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5일(월) 맑음
*익근리-승천사-명지폭포-갈림길-명지산-명지2봉-명지3봉-아재비고개(1차하산)-연인산-장수봉-소망능선-무지개다리-백둔리 *약 6시간30분산행 / 실제로 7시간 30분 소요
명지폭포
명지산 정상
명지산 정상에서 주변을 둘러 보니...
명지제2봉에서 명지1봉을 보고
명지2봉(1,259m)
명지2봉에서 명지 1봉을 찍다
힘들게 힘들게 올라갔다. 정상 도착시간 오후 3시 30분, 바지가 엉덩이에 걸려 있다.
새벽 길을 나섰다. 실로 거의 1년 만이다. 작년 11월, 오서산 이후 원거리 산행은 처음이다. 잠실역에서 신세계관광버스를 타고 가평 명지산으로 향했다. 41인승 버스가 가득 찼다. 어제 속리산 가는 히트 산악회에 전화했을 때는 사람이 적어서 취소했다는데 다솜 산악회는 만원이다. 아마 화악산+1, 그리고 명지산+연인산이라는 패키지가 사람들을 끌어 들였을 것이다. 총무 및 가이드를 빼도 35명은 신청한 사람들이다. 1인당 30,000원, 어떻든 총수입은 1,000,000원 천호동을 지나 버스는 잘 달린다. 김밥을 주는 줄 알았는데 설기떡을 준다. 청평을 지나 휴게소에 들렸다. 여기서도 김밥을 팔지 않는다. 점심이 걱정이다.
명지산 입구에 도착한 것은 9시 20분, 명지산을 택한 사람이 25명 정도, 나머지는 화악산이다. 나는 이미 몇 년 전에 화악산을 다녀왔기 때문에 명지산을 택했다.더구나 연인산까지 하루에 갔다 올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도착하자 마자 산행이 시작되었다. 오늘 산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무척 속도가 빠르다. 오늘 꼴찌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뚜벅뚜벅 걸었다.
날씨가 무척 덥다. 다녀 온 후에 신문과 방송을 통해 확인 것이지만 30년래 최고 온도의 추석 날씨였단다. 그래서 그런지 등산을 시작하다 마자 손수건이 땀수건이 되고, 곧 물수건이 되었다. 사람들은 저 앞에 사라지고 없다. 오늘은 완전히 다람쥐들만 온 것 같다.
10시에 명지 폭포에 도착, 길에서 60m 아래지만 내려가 보기로 했다. 시원한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이루었다. 여기서 25분 정도 소요했다. 그러다 보니 꼴찌다. 계속 오르막 길이다. 중간에 약간 길을 잘못 찾아 고생도 했다. 그 옛날 화악산 오르던 생각이 떠 올랐다. 그 때도 처음 오르는 길이 계속 오르막이었다. 내가 왜 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5분 오르고 5분 쉬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래도 오늘은 힘이 들어도 쉬지 않고 계속 오른다. 쉬어도 잠깐 1~2분이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뒤떨어질 것 같았다. 천천히 오르더라도 쉬는 시간을 적게 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걷고 또 걸었다.
11시 30분에 능선 정상에 도착했다. 명지산 정상까지는 1km 표지판이 보인다. 능선길 따라 계속 걷는다. 길 옆에 금강 초롱이 널려 있다. 이름 모를 야생화도 피어 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발걸음을 재촉했다. 0.4km 표지판이 보였다. 그런데 400m가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가?
12시에 명지산 정상에 도착. 올라 오면서 식수를 많이 먹었다. 3통을 가져 왔는데 절반을 먹었다. 갈길이 많이 남았는데 걱정이다. 정상에서 15분간 휴식, 남았던 떡 조각을 다 먹었다. 옆에 있는 5인 정도의 등산 그룹이 합석하자고 권한다. 술기운이 약간 있는 음료수도 권한다. 고맙다고 하고 재빨리 하산을 시작했다. 12시 15분에 하산 시작. 12시 55분에 명지 제2봉에 도착, 달려 온 길을 되돌아 보았다.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 한장을 찍었다.
