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명심보감(직)

23.효행(孝行)편 속(續)

efootprint 2020. 11. 12. 12:51

 

[1.1] 孫順(손순)이 家貧(가빈)하여 與其妻(여기처)로 傭作人家以養母(용작인가이양모)할새 有兒每奪母食(유아매탈모식)이라 (순)이 謂妻曰(위처왈) 兒奪母食(아탈모식)하니 (아)는 可得(가득)이나 母難再求(모난재구)라 하고 乃負兒往歸醉山北郊(내부아왕귀취산북교)하여 欲埋堀地(욕매굴지)러니 忽有甚奇石鍾(홀유심기석종)이어늘 驚怪試撞之(경괴시당지)하니 舂容可愛(용용가애)라 妻曰(처왈) 得此奇物(득차기물)은 殆兒之福(태아지복)이라 埋之不可(매지불가)라 하니 (순)이 以爲然(이위연)하여 將兒與鐘還家(장아여종환가)하여 縣於樑撞之(현어량당지)러니

손순(孫順)이 집(家)이 가난하여(貧) 그(其)의 아내(妻)와 더불어(與) 남(人)의 집(家)에 고용살이(傭)를 하므로(作) 써(以) 어머니(母)를 봉양(養)할 때 아이(兒)가 있어(有) 매양(每) 어머니(母)의 음식(食)을 빼앗으니(奪). 순(順)이 아내(妻)에게 일러(謂) 말하기를(曰) "아이(兒)가 어머니(母)의 음식(食)을 빼앗으니(奪) 아이(兒)는 또 얻을(得) 수 있으나(可) 어머니(母)는 다시(再) 구하기(求) 어렵소(難)." 하였다, 할 수 없이 마침내(乃) 아이(兒)를 업고(負) 취산(醉山) 북(北)쪽 교외(郊外)로 가서(往歸) 묻고자(欲埋) 땅을 팠더니(掘地) 홀연히(忽) 심히(甚) 기이한(奇) 돌 종(石鐘)이 있거늘(有) 놀랍고(驚) 괴이하여(怪) 시험 삼아(試) 종(之,지는 대명사)을 치니(撞) 종소리(?容)가 가히(可) 사랑스러운지라(愛). 아내(妻)가 말하기를(曰), "이(此) 기이한(奇) 물건(物)을 얻음(得)은 자못(殆) 아이(兒)의 복(福)이니 묻는 것은(埋) 불가(不可)하다." 하니 순(順)이 그러하다 하여(以爲然) 아이(兒)와 더불어(與) 종(鐘)을 가지고(將) 집(家)으로 돌아와서(還) 들보(樑)에(於) 달고(懸) 이것(之)을 쳤더니(撞)

孫順(손순) : 경주손씨(慶州孫氏)의 시조(始祖), 신라 42대 흥덕왕 때 신라 삼기(三器)의 하나인 석종(石鍾)을 얻은 효자이다.

○ 兒奪母食(아탈모식) : 여기서 食은 밥(사)으로 볼 수 있겠으나 ‘먹을 것’(식)으로 보는 것이 온건하다.

○ 舂容(용용) : 의성어로 소리가 조용히(은은하게) 멀리 퍼지는 것을 가리킨다. 舂은 찧을 ‘용’. 절구질하다.

○ 殆兒之福(태아지복) : 아마 아이의 복이다. 여기서 ‘之’는 관형격이다. 殆는 거의 ‘태’. ‘아마, 마땅히‘ 의 뜻.

○ 埋之不可(매지불가) : 땅에 묻는 것은 옳지 않다. 여기서 ‘之’는 주격이다.

○ 以爲然(이위연) : 그렇게 여기다. A以爲B로 以A爲B와 같다

 

[1.2] (왕)이 聞鐘聲淸遠異常(문종성청원이상)하고 而覈聞其實(이핵문기실)하고 (왈) (석)에 郭巨埋子(곽거매자)엔 天賜金釜(천사금부)러니 今孫順(금손순)이 埋兒(매아)엔 地出石鐘(지출석종)하니 前後符同(전후부동)이라 하고 賜家一區(사가일구)하고 歲給米五十石(세급미오십석)하니라

왕(王)이 듣고(聞), 종소리(鐘聲)가 맑고(淸) 멀리감이(遠) 이상(異常)하여 그(其) 사실(實)을 조사하여(?) 듣고(聞) 말하기를(曰), "옛적(昔)에 곽거(郭巨)가 자식(子)을 묻음(埋)엔 하늘(天)이 금 솥(金釜)을 주더니(賜) 이제(今) 손순(孫順)이 아이(兒)를 묻음(埋)에는 땅(地)에서 돌 종(石鐘)이 나오니(出) 앞(前)과 뒤(後)가 꼭 맞는다(符同)," 하고, 집(家) 한 채(一區)를 주고(賜) 해마다(歲) 쌀(米) 오십 석(五十石)을 주니라(給).

