 4덕(四德)을 발전시켰다.

 

[출전]《孟子(맹자)》〈離婁章句(이루장구) 上 七章〉 에 보인다.

孟子曰(맹자왈):「天下有道(천하유도),小德役大德(소덕역대덕),小賢役大賢(소현역대현);天下無道(천하무도),小役大(소역대),弱役強(약역강)。斯二者天也(사이자천야)。順天者存(순천자존),逆天者亡(역천자망)。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천하에 도(道)가 행하여지면, 덕이 작은 사람은 덕이 큰 사람을 위하여 일하고, 조금 현명한 사람이 크게 현명한 사람을 위하여 일한다. 그러나 천하에 도가 행하여 지지 않으면, 힘이 적은 사람이 힘이 센 사람을 위하여 일하고, 세력이 약한 사람은 세력이 강한 사람을 위하여 일한다. 이 두 가지는 자연의 이치와 형세이니,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자는 살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

 

[해설] 자연의 섭리, 곧 천(天) 또는 천명(天命)에 순종하는 사람은 제대로 살아 남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의 존재의 근거를 잃는다는 말이다.

《孟子(맹자)》〈離婁章句(이루장구) 上 七章〉 중에서

이루(離婁) : 중국 황제(黃帝) 때에 살았으며, 눈이 아주 밝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상의 인물. ≪신자(愼子)≫ 내편(內篇)에, ‘이루(離婁)는 눈이 밝아서 백 보 밖에서도 능히 털끝을 살핀다.’고 하였다.

 

[2] 康節邵先生曰(강절소선생왈) 天廳寂無音(천청적무음)하니 蒼蒼何處尋(창창하처심)고 非高亦非遠(비고역비원)이니 都只在人心(도지재인심)이니라.

강절(康節)소선생(邵先生)이 말하기를(曰), "하늘(天)의 들으심이(聽) 고요(寂)하여 소리(音)가 없으니(無) 푸르고 푸른(蒼蒼)데 어느(何) 곳(處)에서 찾을(尋) 것인가. 높지(高)도 않고(非) 또한(亦) 멀지(遠)도 않다(非). 모두(都)가 다만(只) 사람(人)의 마음(心)속에 있는(在)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 寂(적) : 고요할 ‘적’. 고요하다. 적막하다.

○ 蒼蒼(창창) : 푸를 ‘창’. 푸르고 푸름. 앞길이 멀어서 아득함.

○ 都(도) : 모두 ‘도’. 모두, 다.

○ 只(지) : 다만 ‘지’. 다만, 단지.

[출전] 《伊川擊壤集(이천격양집)》 卷之十二 〈天聽吟(천청음)〉 전문(全文)이다.

[해설] 하늘은 고요하고 아득하지만, 알 수 없는 고원(高遠)한 세계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이라는 내면 활동을 통해 가까이 할 수 있는 진리의 세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邵康節(소강절) : 중국 송대(宋代)의 유학자(儒學者). 이름은 옹(雍), 자는 요부(堯夫). 강절은 그의 시호이다. 이정지(李挺之)에게 도가(道家)의 《도서선천상수(圖書先天象數)》의 학을 배워 신비적인 수학을 설파하였으며 또 이를 기본으로 한 경륜(經論)을 주장했다. 왕안석(王安石)이 신법을 실시하기 전에 톈진[天津]의 다리 위에서 두견새 우는 소리를 듣고 천하가 분주할 것임을 예견하였다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소강절 [邵康節] (인명사전, 2002. 1. 10., 민중서관)

 

소옹(邵雍, 1011년~1077년)은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이다.

자는 요부(堯夫), 시(諡)는 강절(康節). 범양(范陽) 출신이다. 소옹의 집은 대대로 은덕(隱德)을 본지로 삼아 벼슬하지 않았다. 그도 몇 번인가는 소명을 받았지만 끝내 관도(官途)에 나아가지 않았다.

학계를 보면 진박(陳搏) ― 충방 ― 목수(穆脩) ― 이지재(李之才) ― 소옹으로 되어 있다. 학조(學祖)인 진박이 송 초의 도가였기 때문에 그의 학문은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관물편〉(觀物篇)을 위시하여 그 저서를 세밀히 보면 도가적 논리보다도 오히려 《역경》의 논리에 기초를 둔 특색있는 선천심학(先天心學)이라고 하겠다. 그에 의하면 현상계(現象界)의 구조는 결국 음양(陰陽)의 대대(對待)요, 그와 같이 되어 있는 궁극의 자기 원인은 1기(一氣)이며, 천지의 ‘중(中)’이며 1동1정(一動一靜)의 ‘간(間)’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간이나 중은 바로 사람의 마음의 작용 그것이기 때문에 천지인(天地人) 3자가 이 세계구조의 전체를 나타내는 상응체계(相應體系)이다. 현상에 상즉(相卽)하는 현상 그 자체의 자기 원인이나 나(我) 속에 있다. 나의 마음의 작용 그 자체는 즉 세계 구조의 궁극적인 유일자(者)인 이 세계를 존재하게 하는 작용이라는 것이다. <위키백과>

<참고>

[고문진보] 09.淸夜吟(청야음) - 소옹(邵雍:소강절)

http://blog.naver.com/swings81/220855594761

[격양집]月到梧桐上吟(월도오동상음) - 邵雍(소옹)

http://blog.naver.com/swings81/221035257718

 

 

[3] 玄帝垂訓曰(현제수훈왈) 人間私語(인간사어)라도 天聽(천청)은 若雷(약뢰)하고 暗室欺心(암실기심)이라도 神目(신목)은 如電(여전)이니라.

