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歌

우리 옛 시(聯詩調)

efootprint 2021. 2. 4. 10:46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 

<출처: http://www.ionyang.com/default/index_view_img.php?img=108121>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탁료계변에 금린어 안주로다
이 몸이 한가로옴도 역군은이샷다

강호에 여름이 드는 초당에 일이 없다
유신한 강파는 보내느니 바람이라
이 몸이 서늘하옴도 역군은이샷다

강호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있다
소정에 그물 실어 흘리띄워 던져두고
이 몸이 소일하옴도 역군은이샷다.

강호에 겨울이 드니 눈 깊이 자히 남다
삿갓 빗기 쓰고 누역으로 옷을 삼아
이 몸이 춥지 아니하옴도 역군은이샷다

 

강호에 봄이 찾아드니 참을 수 없는 흥취가 저절로 나는구나/ 막걸리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서 잡은 싱싱한 물고기(쏘가리)가 안주로 좋구나./ 이 몸이 이렇게 한가롭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이시도다.

강호에 여름이 찾아드니 별채에서 할 일이 없다 / 더위를 잊게 해 주는 듯 미덥게 느껴지는 강물결은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는구나. / 이 몸이 이렇게 서늘하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로구나.

강호에 가을이 찾아드니 물고기마다 살이 쪄 있다 /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 물결 흐르는 대로 띄워 던져두고 / 이 몸이 세월을 재미있게(고기잡이) 보낼 수 있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이시다.

강호에 겨울이 찾아드니 눈 깊이가 한 자가 넘는구나/ 삿갓을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로 옷을 삼아 입으니/ 이 몸이 춥지 않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혜이시다.

 

- 맹사성(지식백과): terms.naver.com/entry.nhn?docId=545652&cid=46622&categoryId=46622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황산십이곡(陶山十二曲)

[전6곡]

<1>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렇다 어떠하리

하믈며 천석고황(泉石膏황)을 고쳐 무슴 하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시골에 파묻혀 있는 어리석은 사람이 이렇다고(공명이나 시비를 떠나 살아가는 생활) 어떠하랴?

더구나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 고질병처럼 된 버릇을 고쳐서 무엇하랴?

 

<2>

연하(煙霞)에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병(病)으로 늘거나뇌

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업고쟈.

-연기나 놀의 멋진 자연 풍치로 집을 삼고,

맑은 바람 밝은 달을 벗으로 삼아,

어진 임금을 만난 좋은 시대에 (하는 일 없이 그저) 노병(老病)으로만 늙어가는구나.

 

<3>

순풍(淳風)이 죽다하니 진실(眞實)로 거즈마리

인성(人性)이 어지다 하니 진실(眞實)로 올한 말이

천하(天下)에 허다 영재(許多英才)를 소겨 말솜할가.

-예로부터 전해오는 순박한 풍속이 다 사라져 없어졌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거짓말이로다.

인간의 성품이 본래부터 어질다고 하는 말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내려오는 순박한 풍속이 다 없어졌다는 말로써) 이 세상의 많은 슬기로운 사람들을 어찌 속일 수가 있겠느냐.

 

<4>

유란(幽蘭)이 재곡(在谷)하니 자연(自然)이 듯이 됴희

백설(白雪)이 재산(在山)하니 자연(自然)이 보디 됴해

이 듕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옥 닛디 몯하얘

-그윽한 난초가 깊은 골짜기에 피었으니 대자연의 속삭임을 듣는 듯 매우 좋구나.

흰 구름이 산마루에 걸려 있으니 자연히 보기 좋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우리 임금님을 더욱 잊을 수가 없구나.

 

<5>

산전(山前)에 유대(有臺)고 대하(臺下)애 유수(有水)ㅣ로다.

때 만한 갈매기는 오명가명 하거든

어디다 교교 백구(皎皎白鷗)는 멀리 모습 하는고

-산 앞에는 대(낚시터)가 있고, 대 밑으로는 물이 흐르는구나.

갈매기들은 무리를 지어 오락가락 하는데,

어찌하여 저 귀하고 좋은 흰 망아지[賢者]는 멀리 뛰어갈 생각을 하는 것일까?(아마도 그 망아지는 큰 뜻을 품었나보다.)

 

<6>

춘풍(春風)에 화만산(花萬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萬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믈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늬 그지 이슬고.

-봄바람에 꽃은 산에 가득 피어 있고, 가을밤에는 달빛이 누대에 가득하니,춘하추동 사계절이 각기 지닌 멋은 사람의 흥겨워함과도 같구나. 더구나 고기는 물에서 뛰놀고, 소리개는 하늘을 날으니 흘러가는 구름은 그림을 남기고, 밝은 햇빛은 온 누리를 비추는 저 대자연의 아름다운 조화에 어찌 한도가 있을 수 있겠는가.

 

[후6곡]

<7>

천운대(天雲臺) 도라드러 완락재 소쇄(瀟灑)한뒤

만권 생애(萬卷生涯)로 낙사(樂事)이 무궁(無窮)하여라.