○ 聞鍾聲淸遠異常(문종성청원이상) : ‘종소리가 청아하게 아득히 들리는 것이 이상해서’ 정도로 해석해봄직하다.

○ 覈聞(핵문) : 사실을 자세히 묻다. 覈은 핵실할 ‘핵’. 핵실(覈實: 사실을 조사하여 밝히다).

○ 郭巨(곽거) : 후한(後漢) 때의 효자(孝子)로,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몹시 가난하게 살 적에 어머니가 늘 밥을 덜어 그의 아들에게 주는지라, 자식 때문에 어머니가 배를 굶게 됨을 슬퍼하였다. 그리하여 아들을 죽이기로 아내와 마음먹고 구덩이를 팠는데, 난데없이 금솥이 나왔다 한다.

○ 符同(부동) : 부(符)는 ‘부절(符節)’, ‘신표(信標)’,‘맞다’의 의미이고, 부동(符同)은 병부(兵符) 곧 發兵符(발병부:군대를 동원하는 표지(標識))가 쪼갠 부분이 맞는 것이다.

[해설] 이 글은 손순의 지극한 효성에 대한 하늘의 보답 곧 지성감천(至誠感天)을 말한 것이ek.

 

[2] 尙德(상덕)은 値年荒癘疫(치년황려역)하여 父母飢病濱死(부모기병빈사)라 尙德(상덕)이 日夜不解衣(일야불해의)하고 盡誠安慰(진성안위)하되 無以爲養則刲髀肉食之(무이위양즉규비육식지)하고 母發癰(모발옹)에 吮之卽瘉(연지즉유)라 (왕)이 嘉之(가지)하여 賜賚甚厚(사뢰심후)하고 命旌其門(명정기문)하고 立石紀事(입석기사)하니라.

상덕(尙德)은 흉년(年荒)과 열병(疫)을 만나서(値) 부모(父母)가 굶주리고(飢) 병들어(病) 거의(濱) 죽게(死) 된지라. 상덕(尙德)이 낮(日)이나 밤(夜)이나 옷(衣)을 벗지(解) 않고(不) 정성(誠)을 다하여(盡) 편안(安)하도록 위로(慰)하되, 봉양(養)할 것이(以爲) 없은(無) 즉(則) 넓적다리() 살(肉)을 베어() 먹게(食) 하고 어머니(母)가 종기(癰疽)가 나자(發) 그것을(之) 입으로 빨아낸() 즉(卽) 나음(癒)이라. 왕(王)이 이 말을 듣고 가상(嘉)히 여기어 하사하기를(賜賚) 심히(甚) 두텁게(厚)하고, 명(命)하여 그(其) 집에 표창하는 뜻으로 정문(旌門)을 세우게(立) 하고 비석(石)을 세워 이 사실을(事) 기록하게(紀) 하였다.

○ 尙德(상덕) : 신라 때 사람으로 효성이 지극하였다 한다.

○ 値年荒(치년황) : 흉년이 들다. 値는 당할(當) 치. 年은 年事로 농사를 가리킨다. 荒(황)은 ‘흉년들 황’이다.(凶荒, 荒歲)

○ 癘疫(여역) : 전염병이다. 대체로 한 해 흉년 들면 그 이듬해에 전염병이 퍼지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연상하면 이해를 도울 듯하다. 癘는 창병 ‘려(여)’ 疫은 전염병 ‘역’.

○ 濱死(빈사) : 거의 죽게 되다. 濱(빈)은 물가 ‘빈’으로 ‘거의’의 뜻.

○ 無以爲養(무이위양) : ‘以’는 수단격이므로 ‘무엇으로써’의 의미로, ‘無以’는 ‘~하지 못하다’, ‘~ 할 수 없다’ 또는 ‘~할 방법이 없다’로 번역하면 좋다.

○ 刲(규) : 찌를 ‘규’. 찌르다. 베어 가르다.

○ 髀肉(비육) : 넓적다리 살. 髀는 넓적다리 ‘비’.