현제(玄帝)께서 내린(垂) 훈계(訓)에 말하기를(曰), "인간(人間)의 사사(私)로운 말(語)도 하늘(天)이 들음(聽)은 우뢰(雷)와 같고(若) 어두운(暗) 방(室)에서 마음(心)을 속여도(欺) 귀신(神)의 눈(目)은 번개(電)와 같으니라(如)."고 하였다.
○ 玄帝(현제) : 도가에서 받드는 신의 이름으로 추측되나 어느 때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玄帝垂訓(현제수훈)’도 ‘현제께서 말씀을 남기셨다.’인지 《玄帝垂訓(현제수훈)》이라는 책명(冊名)인지 모호하다.

○ 人間私語(인간사어) : 인간세상에서 지극히 은밀하고 사적(私的)인 이야기.

※私語(사어) : 드러나지 않도록 조용히 하는 말.

○ 暗室欺心(암실기심)이라도 神目(신목)은 如電(여전)이니라 :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방에서 자신의 마음을 속이기란 매우 쉽지만, 우주를 섭리하는 神은 번개처럼 매우 빠르고 환하게 관찰한다는 의미이다.

※暗室(암실) : 빛이 들오오지 않도록 밀폐한 방

※欺心(기심) : 자기(自己)의 양심(良心)을 속임

][해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처럼 이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 따라서 우리의 행동에 대하여 하늘과 神이 빤히 보고 듣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여 매사에 조심스레 처세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4] 益智書云(익지서운) 惡鑵(악관)이 若滿(약만)이면 天必誅之(천필주지)니라.

익지서(益智書)에 이르기(云)를 악(惡)한 두레박(罐)이 가득 찰(滿) 것 같으면(若) 하늘(天)이 반드시(必) 벨(誅) 것이니라."고 했다.

○ 益智書(익지서) : 宋나라 때 이루어진 책이라고 하나, 未詳이다

○ 惡鑵(악관)이 若滿(약만)이면 天必誅之(천필주지)니라 : 악한 그릇(나쁜 마음)이 만약(혹) 가득차면 하늘이 반드시 죽이고 만다.

○ 鑵(관) : 두레박 ‘관’. 두레박. 惡鑵(악관) : 악의 그릇, 나쁜 마음

○ 誅(주) : 벨 ‘주’. 베다. 책하다

[해설] 인간의 욕망이나 욕구는 끝이 없다. 예컨대 거듭 악행을 쌓아 가면 말없는 하늘이지만 이치상 반드시 제재가 따른다는 경계이다.(악이 가득하면 하늘이 벌한다는 뜻)

 

 

[5] 莊子曰(장자왈) 若人(약인)이 作不善(작불선)하여 得顯名者(득현명자)는 人雖不害(인수불해)나 天必誅之(천필주지)니라.

장자(莊子)가 말하기를(曰), "만약(若) 사람(人)이 착하지(善) 아니한(不) 일을 만들어(作)서(하다) 이름(名) 나타남을(顯) 얻는(得)자(者)(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는 자)는 사람(人)이 비록(雖) 헤치지(害) 않더라도(不) 하늘(天)이 반드시(必) 죽일(戮) 것이니라."고 하였다.
○ 若(약) : ‘만약’의 의미이다. ‘或(혹)의 의미로 보아 “혹시 ~하면”이나 “혹간 ~하면”으로 해석해 봄직하다.

○ 顯(현) : 나타날 ‘현’. 나타나다. 드러나다

○ 人雖不害(인수불해)나 天必戮之(천필륙지)니라 : 못된 짓을 한 사람이 혹 명예를 얻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은 비록 해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하늘이 반드시 그냥 놔두지 않는다는 경계이다.

○ 戮(죽일 륙,죽일 육) : 죽이다. 육시하다

○ 雖(수) : 비록 ‘수’. 비록. 아무리 ~하여도

[출전]《莊子(장자)》〈庚桑楚(경상초) 四章〉에 이와 유사한 글이 보인다.

莊子(장자)》〈庚桑楚(경상초) 四章〉 중에서

爲不善乎顯明之中者(위불선호현명지중자)는 人得而誅之(인득이주지)어니와

爲不善乎幽閒之中者(위불선호유한지중자)는 鬼得而誅之(귀득이주지)하나니

明乎人(명호인)하며 明乎鬼者(명호귀자) 然後(연후)에야 能獨行(능독행)이니라

사람들이 보고 있는 데서 불선을 저지르는 자는 사람들이 그를 잡아서 처벌하고

사람들이 보지 않는 데서 악을 행한 자는 귀신이 잡아서 처벌한다.

