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동네글방(火金通信)

입조심, 말조심(口不言人之過)

efootprint 2020. 3. 27. 13:45

 

오늘(3.27) 본문 중에 口不言人之過(구불언인지과)가 있습니다.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어느 병원 게시판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 개(犬)에 물린 사람은 반나절 만에 치료받고 돌아갔고

 - 뱀(蛇)에 물린 사람은 3일 만에 치료를 끝내고 갔습니다.

 - 그런데 말(言)에 상처받은 사람은 아직도 입원 중에 있습니다. 

 

상대에게 화가 난다거나 무심코 던진 말이 그(녀)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고 치명적인가를 실감나게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입조심,말조심에 관한 사자성어 몇가지를 모아 봤습니다.  

 

 

 

 

 

구화지문 [口禍之門]

 

   口 : 입 구     : 재앙 화     : 의 지     : 문 문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재앙이 입으로부터 나오고 입으로부터 들어간다 하여 옛부터 성현의 가르침에는 입을 조심하라는 글이 많습니.
전당서(全唐書)》〈설시(舌詩)〉편에 다음과 같은 풍도(馮道)의 글이 실려 있다네요.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처신하는 곳마다 몸이 편하다[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牢(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 폐구심장설 안신처처뢰)]”이라 하였으니 '구화지문'은 여기서 나온 말입니.

 

 


다언삭궁 [多言數窮]

 

   多 : 많을 다     : 말씀 언     : 자주 삭     : 다할 궁

도덕경(道德經)》 5장에 다언삭궁 불여수중 [多言數窮 不如守中]“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다언(多言)은 말이 많다는 뜻이고, 삭궁(數窮)은 자주()  막힌다()는 뜻이지요. 즉 말이 많으면 자주 궁지에 몰리니 가슴에 담아 두고 있음만 못하다는 뜻입니. 노자는 제23장에서 "말을 적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希言自然]"고 한 것을 비롯하여 도덕경의 여러 장에 걸쳐 ‘말이 많은 것(多言)’을 경계하였습니다.

 

 

 

참고로 한자 셈 수, ‘자주 삭,  촘촘할 촉3가지로 읽히는 다음자(多音字)입니다.

 

  - 數學(수학), 數値(수치), 多數(다수), 算數(산수), 件數(건수)

 

  - 數尿(삭뇨), 煩數(번삭), 疏數(소삭=드묾과 잦음)

 

  - 數罟(촉고=눈을 썩 잘게 떠서 촘촘하게 만든 그물)

 

사불급설 [駟不及舌]

   駟 : 네 마리 말 사     不 : 아닐 불/     及 : 미칠 급     舌 :  혀 설

네 마리 말이 끄는 빠른 수레도 사람의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소문(所聞)은 빨리 퍼지므로 말조심하라는 뜻입니다.

『논어(論語)』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말이며, ()나라 대부 극자성(棘子成)과 언변과 이재(理財)에 뛰어난 자공(子貢)과의 대화에서 유래합니다. 극자성이 자공에게 "군자는 그 바탕만 세우면 그만이지 무슨 까닭으로 꾸밈이 필요한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자공이 "안타깝습니다. 당신의 말은 군자답지만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 질()과 같고 질()이 문()과 같으면, 그것은 마치 호랑이 가죽과 표범 가죽을 개 가죽이나 양 가죽과 같다고 보는 이치와 같지요"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자공이 말한 사불급설(駟不及舌)은 극자성이 실언한 것이니 말을 조심해서 하라는 뜻입니다.


