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명심보감(직)

21.증보(增補)편

efootprint 2020. 11. 4. 09:14

21.增補篇(증보편) :

이 편은 미처 하지 못한 말을 보충한 것이다. 원래 『명심보감』은 20장 <부행(婦行)> 편이 끝이지만 훗날 어떤 사람이 5장을 덧붙여 모두 2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제21강은 특별한 주제를 담아 제목을 짓지 않고 그냥 ‘추후에 덧붙인다’는 뜻으로 <증보(增補)> 편이라고 한 것이다.

특히 <증보> 편에 나오는 두 개 항목의 문장은 모두 『주역』에 나오는 글로 엮어져 있다. 《周易(주역)》의 세계관을 통해 ‘선(善)’에의 의지를 다질 것을 말하고, 곧 현실화될 보이지 않는 조짐에 대하여 경계(警戒)할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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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周易曰(주역왈) 善不積(선부적)이면 不足以成名(부족이성명)이요 惡不積(악부적)이면 不足以滅身(부족이멸신)이니 小人(소인)은 以小善(이소선)으로 爲无益而弗爲也(위무익이불위야)하고 以小惡(이소악)으로 爲无傷而弗去也(위무상이불거야)니라 (고)로 惡積而不可掩(악적이불가엄)이요 罪大而不可解(죄대이불가해)니라.

주역(周易)에 말하기를(曰), "선(善)을 쌓지(積) 않으면(不) 족(足以)히 명성(名)을 이루지(成) 못하고(不), 악(惡)을 쌓지(積) 아니하면(不) 족히(足以) 몸(身)을 앙치지(滅) 아니하거늘(不) 소인(小人)은 작은(小) 선(善)으로 써(以)는 이익(益)됨이 없다고(無) 해서(爲) 하지(爲) 아니하고(弗). 작은(小) 악(惡)으로 써(以)는 상(傷)함 즉 해로움이 없다(無) 하여(爲) 그만두지(去) 아니하니라(弗). 그런고로(故) 악(惡)이 쌓이면(積) 가림(掩)이 가하(可)지 않을(不) 것이요, 죄(罪)가 크면(大) 해결하는(解) 것이 불가(不可) 하니라."고 하였다.

○ 名(명) : 좋은 이름으로서 ‘명예’를 가르킨다.

○ 弗(불) : 아닐 ‘불’. 아니다. 말다.

○ 无(무) : 없을 ‘무’ 無의 고자(古字)이다.

○ 掩(엄) : 가릴 ‘엄’. 가리다. 숨기다.

 

[해설] 사람은 선을 쌓아야 이름을 빛낼 수 있고, 악을 쌓으면 몸을 망칠 것이다. 인격수양이 되지 않은 소인은 작은 선이나 작은 악은 도움이나 손해가 되지 않는다고 여긴다. 따라서 악이 쌓이면 악이 커져서 가릴 수 없게 되고, 죄가 커지면 그 죄를 해결할 방법이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출전] 이 글은 《周易(주역)》 〈繫辭傳(계사전) 下 四章〉에 보인다. 《주역언해》에 의거할 때, 본문과 토와 해석하는 방법이 약간 다른데, 참고할 만하다.

「善不積,不足以成名;惡不積,不足以滅身。小人以小善為无益,而弗為也,以小惡為无傷,而弗去也,故惡積而不可掩,罪大而不可解。易曰:『何校滅耳凶(하교멸이흉)』。」

선한 일이 쌓이지 않으면 이름을 이룰 수 없고 악한 일이 쌓이지 않으면 몸을 망칠 수 없다. 소인은 작은 선을 보탬이 없다 하여 하지 않고 작은 악을 해됨이 없다고 하여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악이 쌓이면 가릴 수 없고 죄가 커지면 풀어 놓을 수 없다.” (《易》에 말하기를, “고랑을 포로의 목에 채우고 귀를 자르니 나쁘리라” 하였다.)

* 噬嗑(서합) (離上震下(이상진하), 火雷噬嗑(화뢰서합))卦 上九爻를 풀이한 것이다.