그러므로 사람에게도 밝고 귀신에게도 밝은 뒤에야 홀로 걸어갈 수 있다.

[해설] 만일 사람이 악한 방법이나 일을 하여 이름을 얻는다면, 사람이나 세상이 비록 해치지 못하여도 결국 하늘이 반드시 그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6] 種瓜得瓜(종과득과)요 種豆得豆(종두득두)니 天網(천망)이 恢恢(회회)하여 疎而不漏(소이불루)니라.(

외(瓜>씨를 심으면(種) 외(瓜)를 얻고 콩(豆)을 심으면(種) 콩을 얻는다. 하늘(天)의 그물(網)이 넓고 넓어서(恢恢) 듬성듬성해도(疏) 새지(漏) 않느니라(不).

瓜(과) : 오이 ‘과’. 오이

網(망) : 그물 ‘망’. 그물

恢(회) : 넓을 ‘회’. 恢恢는 '넓고도 넓음'.

疎(소) : 트일 ‘소’. 성기다. 트이다.

漏(루) : 샐 ‘루’. 새다. 스며들다.

[출전]

1) 《增廣賢文(증광현문)》에는 “種麻得麻(종마득마)요 種豆得豆(종두득두)니 天眼(천안)이 恢恢(회회)하여 疎而不漏(소이불루)니라: 마(麻)를 씨뿌리면 마(麻)를 얻고,…… 하늘의 눈이 …….”로 되어 있다.

2) 《涅槃經(열반경)》 에는 種瓜得瓜(종과득과)요 種李得李(종리득리)로 되어있다. 불교의 열반경에 나오는 말로 인과응보를 말하는 것이다.

3) 이 글 후반부는 도가의 창시자 노자 《道德經(도덕경)》 〈七十三章〉의 사상을 어느 정도 따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래 참조) 본문의 “踈而不漏(소이불루)”가 《도덕경》에는 “疏而不失(소이불실)”로 되어 있다.

[해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자연의 이치도 마찬가지다. 하늘 또는 자연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넓어서 그 이치가 엉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빈틈없는 이치로 운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자신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은 하늘의 이치이며, 이러한 진리는 비록 성겨 보여도 절대로 예외가 없다는 뜻이다.

<연관 사자성어> 事必歸正(사필귀정), 勸善懲惡(권선징악), 自繩自縛(자승자박), 自業自得(자업자득)

 

<노자 도덕경>

道家 -> 老子河上公章句 -> 德經 -> 任為

老子 제73장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뜨리지 않는다)

勇於敢則殺(용어감즉살),勇於不敢則活(용어불감즉활)。此兩者(차양자),或利或害(혹리혹해),天之所惡(천지소악)。孰知其故(숙지기고)? 是以聖人猶難之(시이성인유난지)。天之道(천지도),不爭而善勝(부쟁이선승),不言而善應(불언이선응),不召而自來(불소이자래),繟然而善謀(천연이선모)。天網恢恢(천망회회),疏而不失(소이불실)。

결단력이 강하면 죄인을 죽이고 결단력이 약하면 죄인을 살린다. 두 가지 행동에는 이로움도 있고 해로움도 있으니

하늘이 미워하는 그 사람을 어느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성인조차 오히려 어렵게 여기는 것이다.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잘 이기고 말을 걸지 않아도 잘 응하고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니, 느리고 완만하지만 잘 도모한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뜨리지 않는다.

 

 

[7] 子曰(자왈) 獲罪於天(획죄어천)이면 無所禱也(무소도야)니라

공자(子)가 말하기를(曰), "하늘(天)에(於) 죄(罪)를 얻으면(獲) 빌(禱) 곳(所)이 없느니라(無)."고 하였다.
○ 獲(획) : 얻을 ‘획’. 얻다.

○ 禱(도) : 빌 ‘도’. 빌다. 기도하다

[해설] 못된 짓을 하여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면, 용서받을 방법이 없음을 말하고 있다.

[출전]《論語(논어)》 〈八佾(팔일) 十三章〉에 보인다

 

王孫賈問曰(왕손가문왈):

「與其媚於奧(여기미어오),寧媚於竈(영미어조),何謂也(하위야)?」

子曰(자왈):「不然(불연),獲罪於天(획죄어천),無所禱也(무소도야)。」

왕손가가 물었다."아랫목 신에 잘 보이기보다는 차라리 부엌 신에게 잘 보이라 하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다. 죄를 하늘에 지었으면 기도할 곳이 없다."

 

※공자가 위(衛)나라에 간것은 56세 때이다. 위나라의 영공(靈公)의 부인(夫人) 남자(南子)를 만났다. 이 때에 왕손가(王孫賈)는 위령공(衛靈公)의 중신(重臣)으로, 군사권을 장악한 세력자였는데 공자가 영공을 만나자 속담을 빌어 "영공보다는 실력자인 자기를 만나는 것이 어떠냐"고 말한 것에 대해서 따끔한 일침을 놓은 것이다. 공자는 도(道)를 펴기 위해서 위(衛)나라에 온 것이지 사익을 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는 뜻을 비유해서 한 말이다.

 

- 천명편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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