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6일(수) 맑음
10:38 수산리에서 하차, 오른쪽부터 하봉, 중봉, 상봉, 저 봉우리들을 넘어야 한다
12:02 오르는 길, 소나무들이 쭉쭉쭉, 위로 옆으로 멋있게 뻗어 있다
12:29 오르는 길, 깎아지른 절벽과 봉우리
13:22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며
13:40 드디어 정상, 1,097m이지만 1,500m 급이다(해발 200m부터 오름)
13:43 정상에서 연봉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운무가 시야를 가린다
14:07 하산길의 소나무 한그루가 너무 웅장하다
14:39 다시 오르막길에서 지나온 정상을 찍다. 뒤에 있는 바위 봉우리의 왼쪽 끝 정도일 것이다.
14:58 하산길을 재촉하며, 대단한 바위 봉우리들을 찰칵
15:30 하산길도 녹녹치 않다, 마애불
15:57 하산길도 녹녹치 않다, 많이 힘들다. 덕주루
오늘은 현충일,오랜 만에 원거리 등산을 감행했다. 3월 초 이후 몇 번이나 가기로 약속을 했거나 마음 먹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루기만 했었다. 사량도 지리산도 가기로 하고 30,000원을 선납했지만 바빠서 취소했다. 그 이후로도 몇번이나 마음 먹었지만 떠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월악산이다. 1,000m 조금 넘는 산이지만 대표적으로 험한 악산이다. 아침 7시, 사당에서 출발했다. 오늘 역시 안전산악회다. 내 옆자리는 여자다. 불편하다. 말 붙이기도 그렇고 벙어리로 보내기도 그렇다. 서이천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10시 10분, 차창에 보이는 웅혼한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저 연봉들을 넘어야 한다니 걱정도 되지만 기대도 된다. 역시 국립공원이라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바위(岩), 물(水), 소나무(松)가 잘 어울리는 풍광이다. 10시 33분, 충주댐으로 가두어진 물들을 지나친다. 물이 많이 빠져 있다. 20여년 전 이 길을 지나간듯한 기분이 든다. 대우 시절, 훈련을 하기 위해 몇차례 왔었다.
10시 38분 수산리 들머리 도착, 저 멀리, 높이 산봉우리가 솟아 있다. 저기를 지나쳐야 하리라., 어떻든 가고 또 가면 넘어갈 수 있겠지. 송아지와 양배추 같은 채소 들판이 평화롭게 보인다. 여유롭다. 평화롭다. 물론 저런 모습의 뒤편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수고가 있었을 것이다. 계속 걷는다. 양배추가 아니다. 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부루쿨리란다. 뽕나무에 오디가 매달려 있다. 사람들이 달라붙어 따 먹는다. 산딸기도 지천에 널려 있다. 또 오른다. 경사가 급하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악산이다. 이제 시작인데, 작년에 처음 화악산을 등산했을 때의 기분이 떠올랐다. 내가 왜 이 고생하는 것인가?
11시 11분, 처음으로 그늘이 나타났다. 서늘하다. 아직 계속 오르는 길이다. 30분 이상 올라왔다. 경사가 상당히 급하다. 벌써 많은 봉우리들이 눈아래 누워 있다.
11시 25분 휴식, 가파르다. 울려고 내가 왔나. 무엇하러 내가 왔나 하는 노래 가사가 절로 생각난다. 숨이 기쁘다. 모두가 가쁘게 숨을 놀아 쉰다. 치악산 이후 ‘악’ 소리가 다시 나왔다.
12시 03분, 해발 770m, 소나무가 좋다. 대단하다. 쭉쭉쭉, 위로, 옆으로 뻗어 있다. 잠깐 평탄길에 이어 계속 오르막 길이다. 첫사다리가 나온다 휴식
하봉을 오르는 길인가? 사다리를 계속 오른다. 사방이 탁트인 절벽이다.무섭다. 사다리 난간을 꼭 붙잡는다. 무섭기는 하지만 너무 멋있는 풍광이다. 마음껏 즐기고 싶지만 시간도 바쁘고 등산,하산하는 사람들에게 길도 내주어야 한다.
12시 30분, 비경,절경, 바위와 소나무, 저 아래 충주댐 강물 위에 걸쳐 있는 다리 모습이 한가롭고 정겹다. 소나무들이 제식훈련을 받고 있다. 사열을 하고 있다. 최고의 조경 전문가들도 저렇게 멋있게는 못할 것이다. 15분 간의 휴식, 빵과 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어제 늦게 귀가했기 때문에 간식 준비를 못했다.
13시 내리막 길이다. 한참을 내려간다. 어떻게 올라온 길인데 아깝다. 아마 중봉을 지나 영봉을 향한 길인가 보다.
13시 40분 영봉 도착, 정상 아래의 철계단을 젖 먹던 힘까지 쓰면서 힘들게 올라간다. 10분 머무른 후 하산
하산길 역시 만만치 않다. 2시 25분, 휴식을 취하다. 저 높이 바위 덩어리 영봉이 보인다. 다시 내려간다. 아무런 생각 없이 한없이 내려간다. 계단도 많고 돌도 많다.덕주사도 지나고 마애불도 지난다. 중간에 어디선가 해발 200M라는 팻말이 보인다. 800M를 올라갔다가 내려온 셈이다. 16시 10분 야영장 도착하여 밥을 먹고 부랴부랴 승차하여 5시 조금 지나 출발, 7시 30분 경 사당동 도착, 드물게 빨리 서울에 도착했다.
-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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