이 중에 왕래 풍류(往來風流)를 닐어 모습 하고

-천운대를 돌아서 들어가니, 완락재가 아담하고 깨끗이 서 있는데,

거기서 수많은 책을 벗삼아 한평생을 보내는 즐거움이란 무궁무진하구나.

이렇게 지내면서 때때로 바깥을 거니는 재미를 새삼 말해서 무엇하랴?

 

<8>

뇌정(雷霆)이 파산(破山)하여도 농자(聾者)는 못 듣느니

백일(白日)일 중천(中天)하여도 고자(고者)는 못 보느니

우리는 이목 총명 남자(耳目聰明男子)로 농고같이 마로리

-우레 소리가 산을 무너뜨리도록 심하더라도 귀머거리는 듣지를 못하며,

밝은 해가 떠서 대낮같이 되어도 소경은 보지를 못하는 것이니,

우리는 귀와 눈이 밝은 남자가 되어서, 귀머거리나 소경이 되지는 않아야 하리라.

 

<9>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뵈도 가던 길 살펴 잇내

가던 길 살펴 잇거든 아니 가고 엇덜고

-옛 성현도 나를 보지 못하고, 나 역시 옛 성현을 뵙지 못했네.

옛 성현을 보지 못했지만 그 분들이 행했던 가르침이 앞에 있구나.

그 행하신 길이 앞에 있는데 아니 행하고 어찌할 것인가?

 

<10>

당시(當時)에 가던 길을 몃회를 보려 두고

어디 가 다니다가 이제야 도라온고?

이제야 도라오나니 너의 모습 마로리.

-예전에 걷던 길을 몇 년이나 내버려두고,

어디로 가서 돌아다니다가 이제야 (예전에 걷던 그 길로) 돌아왔는가?

이제나마 돌아왔으니 이제는 딴 곳에 마음 두지 않으리라.

 

<11>

청산(靑山)은 엇찌하야 만고(萬古)애 프르르며,

유수(流水)  엇찌하야 주야(晝夜)에 긋디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호리라.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르며

흐르는 물은 또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가.

우리도 저 물같이 그치는 일 없이 저 산같이 언제나 푸르게 살리라.

 

<12>

우부(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도 못다 하시니 지 아니 어려온가?

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늙는주를 몰래라.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道를 알려고 하는 것이니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닌가?

또 만세에 스승이 될 만한 성인도 다 하지는 못하는 법이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쉽든 어렵든 간에 학문을 닦는 생활 속에 늙어 가는 줄 모르겠구나.

 

- 陶山十二曲(지식백과) ; terms.naver.com/entry.nhn?docId=336108&cid=41708&categoryId=44531

도산서원(陶山書院)과 서원에서 바라본 앞쪽 試士壇(시사단)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이이

율곡 이이가 황해도 해주 고산면에 있는 석담구곡(石潭九曲)의 경치를 읊은 ‘고산구곡가’를 그림으로 옮긴 ‘고산구곡도’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고산의 아홉 굽이 도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모르더니

풀을 베고 터를 잡아 집을 짓고 사니 벗님네 모두들 찾아오는구나.

아, 무이산에서 후학을 가르친 주자를 생각하고 주자를 배우리라.

 

첫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관암에 해가 비친다.

잡초가 우거진 들판에 안개가 걷히니 원근의 경치가 그림같이 아름답구나.

소나무 사이에 술통을 놓고 벗이 찾아온 것처럼 바라보노라.

 

두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꽃핀 바위에 봄이 늦었구나

푸른 물에 꽃을 띄워 멀리 들판 밖으로 보내노라

사람들이 이 경치 좋은 곳을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세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푸른 병풍 같은 절벽에 녹음이 짙게 퍼졌다

푸른 나무 사이로 봄새는 아래 위에서 지저귀는데

키 작고 가로 퍼진 소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니 여름 풍경이 아니구나

 

네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소나무 절벽 위로 해가 넘어가는 구나

깊은 물 가운데의 바위 그림자에는 온갖 빛이 잠겨 있구나

세상을 벗어난 선비가 숨어 사는 곳은 깊을수록 좋으니, 흥겨워 하노라.

 

다섯 번째로 경치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굽이 지고 눈에 띄지 않는 병 같은 절벽이 보기도 좋구나

물가에 세워진 배우고 가르침을 위한 집은 맑고 깨끗하여 좋구나

여기서 글도 가르칠 뿐만아니라 시도 지어 읊으면서 흥겹게 지내리라.

 

여섯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이 어디인가, 낚시질하기 좋은 좁은 골짜기에는 물이 많이 고여 있다

이 골짜기에 나와서 고기와 내가 누가 더욱 즐길 수 있으랴.

해가 저물거든 낚싯대를 메고 달빛을 받으며 돌아가리라.

 

일곱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곳이 어디인가, 단풍으로 덮인 바위에 가을빛이 짙구나

깨끗한 서리가 엷게 덮이니 절벽이 수놓은 비단 같구나

바람맞이에 있는 맨 바위에 혼자 앉아 집에 돌아갈 일도 잊었구나.

 

여덟 번째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악기를 연주하는 시냇가에 달이 밝구나.