 

삼사일언[三思一言]

   三: 석 삼     :생각 사     : 한 일     : 말씀 언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한다는 뜻으로, 말을 할 때는 신중히 생각한 후에 해야 함을 이르는 말. 잊을만 하면 막말을 내뱉는 유명인(?)들뿐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적인 언어 습관에 대한 경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공자가 제자들을 훈계하는 말로 삼사일언, 삼사일행, 선행후언(三思一言,  三思一行, 先行後言) 이라는 문구가 이어져 나온다고 하는데 출전(出典)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논어 위정(爲政) 편에 子貢問君子(자공문군자), 子曰, 先行其言而後從之(자왈, 선행기언이후종지)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자공이 군자에 관하여 물었다. 이에 공자께서 먼저 실행하라. 말은 실행한후 그 행동을 따르게 하라.”고 하셨다라고 풀 수 있겠네요. 

 

삼함기구 [三緘其口]

   : 석 삼     : 봉할 함    ::그 기     : 입 구

그대로 직역하면 입을 세 번 봉하다라고 풀 수 있는데 말조심을 하라는 것이며, 입을 다문다는 함구(緘口)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말의 유래를 보면, 공자가 주()나라의 태묘(太廟)를 방문했을 때 쇠로 만들어진  사람 모양의 동상(銅像)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동상은 입이 세 겹으로 봉인(封印)되어 있었고 등에는 이러한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古之愼言人也   戒之哉 ,戒之哉 !  無多言 多言多敗!)

"이 사람은 옛날 가장 말을 조심했던 사람이다. 조심하고 조심할지어다,

말을 많이 하지 말라말이 많아 질수록 낭패가 많아질 것이니라!! (출전: 孔子家語)

신언(愼言)에 대한 특별한 각성에 영향을 받은 공자는 훗날에  말조심을 당부하는 언행을 많이 남기게 됩니다.


실언실인 [ 失言失人 ]

   失 : 잃을 실     : 말씀 언     : 잃을 실     : 사람 인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오며,  헛된 말로 말을 잃어버리고, 터놓고 말을 하지 않아 사람을 잃는다는 뜻입니다.

가여언이불여지언 실인(可與言而不與之言失人)

 -> 함께 말할 만한데 함께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아까운 사람을 놓치게 되고
불가여언이여지언 실언(不可與言而與之言失言)

 -> 함께 말할 만하지 못한데 함께 말을 하면 그것은 말을 잃는 것이다.
지자불실인 역불실언(知者不失人 亦不失言)

 ->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 말을 잃지도 않는다.
이 말은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음으로써 아까운 사람을 놓치게 되고,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경우에 잘못 말하면 헛소리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화생어구 [禍生於口]

 

   禍 ; 재앙  화,   ; 날  생,   ; 어조사  어,   ; 입  구.

 

 

 

'재앙은 입에서 부터 생겨난다'는 것으로 성어(成語)는 조선 후기 학자이자 문신인  성대중(成大中, 1732~1809)의 문집에 실려 있다고 합니다. 그의 잡록집 '靑城雜記(청성잡기)'의 質言(질언) 부분에 나온다고 하네.

 

 

 

禍生於口 憂生於眼 病生於心 垢生於面

 

(화생어구 우생어안 병생어심 구생어면)

 

'화는 입에서 생기고, 근심은 눈에서 생기고, 병은 마음에서 생기고, 허물은 체면에서 생긴다.

 

위의 것 외에도 가롱성진(假弄成眞), 설참신도(舌斬身刀), 설망어검(舌芒於劍) 언비천리(言飛千里), 적훼소골(積毁銷骨), 치아위화(齒牙爲禍) 등의 사자성어도 있습니다. 입과 말에 대해 경계(警戒)하고 있는 한자성어(漢字成語)나 기타의 속담 격언들을 찾아보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pwd1798/220191566324

 

어떤 사람의 인품(人品)이란 그 사람의 입(口)에서 나온 말이 쌓인(口+口+口=品)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 간에 갈등은 필연적이고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만 갈등을 어떠한 말로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의 길이 달라지게 됩니다. 행복한 언어 생활을 위해 이해인 시인이 전하는 차림표를 아래에 소개합니다. (끝)  

 

 

 

 

 

 

 

->(2022.7.22)

오이코스 말씀묵상 - 2022년 7월 22일(금)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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