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2. 4.28 장소 : 81 처인공원 등나무에서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에는 여름, 그늘 쉼터, 시멘트 벤치, 호박벌 그리고 나중에 배워서 안 것으로 갈등(葛藤)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동무들과 여름날 뙤약볕 아래서 뛰놀다가 등나무 아래를 모여들면 그늘이 좋아서 더위를 식히기에 안성맞춤이었지요. 대체로 등나무 밑에는 시멘트 재질의 벤치도 놓여 있었구요, 가끔은 궁둥이가 시커멓고 커다란 호박벌들이 윙윙거려 무섭기는 했지만요. 벌보다 더 두려웠던 것은 수세미라고 불리는 등나무 열매. 아이들과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로 장난치다 잘못 맞다보면 그 아픔이 대단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조금 더 성장해서 등나무를 다시 알게 된 것은 갈등(葛藤)이라는 단어를 알면서였지요. 한자로 葛(갈)은 칡이고, 藤(등)은 ..