※ 髀肉之嘆(비육지탄) : 넓적다리에 살이 붙음을 탄식(歎息)한다라는 뜻으로,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것을 한탄한다는 뜻.

○ 食之(사지) : ‘~에게 먹게 하다’의 의미이므로 ‘사’로 읽어야 한다.

○ 癰(옹) : 악창 ‘옹’. 종기

○ 吮之卽癒(전지즉유) : 입으로 빨아 곧 낫게 하였다. 吮은 (입으로)빨 ‘전’. 癒는 병나을 ‘유’.

○ 嘉之(가지) : 가상하게 여기다. 여기서 之는 지시대명사(그것을)로 목적어이다.

○ 賜賚甚厚(사뢰심후) : 물건을 하사하기를 매우 후하게 하였다. 賚는 줄 뢰.

○ 命旌其門(명정기문) 立石紀事(입석기사) : 여기서 旌(정)은 ‘旌閭(정려)하다’의 의미인 술어로, 정려는 忠臣․孝子․烈女 등을 표창하기 위하여 그들이 살던 고을 집 앞에 정문(旌門) 곧 붉은 문[紅門]을 세우는 것이다. 旌은 기(旗) ‘정

[해설] 이 글도 상덕(尙德)의 효성을 통해 어버이를 향한 지극한 정성을 장려하고 있다.

 

[3.1] 都氏家貧至孝(도씨가빈지효)라 賣炭買肉(매탄매육)하여 無闕母饌(무궐모찬)이러라 一日(일일)은 於市(어시)에 晩而忙歸(만이망귀)러니 鳶忽攫肉(연홀확육)이어늘 都悲號至家(도비호지가)하니 鳶旣投肉於庭(연기투육어정)이러라

도씨(都氏)는 집(家)은 가난(貧)해도 효도(孝)는 지극한(至)지라. 숯(炭)을 팔아(賣) 고기(肉)를 사서(買) 어머니(母)의 반찬(饌)에 빠짐(闕)이 없더라(無), 하루(一日)는장에서(於市) 늦게(晩) 바삐(忙) 돌아오더니(歸) 솔개(鳶)가 홀연히(忽) 고기(肉)를 움켜 채 가거늘(攫) 도(都)씨가 슬피(悲) 울며(號) 집(家)에 이르니(至) 솔개(鳶)가 이미(旣) 뜰에(於庭) 고기(肉)를 던져 놓았더라(投).

都氏(도씨) : 조선시대 철종(哲宗) 때 사람이라 한다.

○ 無闕母饌(무궐모찬) : ‘어머니의 반찬을 빠뜨림 없이 갖추는 것’ 또는 ‘어머니의 반찬을 빼놓지 않는 것’(〈물자가 여의치 않지만〉 맨 밥만 공양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闕(궐)은 빠뜨리다의 뜻.

○ 鳶(연) : 솔개.

○ 攫(확) : 움킬 ‘확’. 움키다. 가로채다.

○ 悲號(비호) : 슬피 울부짖음.

 

[3.2] 一日(일일)은 母病(모병)하여 索非時之紅柿(색비시지홍시)어늘 都彷徨柿林(도방황시림)하여 不覺日昏(불각일혼)이러니 有虎屢遮前路(유호루차전로)하며 以示乘意(이시승의)라 都乘至百餘里山村(도승지백여리산촌)하여 訪人家投宿(방인가투숙)이러니 俄而主人(아이주인)이 饋祭飯而有紅柿(궤제반이유홍시)라

하루(一日)는장에서(於市) 늦게(晩) 바삐(忙) 돌아오더니(歸) 솔개(鳶)가 홀연히(忽) 고기(肉)를 움켜 채 가거늘(攫) 도(都)씨가 슬피(悲) 울며(號) 집(家)에 이르니(至) 솔개(鳶)가 이미(旣) 뜰에(於庭) 고기(肉)를 던져 놓았더라(投). 하루(一日)는 어머니(母)가 병이 나서(病) 때(時) 아닌(非) 홍시(紅枾)를 찾거늘(索) 도(都)씨가 감나무(枾) 숲(林)에서 방황(彷徨)하여 낱(日)이 저무는(昏) 것도 깨닫지(覺) 못했더니(不) 호랑이(虎)가 있어(有) 여러 번(屢) 앞길(前路)을 막고(遮) 써(以) 타라(乘)는 뜻(意)을 보이는지라(示). 도(都)씨가 타고(乘) 백 여리(百餘里) 산촌(山村)에 이르러서(至) 인가(人家)를 찾아(訪) 투숙(投宿)하였더니 조금 있다가(俄) 주인(主人)이 제사(祭) 밥(飯)을 차려 주는데(饋) 홍시(紅枾)가 있음이라(有)

有虎(유호) : 는 여기서 해석을 하지 않든가 어떤으로 해석할 만하다.