명지 2봉에서 15분간 휴식 후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명지 3봉은 표지판도 없다. 여기서 잠시 길을 잘못 들어섰다. 3봉에서 쉬던 사람들도 말리지 않았다. 나쁜 놈들. 내려가는 길에 잠시 쉬면서 가지고 갔던 방울 도마도를 먹었다. 가지고 간 것을 전부 먹었다. 갈증이 심했다. 아무도 내려오지를 않는다. 이상해서 내려 온 길을 다시 올라갔다. 길을 다시 잡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잡초길이 무성했다. 잡초의 키 높이도 높아 내 키를 넘는다. 반팔이 긁힌다. 가지고 간 긴팔 상의를 꺼네 입었다. 그렇게 또 하염없이 내려 갔다. 내려가는 길에 약간 뚱보 젊은이를 만났다. 사진을 찍어 달란다. 그런데 온각 폼을 잡으면서 찍어 달란다. 나는 온 몸이 피곤한 상태인데 짜증이 났다. 그리고 이 사람은 가는 길에 몇번이나 더 사진 띡기를 요청했다. 그래서 아예 먼저 보내고 나는 천천히 갔다.
2시 10분 아재비 고개 도착.
2시 10분 아재비 고개에 도착. 바로 집결지로 가는 내리막길이 있었지만 연인산을 택했다. 언제 또 오겠는가? 그리고 그 동안 몇 번 연인산을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오지 못했다. 다시 오름 길이 시작되었다.처음은 완만했는데 점점 가파르게 오른다. 3시경이 되니 체력이 거의 고갈된 듯 오르기가 쉽지 않다. 겨우겨우 한걸음씩 발걸음을 옮긴다. 물도 거의 남지 않았다. 힘들게 힘들게 오른다. 걷다 보면 정상에 오를 것이란 믿음 하나로 버틴다. 혹시 더위를 먹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3시 30분 연인산 정상에 도착, 아까 사진을 부탁했던 젊은이가 아직 있다. 이번에는 내가 사진을 부탁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또 사진을 부탁한다. 어이 없었다. 먼저 보낸 후 (나는 잠시 더 머문 후) 다시 하산 길을 재촉했다. 도토리가 톡 토그르르 하면서 굴러 떨어진다. 여기저기서 소리가 들린다. 계속해서 하산길이다. 오르는 길은 거의 없다. 때로는 경사가 아주 급하다. 소망능선길을 따라 내려갔다. 백둔초등학교 폐교터까지 가야 한다. 갈증이 엄습해 왔다. 이제 참는 수 밖에 없다. 중간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물이 있는지 묻는다. 모두가 갈증이 났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꼴찌가 아니다. 어느 때처럼 선두는 아니지만 중간 약간 뒤일 것이다.
소망능선길 거의 마지막에서 왼쪽 길 대신 오른쪽 길을 택했다. 물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판단은 맞았지만 약간 길을 돌았다. 물이 있는 개울에서 마구 물을 마셔댔다.
5시 05분 드디어 백둔초교 자리에 도착했다. 도착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이지만 오늘 주관하는 산악회는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가 부실하다. 도착 지점도 더 올라 와 있어야 했다. 집결지가 하산 지점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또한 산에서 안내 표지판도 부실했다. 나도 2번 정도 길을 잘못 들어섰고 몇 번이나 갈림길에서 망설였다. 그리고 도착 후의 식사도 그랬다. 비빔밥을 제공했으면 국거리라도 조금은 준비해야 되는 것 아닌가? 물하고 먹으라니 팍팍한 비빔밥을 넘겨야 했다. 그렇다면 전에 다녔던 안전산악회가 너무 잘해 주었던 것일까?
6시 10분 버스 출발하여 잠실역에서 전철로 집에 도착하니 8시 30분경이 된 것 같다. 도착하여 이용섭 교수에게 며칠 전 문의가 왔던 에베레스트 건에 대한 답신을 보내고 저녁을 먹고 바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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