아주 좋은 거문고로 몇 곡을 연주하면서

옛 곡조를 알 사람이 없으니 혼자 즐기고 있노라.

 

아홉 번째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문산에 한 해가 저물도다.

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혔구나.

사람들은 와 보지도 않고 볼 것이 없다고 하더라.

 

- 고산구곡가(Daum 백과): 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03647

 

오우가(五友歌)/ 윤선도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東山)에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 빛이 깨끗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많구나

좋고도 그칠 때 없기는 뿐인가 하노라.

 

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않을 손 바위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피고, 추우면 지거늘

아 너는 어찌하여 눈서리를 모르느냐

구천(九泉)의 뿌리 곧은 줄을 그것으로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리 사시(四時)에 푸르니 를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에 밝은 빛이 만한 이 또 있겠느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보길도 세연정>

- 윤선도(지식백과): terms.naver.com/entry.nhn?docId=689760&cid=60533&categoryId=60533

 

매화사(梅花詞)/ 안민영

<광양 매화마을>

1.
매영(梅影)이 부드친 창(窓)예 옥인금차(玉人金차)비겨신져
이삼백발옹(二三白髮翁)은 거문고와 노래로다
이윽고 잔(盞)드러 권(權)하랄 제 달이 또한 오르더라

매화 그림자 비친 창에 가야금을 타는 미인이 비스듬히 앉아 있는데

두어 명의 노인은 거문고 뜯으며 노래하도다.

이윽고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할 때 달이 또한 솟아오르도다.


2.
어리고 셩근 가지(柯枝)* 너를 밋지 아녀ㅅ더니
*매화(梅花)눈 기약(期約)능(能)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촉(燭) 잡고 갓가이 사랑헐 졔 암향(暗香)좃차 부동(浮動)터라

연약하고 엉성한 가지이기에 어찌 꽃을 피울까 하고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올 때 피겠다고 하던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가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완상(玩賞)할 때 그윽한 향기는 방안을 떠도는구나.


3.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香氣) 노아 황혼월(黃昏月)을 기약(期約)하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피어난 매화! 너로구나.

그윽한 향기를 풍기며 저녁달을 기다리니

아마도 맑은 운치와 높은 절개를 지닌 것은 오직 너뿐인가 하노라


4.
눈으로 기약(期約)터니 네 과연(果然)퓌엿고나
황혼(黃昏)에 달이 오니 그림자도 성긔거다
청향(淸香)이 잔(盞)에 떳스니 취(醉)코 놀녀 허노라

눈올 때쯤 피우겠다더니 너 과연 피었구나.

황혼에 달이 뜨니 그림자도 듬성하구나.

매화, 너의 맑은 향이 술잔에 어리었으니 취해 놀고자 하노라.


5.
황혼의 돗는 달이 너와 긔약(期約) 두엇더냐
합리(閤裏)에 자든 꼿치 향긔(香氣) 노아 맛는고야
내 엇디 매월(梅月)이 벗되는 줄 몰낫던고 하노라

황혼에 뜬 달은 미리 너와 만날 기약을 하였더냐?

화분 속에 잠든 꽃이 향기를 풍기며 맞이하는구나

내 어찌 달과 매화가 벗인 줄 몰랐던고 하노라.


6.
바람이 눈을 모라 산창(山窓)에 부딎치니
챤 기운(氣運) 새여드러 쟈는 매화(梅花)를 침노(侵擄)허니
아무리 어루려허인들 봄 뜻이야 아슬소냐

바람이 눈을 몰아 창문에 부딪치니

찬 기운이 방으로 새어 들어와 잠들어 있는 매화를 건드린다.

아무리 얼게 하려 한들 매화의 봄뜻(새봄이 찾아왔음을 알리겠다는 의지)을 빼앗을 수가 있을 것인가



7.
져 건너 나부산(羅浮山) 눈 속에 검어 웃뚝 울통불통 광매등걸아
네 무삼 힘으로 가지(柯枝) 돗쳐 곳조차 져리 퓌엿는다
아모리 석은 배 반(半)만 남앗실만졍 봄 뜻즐 어이 하리오

저 건너 나부산 눈 속에 거무튀튀 울퉁불퉁 광대등걸아

너는 무슨 힘으로 가지를 돋쳐서 꽃조차 피웠는가

아무리 썩은 배가 반만 남았을망정 봄기운을 어쩌하리오.


8.
동각(東閣)에 숨은 꼿치 척촉 인가 두견화(杜鵑花)인가
건곤(乾坤)이 눈이여늘 제 엇디 감(敢)히 퓌리알괘라
백설양춘(白雪陽春)은 매화(梅花)밧게 뉘 이시라

동쪽 누각에 숨은 꽃이 철쭉꽃인가 진달래꽃인가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있는데 제 어찌 감히 필 것인가

알겠구나, 백설 속에서도 봄인 양하는 것은 매화밖에 또 누가 있으랴.

 

- 매화사, 안민영(학습백과) : koc.chunjae.co.kr/Dic/dicDetail.do?idx=21397

출처: http://nomadview.co.kr/kwa-70566-30?pc=p - 산청 단속사지 정당매/ 1998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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