 

{by 한정주 기자)

먼저 이 문장은 『주역』 <계사전 하>에 나오는 내용 가운데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문장의 앞뒤로 이 문장과 연결되는 또 다른 문장이 있는데 먼저 앞에 나오는 문장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소인은 불인(不仁)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불의(不義)한 것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로움을 보지 않으면 부지런히 힘쓰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까닭에 소인은 위엄으로 제압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소인이 재앙을 모면하려면 반드시 사소한 징계라도 크게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 문장 다음에 나오는 것이 바로 여기 『명심보감』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또한 소인이 삼가고 두려워하며 경계로 삼아야 할 일을 지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공자는 『주역』의 점괘에 빗대어 ‘등에는 형틀을 짊어지고 귀가 잘리는 형벌을 받는 흉측한 꼴’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위태롭다고 근심하는 사람은 오히려 그 자리를 편안하게 할 것이고, 멸망할까 두려워하는 사람은 오히려 보존할 것이고, 어지러워질까 경계하는 사람은 오히려 다스림을 얻을 것이다. 따라서 군자는 편안해도 오히려 위태로움을 근심하고, 보존해도 오히려 멸망을 두려워하고, 다스려져도 오히려 어지러워짐을 경계한다. 이렇게 해서 자신을 편안하게 하고 집안을 보호하고 나라를 보존한다.”
소인은 불인(不仁)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불의(不義)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선행이라도 이롭지 않으면 하지 않고, 작은 악행이라도 해롭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 까닭에 마침내 재앙을 피할 수 없는 반면 군자는 항상 편안해도 위태로움을 근심하고, 보존해도 멸망을 두려워하고, 다스려져도 어지러워짐을 경계하는 까닭에 마침내 재앙이 닥쳐도 자신과 집안과 나라를 보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은 항상 삼가고, 조심하고, 두려워하고, 근심하고, 경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2] 履霜(이상)하면 堅氷至(견빙지)니라 臣弑其君(신시기군)하며 子弑其父(자시기부)는 非一旦一夕之事也(비일단일석지사야)라 其由來者漸矣(기유래자점의)니라.
서리(霜)를 밟으면(履) 굳어(堅) 어름(氷)에 이르(至)나니, 신하(臣)가 그(其) 임금(君)을 죽이며(弑), 자식(子)이 그(其) 아비(父)를 죽이는(弑) 것이 하루(一) 아침(旦)이나 하루(一) 저녁(夕)의 일(事)이 아니라(非) 그(其) 유래(由來)하는 것(者)이 점차로(漸) 그리 한 것이다(矣).

(,) : 밟을 ’. 밟다. (신을)신다.

○ 堅氷(견빙) : 단단하게 굳은 얼음. 堅은 굳을 ‘견’.

○ 弑(시) : 윗사람 죽일 ‘시’. 윗 사람을 죽이다.

○ 由來(유래) : 사물의 내력

○ 漸(점) : 점점 ‘점’. 점점. 차츰.

 

[해설] 서리를 밟으면 장차 굳은 얼음이 얼 것의 조짐임을 알게 된다. 그처럼 신하가 임금을 죽이거나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일도 느닷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짐이 있은 후 그 점진적으로 유래함을 말하고 있다.

곧, 악행(惡行)을 하면 악업(惡業)이 쌓이고, 선행(善行)을 하면 선(善)이 쌓이며,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니 한 만큼 이루어지는 것이니 방(方)을 뜻한다.

[출전]

《주역》 〈坤卦(곤괘)〉 初六(초륙)의 爻辭(효사)이다.

䷁坤: 初六:履霜,堅冰至。

象傳: 履霜堅冰,陰始凝也。馴致其道,至堅冰也。

初六(초륙):履霜(이상),堅冰至(견빙지)。

象傳(상전) : 履霜堅冰(이상견빙),陰始凝也(음시응야)。

馴致其道(순치기도),至堅冰也(지견빙야)。

초육 :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을 이르니니라.

상에 이르기를 : 이상견빙은 음이 처음 엉김이니, 그 도를 길들여 이루어서 굳은 얼음에 이르게 하느니라.

 

 - 증보편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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