○ 屢(루) : 여러 ‘루’. 여러. 자주

○ 遮(차) : 가릴 ‘차’. 가리다. 막다.

○ 俄而(아이) : 俄(아)의 訓은 ‘잠시’, ‘갑자기’, ‘기울다’이고 音은 ‘아’인데, 俄而는 ‘조금 후에’의 의미이다.

○ 饋(궤) : 보낼 ‘궤’. (음식을)권하다.

 

[3.3] (도)가 喜問柿之來歷(희문시지내력)하고 且述己意(차술기의)한대 答曰(답왈) 亡父嗜柿(망부기시)라 (고)로 每秋擇柿二百個(매추택시이백개)하여 藏諸窟中而至此五月則完者不過七八(장저굴중이지차오월즉완자불과칠팔)이라가 今得五十個完者(금득오십개완자)리 (고)로 心異之(심이지)러니 是天感君孝(시천감군효)라 하고 遺以二十顆(유이이십과)어늘 都謝出門外(도사출문외)하니 虎尙俟伏(호상사복)이라 乘至家(승지가)하니 曉鷄喔喔(효계악악)이러라 (후)에 母以天命(모이천명)으로 (종)에 都有血淚(도유혈루)러라.

도(都)씨가 기뻐(喜)서 홍시(枾)의 내력(來歷)을 묻고(問) 또(且) 자기(己)의 뜻(意)을 말한대(述) 대답(答)하여 말하기를(曰) "돌아가신 아버지(亡父)가 감(枾)을 즐기시는(嗜) 고(故)로 매양(每) 가을(秋)에 감(枾) 이백개(二百個)를 가려서(擇) 굴(窟) 가운데(中)에(諸) 저장(藏)하여 이(此) 오월(五月)에 이른(至) 즉(則) 온전한 것(完者)이 7, 8(七.八)개에 불과(不過)함이라. 금년(今)에는 쉰 개(五十個)의 온전한 것(完者)을 얻은(得), 연고(故)로 마음(心)에 이상(異) 스럽더니, 이것은(是) 하늘(天)이 그대(君)의 효성(孝)에 감동(感)함이라." 하고 써(以) 스무 개(二十顆)를 주거늘(遺) 도(都)씨가 사례(謝)하고 문밖(門外)에 나오니(出) 호랑이(虎)는 지금까지(尙) 엎드려(伏) 기다림(俟)이라 타고(乘) 집(家)에 이르니(至) 새벽(曉) 닭(鷄)이 울더라(喔喔). 뒤(後)에 어머니(母)가 천명(天命)으로 돌아가시매(終) 도(都)씨는 피눈물(血淚)을 흘림이 있더라(有).

○ 藏諸窟中(장저굴중) : 일반적으로 ‘모두 제’로 쓰고 있는데, 句中에 어조사로 쓰여 ‘之於’(음은 저, 지어의 合音)의 의미를, 구의 끝에 쓰여 ‘之乎’의 의미를 갖는다. 諸(저) : 어조사. ~에. ~에서.

○ 此五月(차오월) : 음력으로 1,2,3月이 봄이고, 4,5,6月이 여름이므로, ‘此五月’의 五月은 ‘한 여름’이다.

○ 顆(과) : 덩이 ‘과’. 數詞로서 ‘덩이’, ‘개’를 뜻한다.

○ 謝(사) : ‘謝禮하다(謝恩하다)’, ‘謝罪하다’, ‘謝絶하다’의 의미가 있는데, 여기서는 ‘謝禮하다’의 의미를 갖는다.

○ 尙(상) : ‘오히려’, ‘숭상하다’의 의미인데, ‘여전히’, ‘아직도’의 의미로 해석하면 좋을 때가 많다.

○ 俟(사) : 기다릴 ‘사’. 기다리다. 대기하다.

○ 喔(악) : 닭이 울 ‘악’. 喔喔은 닭 우는 소리의 의성어이다.

○ 血淚(혈루) : 너무 울어서 눈물이 말라 피가 나오는 것, 피눈물을 말한다.

[해설] 이 글도 도씨(都氏)의 효심을 설화(說話) 형태로 애틋한 효도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엮고 있다.

 

 - 23편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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